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상 사는 일 답답한 일만 가득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쾌활한 일들 또한 있지 않던가.
아침 9시 30분 무렵 [부밍런]님의 전화가 왔다.
일종의 프로젝트의 첫 워밍업이었다.
자유게시판의 오픈된 “캠핑방”을 개최하려는 것이었다.
[호태]와 [채스]는 실시간으로 알려주었다.
주말농장 분위기의 넓은 텃밭이 있고, 산자락 여기저기에
달래, 쑥, 돋나물, 드릅밭이 있기도 하였다.
법원읍이라는 옛 마을을 살펴보니, 왜정시대 가옥들도 보였다.
의외로 마을이 넓고 길게 집들이 이어져, 한 때는
호시절도 있지 않았을까 짐작이 되었다.
의정부에서 캠핑방까지 소요시간은 45분 내외
[호태]가 부천에서 출발하면, 김포다리만 건너면 30분 내외.
텃밭도 자유게시판 식구들이 몽땅 참석한다면, 좀 부족하겠지만
20년째 밭작물을 일구었던 텃밭이라, 농사일은 어렵지 않으리라.
들어가는 초입에 적목련이 화사하게 반겨주었고, 그 곁에 백목련도 있었다.
산벚꽃은 지금 한창 때라 여기저기 고운 색채로 나그네를 반겨주었다.
지금 당장 벗님들이 방문한다 하여도, 즉석에서 마련할 수 있는 것이라면
우선 달래, 쑥, 돋나물, 드릅밭......드릅은 아주 싱싱하게 머리를 내밀었다.
이 산자락의 함자를 물어보니 모른다 하여, 두루 알아보니
자웅산이나 삼봉산의 한 자락으로 보이기도 하였다.
산이 무척이나 가파르기에 산행을 권유하지는 않아야 하리라.
“이 산에 이따금 사씨[蛇氏]가 나타나는데......”
“아! 그래요. 이 선비가 한 시절 땅꾼으로 지낸 적이 있으니, 책임지지요.”
[채스]가 전화상으로 슬그머니 숨겨진 욕심을 드러냈다.
“선비야, 그럼 뱀을 잡아 생사탕을 끓이면 꼭 나를 주라.
그것을 먹고 내년에는 알라를 한 번 낳아 보려고 말이야.“
“그래, 희망을 가져라. 어찌 한 명만 낳으랴. 두 명도 가능하다.”
[부밍런]님이 혼자 사브작사브작 텐트를 치고, 침대
커피포트, 전자렌지, 가스렌지, 운동시설, 거울, 빗, ..........
참으로 꼭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챙겨 놓기도 하였다.
소형 냉장고도 있고, 수심 40킬로 속의 지하수가 펑펑 나오기도 하였다.
굳이 소홀한 것이 있다면 반찬, 부식이 거의 없다는 점이리라.
그야 우루루 참석하는 벗님들이 십시일반으로 가져온다면 충분하리라.
여기에서 사내들 네 사람.
[부밍런], [달골짜기], [호태], [채스]
이러면 그냥 네 사내이구나 하지만, 사실 여기에 숨겨진 함의가 있다.
[부밍런]님의 함자가 안동 권씨에 돌림자까지 선비와 같아 ‘형’으로 호칭을 한다.
[호태]와 [채스]는 같은 ‘채씨’ 문중이고 항렬로는 [채스]가 삼촌이다.
네 사람 모두 바둑을 즐기는지라, 권씨와 채씨의
문중의 체면을 걸고 바둑게임도 예정되어 있다.
아직 표고버섯이 머리를 내밀지 않았으나, 곧 표고의 맛도 볼 수 있으리라.
텃밭에 고추, 무, 상추, 빠나나, 고구마, 옥수수, 감자, 배추, 완두콩,
부추, 양배추, 얼갈이, 사과, 배, 호도, 감, ................
뭐 이런 것을 다 심는다는 것은 절대 아니니, 기대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대목이라면, 아마도
주변에 이웃이 전혀 없어, 노래방 분위기를 설치하고
마음 놓고 큰 목소리로 고성방가를 한다고 하여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코로나 방역으로 노래방을 못간 모든 벗님이 얼마나 답답하였으랴.
마음 놓고 음주가무를 즐겨도 그 누구의 간섭이나, 층간소음 따위도 없다.
그러니 노래도 부르고, 온 몸을 막 흔들어 대어도 그냥 좋은 것이다.
이 산자락에서 낯익고 정든 벗님들과 봄과 여름과 가을의
나날들을 즐기고 크게 어금니를 꺼내 놓고 웃는다면, 얼마나 좋으랴.
바베크도 즐기고, 깊은 지하수의 맑고 청아한 물로 세수도 하고,
한 모금 마신다면 이 또한 얼마나 청량한 기분이겠는가.
이 캠핑장에 자유방의 많은 벗님들과 어울려 논다면 참 즐거우리라.
우리가 지난 가을 영월캠핑장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추억을
반추하며 즐거워 하였던가.
[부밍런]님의 아무런 조건 없는 희사로 인하여,
매미가 울고 이마에 땀방울이 솟아나는 시절에
이 푸르른 숲 자락에서 텐트를 치고 캠프파이어 가능하리라.
바둑, 장기, 화투, 트럼프, 이런 다양한 오락도구도 있으니
따로따로 즐겁게 즐겁게 어울려 논다면, 얼마나 색다른 즐거움일까.
그냥 오기 미안한 벗님이라면, 신 화폐가 아닌
큼지막한 구권 만 원짜리 한 장씩 구해온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으리라.
우선은 다음 주 월요일 무렵으로 디데이를 잡아, 채씨문중과 권씨문중의
첫 상견례가 있는데.............
참석하고자 하는 벗님이 있다면, 버선발로 환영을 한다고
밝히면서 이만 캠핑장 첫 나들이 소회를 마칩니다.
첫댓글 정말정말..글 잘쓰십니다..
현장에 다녀온듯한 장난기
가득한 모습들 한눈에 보입니다
4분의 우정이..늘 찬란하시길 빌어요
현장답사 했다고
바둑두고 라면먹었다고 ....
법원리는 신사임당묘 율곡묘가 있어
오만천원이 있어야 갈수있는곳인디.
어릴적에 소풍도 간곳이라서 방갑습네다.
글보니 지천이 반찬거리구만요.
요리사만 필요할듯해요.
채씨아저씨들 권씨아저씨들 바둑내기
화이팅입니다.ㅋ
채씨 아저씨한태
권씨아저씨가 뱀을 잡아서 사탕 해준다쟌아요
알라날 사람은 구했나요 ?
@여름에 일단은 드시고 이단에 샥시 구하시겠죠.
먹고보자.ㅋ
우리네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이란 것이 본시 수많은 경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소 겪어보지 않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귀한 기회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참 구성지네요..
이런 땐 또 코로나가 웬수란 말이 안 나올 수 없지요.
방역 잘 챙기시고 좋은 날들 만들어 가세요.
더 나이들기전 텐트속에서 일박할 수있다면
이 글을 읽는 것 만으로도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ㆍ
ㅎ 멋지네요
즐겁게 힐링 잘 하셨네요~^^
흥! 나한테 물어보지두 않구~ ㅋ
호태님이 자유게시판에
무엇이간디.,
ㅋ
방장이 여기 계시구만~~
@효주아네스 나는 생각이 업는디
지 멋대루 초청한다 아임니꺼 ㅎ
@호 태
불러 줄때가
행복한겁니다
ㅎ
@효주아네스 대신 가던지 ㅋ
@호 태
당연히
방장은 1번으로
초청 받았슈
ㅎ
대신이 아니고
선비님의 글에
채스란 사람 닉이
자주 비치는 걸 보니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 듯...
두분이 통하였군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