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주 낭송가의 낭독입니다.
꽃씨 사설
코로나 봄날,
팔공산 기슭에 둥지 튼 시인이
은밀히 전한 봉투 하나
할미꽃씨,
곁눈질로 탐냈던 그 댁 꽃식구가
보얗게 머리 센 채로
꽃을 버리고
몸마저 버리고
봉투 속에 가볍게 누웠다.
이분들을 어디로 모시나,
땅도 한 평 같이 주시지.
답답한 화분에 가둘 수 없는 분들
몇 날을 헤매다 볕 바른 언덕을 만났다.
따뜻한 뼛가루 바다에 뿌리듯,
안개비 무성한 날을 받아
고이 모셔다가 날려드렸다.
산 전체가 봉안탑이 되던 날
고개 드시고
허리 펴시고
다리도 뻗으소서.
따뜻한 아랫목 차지하시고
기지개도 켜시고
하품도 마음대로 하소서.
호미도
걸레도
모두 놓으시고
중천에 해 뜰 때까지
늦잠도 주무시옵소서.
꽃이었던 어머니
별이었던 할머니
세세만년
봄마다 오시어
온 산에
당신의 꿈 수 놓으소서.
정미화님의 낭송입니다.
바다의 입술
동동 입술이 뜬다
파도 속 거품만큼 많은 입술
입술마다 가득 말을 물고 있다
우르르 달려와서
자르르 쏟아 놓는 말
푸푸 거품을 물고 있다
현해탄에 쏟아버린 불타는 청춘
이루지 못한 사랑의 노랫말
마산 앞바다
최루탄이 박힌 청년의 눈
퉁퉁 불어 떠오른 그 부르짖음
그해 사월 남쪽 바다
차가운 해류에 떠내려간
피다 만 진달래들의 울부짖음
시대를 삼키고
역사를 삼킨 입술들
오늘도
와르르 파도로 일어섰다
스르르 거품으로 사라지고 있다
초대시인 손영숙시인님과, 손진은 교수님의 대담입니다.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카페 게시글
시낭송회/시산행/모임
동영상
제 281회 詩하늘 시낭송회 ( 초대시인 손영숙) 동영상2
이 수진
추천 0
조회 46
24.04.30 21:37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