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동주꾸미골목…과거의 영화 식어 ‘상인들 한숨’
쭈꾸미는 문어과 동물로 8개의 다리가 있으며, 몸길이가 20cm 내외로 작은 편에 속한다.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에서는 쭈깨미, 경상남도에서는 쭈게미라고도 불린다. 흔히 ‘쭈꾸미’로 부르지만 ‘주꾸미’가 정확한 이름이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듯이 5~6월이 산란기인 주꾸미는 산란기를 앞두고 알이 꽉 들어찬 3월 중순부터 5월까지가 제철이다. 이 시기 서해안 지방에서는 주꾸미 축제가 매년 열리기도 한다. 쭈꾸미가 지금처럼 친숙한 외식 메뉴가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과거 문어나 낙지의 대용품 또는 해물탕 재료 정도로 대우받던 시절이 있었으나,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 덕분에 지금은 누구나 즐겨 찾는 국민 메뉴가 됐다. 또한 칼로리가 낮고 필수 아미노산도 풍부해 웰빙 해산물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타우린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근육의 피로회복 등에 효과적이다. 주꾸미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전국 곳곳에 주꾸미 가게가 상당히 많은데, 그 중에서도 주꾸미볶음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용두동쭈꾸미골목’은 지방에서도 그 맛을 보기 위해 찾아올 만큼 유명하다. 그러나 현재 용두동쭈꾸미골목은 점점 쇠락해 과거의 영화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곳 상가 일각에서는 불친절한 서비스와 나눠 먹기식 영업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는 용두동쭈꾸미골목 상권을 취재했다. |
▲ 주꾸미볶음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용두동쭈꾸미골목’은 지방에서도 그 맛을 보기 위해 찾아올 만큼 유명하다. 지도는 쭈꾸미 골목 내 주요 점포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1호선 제기역 6번 출구에서 나와 청량리역 방향으로 250m 정도 직진해 걷다보면 쭈꾸미동상이 나타난다. 이 주꾸미 동상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용두동의 명물인 쭈꾸미골목과 만날 수 있다.
‘용두동쭈꾸미골목’ 앞에서 쭈꾸미 골목을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쭈꾸미 동상은 2009년 11월 이 곳에 세워졌다. 쭈꾸미 동상이 세워지기 전만 해도 쭈꾸미골목이 대로변에서는 거리가 먼 탓으로 눈에 잘 띄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동대문구와 동대문구의회 이병윤 의원이 쭈꾸미 골목을 알리자는 취지의 ‘용두동 쭈꾸미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시행했는데, 그 사업 내용 중 하나가 바로 4000만원을 투입한 이 쭈꾸미 동상 건립이다.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쭈꾸미 동상이 세워진 후로 쭈꾸미 골목이 더욱 유명해지게 됐으며, 쭈꾸미 동상이 사진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져 이 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나정순할매쭈꾸미’ 이어 우후죽순… 90년대 ‘용두동쭈꾸미골목’ 형성
이 곳의 원조는 쭈꾸미 골목 입구에 위치한 ‘나정순할매쭈꾸미’다. 사장인 나정순씨는 1981년 처음 이 곳에 가게를 열었다. 원래 주변 가내수공업 공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백반집을 운영하던 나씨가 장사를 하던 중 우연히 만든 쭈꾸미 볶음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1988년부터 주 메뉴로 팔게 됐고, 나씨의 가게 옆으로 점차 다른 쭈꾸미 가게들이 연달아 생겨났다.
▲ 이 곳의 원조는 쭈꾸미 골목 입구에 위치한 ‘나정순할매쭈꾸미’다. 원래 주변 가내수공업 공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백반집을 운영하던 나씨가 장사를 하던 중 우연히 만든 쭈꾸미 볶음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1988년부터 주 메뉴로 팔게 됐고, 나씨의 가게 옆으로 점차 다른 쭈꾸미 가게들이 연달아 생겨났다. ⓒ스카이데일리
이후 1990년대에는 10여개의 쭈꾸미가게가 자리 잡게 됐고, 그때부터 용두동쭈꾸미골목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 제대로 된 매운맛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용두동쭈꾸미골목은 나정순할매쭈꾸미, 고흥쭈구미, 용두동쭈꾸미, 임오네쭈꾸미 등 4개의 상호를 가진 가게들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나정순할매쭈꾸미와 고흥쭈꾸미는 하나의 가게만을 운영하고 있으나 용두동쭈꾸미와 이모네쭈꾸미는 본점 외에 1호점, 2호점, 3호점 등의 분점을 냈는데, 분점들이 본점과 동일한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다 보니 맛이 비슷비슷해 아쉬워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쭈꾸미골목이 주택가이기 때문에, 주민들 빼고는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의 90%가 외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용두동쭈꾸미골목을 찾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가족들의 외식, 연인들의 데이트, 직장인들 회식장소로 인기가 높으며 점심보다는 저녁시간에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것이 상인들의 전언이다.
“불친절한 서비스·나눠먹기식 영업에 손님 줄었다”
▲ 용두동쭈꾸미골목’ 앞에서 쭈꾸미 골목을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쭈꾸미 동상은 2009년 11월 이 곳에 세워졌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30여년 전통의 용두동쭈꾸미골목은 점점 예전의 명성이 바래지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갈수록 손님이 줄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10년 전 이곳에 문을 열었다는 한 쭈꾸미 가게 관계자는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에는 장사가 한창 잘 됐었는데 지금은 그때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심하다”며 “손님이 많이 줄었다. 다른 가게들도 마찬가지다”고 토로했다.
인근 주민 A씨는 “용두동쭈꾸미골목은 확실히 맛은 있지만 서비스가 부족하다. 요즘도 저녁이면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자리순환을 빨리 하기 위해서인지 아직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은 손님들에게 나가라는 눈치를 준다”며 “내 경우도 그런 경험을 당한 이후로 발길을 끊게 됐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도 “요즘 용두동쭈꾸미골목 상권이 식어가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원조격인 나정순할매쭈꾸미와 바로 옆에 위치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다른 점포 1호점 빼고는 장사가 그다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말이 특화거리지 쭈꾸미 가게가 입구에만 조금 몰려있어 특화거리라고 하기엔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쭈꾸미 가게가 계속 생겨나면서 나눠 먹기식이 되다 보니 장사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현재 쭈꾸미 가게를 열려는 문의는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비싼 임대료로 주변 유통회사·창고 이전 이어져
용두동쭈꾸미골목 주변은 동대문 시장이 가까워 옛날부터 유통회사들이 많이 위치해 있던 곳이다.
현재 용두동쭈꾸미골목 내 상가 임대료는 10평 1층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용두동 쭈꾸미 골목은 주변에 비해 임대료가 비싼 편이라 이 골목에 있는 유통회사들이 경기도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이와 관련,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주위에 봉제공장이 많아 원단창고를 알아보려는 문의가 있긴 하지만 주변에 비해 임대료가 비싼 편이라 이 골목에 있는 유통회사들도 점점 경기도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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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좋은 정보 너무 감사합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