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장내과 전문의 김준현 원장
투석 치료, 적기에 시작하는 것이 중요해
치료 시 식습관 주의하고, 이상증상 나타나는지 살펴야
신장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고 체액과 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만성신부전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노폐물이 체내에 축적되고, 심할 경우 투석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혈액투석은 말기신부전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치료법이지만, 많은 환자가 두려움이나 부담감으로 투석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하이닥 신장내과 상담의사 김준현 원장(양산맑은내과)은 “요독 증상, 폐부종, 심정지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피하려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준현 원장과 함께 투석 치료의 중요성과 치료 시 주의사항에 대해 짚어본다.
김준현 원장(양산맑은내과 신장내과 전문의)|출처: 양산맑은내과
Q. 만성신부전으로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어떤 치료가 필요할까요?
만성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따라서 진행을 막거나 늦추는 것을 목표로 치료를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만성신부전을 유발한 근본적인 질환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입니다. 만성신부전의 주요 원인으로는 당뇨병, 고혈압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신장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신장에 부담을 주는 음식이나 약물 복용을 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하루 5g 미만의 소금 섭취와 체중 1kg당 0.8g 미만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됩니다. 아울러, 비마약성 진통소염제(NSAIDs), 항생제,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한약 등은 신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장 기능이 점차 악화되어 만성신부전 4기에 이르면, 약물 치료를 통해 산·염기 및 전해질 불균형, 부종 조절을 해야 하며, 동시에 투석 치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투석에는 혈액 투석과 복막 투석이 있으며, 투석 준비 단계에서는 투석을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혈액투석은 동맥과 정맥을 이어 붙이는 동정맥루 수술을, 복막투석에서는 복강 내에 투석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후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호흡곤란이 심해지거나 전해질 및 산·염기 조절이 어려워지면, 투석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Q. 대표적인 투석법인 혈액투석.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며 치료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신장 기능이 10%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기신부전’이라고 합니다. 말기신부전 환자에게서 요독 증상(구역, 구토, 심한 가려움)이나 체액 과다(폐부종, 다리 부종)가 지속되면 투석 치료가 필요합니다.
혈액 투석은 노폐물이 쌓인 혈액을 체외로 꺼내 투석막을 지나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거르고 과잉 축적된 수분을 제거시켜 체내로 다시 돌려보내 주는 과정입니다. 일반적으로 혈액투석은 인공신장실에서 1회당 4시간, 주 3회 진행됩니다.
Q. ‘관리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투석을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요.
앞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이 말기신부전 환자가 요독증상(구역, 구토, 심한 가려움)이나 체액 과다(폐부종, 다리 부종)가 있을 경우, 즉시 투석을 시작해야 합니다. 만약 이때 투석을 미루면 의식 저하, 호흡곤란 악화, 고칼륨혈증으로 인한 심정지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며 적절한 투석 시기를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혈액투석을 받을 때 주의해야 할 증상이나 변화가 있나요?
혈액투석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은 저혈압입니다. 이는 체내 수분 감소, 혈관수축 이상, 심장 기능 저하 등의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하품, 복통, 근육 경련, 식은땀,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또한, 투석을 막 시작하시는 분들에게는 투석 불균형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말기신부전 환자는 노폐물의 하나인 요소(urea)가 높은 상태로 지속되다가 투석 과정에서 급격히 낮아지는데요. 이때 세포 안팎의 삼투압 차이가 발생하여 뇌압이 증가하며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불안감, 방향 감각 상실, 현기증, 구토, 두통, 의식 저하 등이 이때 생기는 대표적인 증상이죠. 이러한 투석 불균형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투석 시간 및 혈류속도를 줄이고, 고농도의 포도당이나 만니톨 투여를 통해 세포 내외 삼투압을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외에도 투석 중 고혈압, 호흡곤란, 부정맥, 가려움증 등의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Q. 혈액투석 환자는 식이 관리가 중요하다고 하던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신부전 진행을 둔화시키는 목적으로 저단백 식이(하루 0.8g/kg)를 권합니다. 하지만, 혈액투석을 시작하면 정상인 수준(하루 1.2g/kg)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한데, 이는 투석 치료 과정에서 아미노산 소실(혈액투석 1회당 6~8g) 및 단백질 분해대사가 증가하여 체내 단백질량의 감소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투석 환자는 단백질 외에도 몇 가지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있는데요. 우선,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국제신장학회에서 설정한 하루 권장 소금 섭취량은 5g이며, 우리나라 사람은 이보다 많은, 하루 평균 9.8g의 소금을 먹습니다. 소금은 우리 몸에 들어가면 수분을 끌어당기고 보유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필요 이상의 소금을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이로 인해 부종이나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염분 함량이 높은 국 △가공식품 △염장식품 △김치 등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칼륨 섭취도 제한해야 합니다. 칼륨이 높아지면 근육의 쇠약 및 부정맥, 나아가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칼륨은 특히 채소와 과일에 많기 때문에, 삶거나 데쳐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인이 많이 든 식품도 주의해야 하는데요. 혈액 투석 환자에게 고인산혈증이 발생할 경우 가려움, 혈관의 석회화, 그리고 뼈의 약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인은 △우유, 치즈,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의 유제품 △멸치·뱅어포 등의 건어물 △명란·대구알 △햄 △콩·팥 △견과류 △콜라 △초콜릿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혈액투석치료는 적기에, 올바른 방법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끝으로 혈액투석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혈액투석을 받는 과정에서 환자들은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체중 증가나 고인산혈증, 고칼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 식단을 철저히 조절해야 합니다.
투석은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심각한 합병증 없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의료진을 믿고, 약 복용 및 식이 관리를 잘하셔서 오랫동안 불편함 없는 생활을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도움말 = 김준현 원장(양산맑은내과 신장내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