『후크선장의 부하들에게......』
내 나이 스물 아홉,
내 직업 고등학교 교사
나는,
소풍 가는 날에는 새 옷을 입어야 한다는 신조아래 쇼핑을 하고,
어머니께 전화하여 김밥싸는 비법을 전수받아 장을 보고,
새로 산 가방을 채우기 위하여 과자와 음료수를 한 아름 사들고 온다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한 번도 그렇게 불러본 적 없이 언제나 엄마, 아빠이고,
친구들과 바둑알을 나누어 고스톱을 치며 '나이먹기' 놀이를 하고,
밤이 깊어가면 맥주 한 병씩을 손에 들고 '부루마블'을 한다
내가,
가장 감명깊게 읽은 만화책은 '닥터슬럼프'
가장 감명깊게 읽은 소설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는 '스타워즈'
가장 감명깊게 본 에니메이션은 '미래소년 코난'
가장 감명깊게 들었던 노래는 '태권브이 주제가'
이런 나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으이구, 아직 철이 덜 들었네" 한다
하지만 세상에서 유일한 한 사람
내 아내는 이런 나를 '피터팬'이라 부른다
오늘도 난 내 아내와 하는,
설겆이 당번을 정하는
'가위 바위 보'에 목숨을 건다
- 이제 어른이 되어 후크선장의 부하들이 될, 수 많은 나의 제자, 그 피터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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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후크선장의 부하들에게......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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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22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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