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려지기(黔驢之技)
[검을 검/당나귀 려/어조사 지/재주 기]
[뜻]
검주에 사는 당나귀의 재주라는 뜻으로, 보잘것없는 기량을 들켜 비웃음을 산
다는 말.
[일화]
기술기능이 졸렬함을 비유하거나 또는 자신의 재주가 보잘것없음을 모르고
나서거나 우쭐대다가 창피를 당하거나 화(禍)를 자초(自招)함을 비유한 우화
(寓話)로 유종원(柳宗元)의 〈삼계(三戒)-세가지 경계함〉에 실려 있다.
“나는 언제나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본분을 헤아려 알지 못하고 외부의 것에
편승하여 멋대로 구는 것을 싫어하였다.
어떤 이는 권세에 기대어 자신과 같은 무리가 아닌 곳에 들려 하고, 어떤 이는
재주를 드러내어 강한 자들의 노여움을 사고, 어떤 이는 시류를 틈타 방자하게
굴다가, 마침내는 재앙에 이르게 된다.
한 손님이 사슴과 당나귀와 쥐의 세 가지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런 일들과 유사해서 '삼계(三戒)'를 지어보았다.“
삼계(三戒) 요약
하나 - 臨江之麋(림강지미) - 임강의 큰 사슴
임강이 사냥을 나가 큰 사슴의 새끼를 얻어 그것을 기르고자 문안으로
들어오니 개들이 침을 흘리면서 꼬리를 치켜들고 모두 쫒아오자 그 주인이
이를 막으며 감히 개들이 사슴새끼를 해치지 못하도록 강하게 훈련 시켰다.
그뒤 주인은 날마다 사슴 새끼를 안고 개들로 하여금 장난치게 하며 친하게
지내도록 하였다. 점차 사슴은 개들이 자기의 좋은 벗인 줄 알고 놀았다.
삼년이 되어 사슴이 문밖을 나서니 밖에 개들이 도로에 대단히 많이 있는
것을 보고 달려가 개들과 더불어 장난하고 놀려하였다. 그러나 밖에 있던
개들이 사슴을 보고는 여럿이 달려 덜어 죽이고 먹어 버렸다.
사슴은 죽을 때 까지 왜 자기가 죽임을 당했는지 깨닫지 못하였다.
둘 - 黔之驢(검지려) - 검땅의 당나귀
검땅에는 당나귀가 없었는데 호사가(好事家)가 배에 당나귀를 실고 들여왔다.
와서 보니 쓸데가 없어서 산 아래에다 풀어 놓았더니 호랑이가 당나귀를
보니 큼지막한 물건이라 신(神)으로 여겨서 숨어서 였보다가 차츰 나가서
가까이 다가갔지만, 특별한 능력은 없어 보이기에, 더욱 가까이 가니 겨우
한다는 반응이 뒷발질 뿐인 것을 알았다.
호랑이는 그만 당나귀를 잡아먹고 말았다.
셋 - 永某氏之鼠(영모씨지서) - 영주 땅에 사는 어떤 이의 쥐
영주 땅에 어떤 이가 있어 미신적인 금기 어김을 두려워하여 삼가고
꺼림이 대단히 심하였다. 자기가 태어난 해가 자년(子年:쥐띠 해)이라
여겨서 쥐는 십이지로 보면 해의 신(子神)이다. 그로 인하여 쥐를
사랑하여 집안에는 고양이와 개를 기르지 않고 종(하인)들에게 쥐를 잡지
못하게 하여 온 집안을 쥐가 마음대로 들쑤시고 다녀도 그대로 두었다.
낮이면 쥐들이 줄을 지어 사람과 더불어 나란히 다니고 밤이면 몰래 저희들
끼리 깨물고 싸워 그 소리가 온갖 소리를 내어 가히 잠을 잘 수 없어도 끝내
쥐들의 소란을 진압하지 않았다.
몇 년 후에 모씨가 다른 곳으로 옮겨 가고 후에 다른 사람이 와서 살았다.
쥐들의 행동은 예전과 같은지라 후에 온 그 사람이 말하기를 '이 쥐들은
음습한 족속들이며 나쁜 동물이라 도적질하고 포악함이 더욱 심한데, 또한
어찌하여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는가?'하고 대여섯마리의 고양이를 빌려와
문을 닫고 기와를 치우고 쥐구멍에 물을 대고 넣고 종(하인)들을 품사와서
빙 둘러 쥐들을 잡게하니 죽인 쥐들이 언덕과 같아 구석진 곳에다 버렸더니
쥐 썪는 냄새가 몇 달이 된 뒤에야 그쳤다.
첫댓글 검려지기(黔驢之技)는 처음 접합니다.
검려지기는 커녕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권력만 탐하는 자들이 너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