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의 포스트잇] [42] 인간과 개
출처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4/12/24/MC6NZNAOMVAJVHEGT6MOWBAEQU/
그래픽=조선디자인랩·Midjourney
그저 사람과 인생사에 관한 상념(想念)일 뿐이다. 79세로 작고하신 한 선생님이 계셨다. 당신이 생각하는, ‘지켜야 할 세 가지’를 종종 상기시켜 주시곤 했다. 첫째, 금전 보증을 서지 마라. 둘째, 의형제(義兄弟)를 맺지 마라. 셋째, 몸에 문신(文身)을 새기지 마라. 유쾌한 괴짜 풍모가 있는 분이었기에 아무 질문 않고 유머러스한 뉘앙스로만 받아들였더랬다.
한데 오늘 문득 저 빤한 듯 아리송한 유언을 정색해 들여다보고 싶었다. 우선, 선생님의 개인적인 상처에서 연유된 말씀은 아닌 것 같다. 선생님은 일생 금전 보증을 서거나 서게 한 적이 없기에 그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입힌 적 자체가 없다. 두 번째 항목도 마찬가지다. 벗과 제자가 많은 다정한 분이었으되 정확한 판단 성정으로 매사에 맺고 끊는 게 분명했다. ‘사회적 피’를 섞는 걸 감당하기에는 예민한 양반이셨다. 좋은 의형제도 괴로운 의형제도 둔 적이 없다.
이제 세 번째, ‘문신’이 남는다. 39년생인 선생님은 교사를 거쳐 교수로 일생 봉직했다. 꽉 막힌 분이 절대 아니었지만, 교육자적 보수성 정도는 당연히 있으셨다. 문신이 요즘 시대에 어떤 평가를 담보하고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이 역시 확인해본 바, 당신의 식솔 가운데 문신을 새겨서 속 썩인 이는 없다. 그렇다면 저 세 가지는 선생님의 ‘철학적 기조’가 관통하는 메시지라고 봐야 할 텐데, 내가 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인간에 대한 불신’이다. 문신도 순수한 목적이 아닌 경우 조폭들의 연대 표식인 게 보통이고, 웬만한 인간들도 그렇고, 어쩌면 고위층일수록 더욱더 조폭다운지도 모르니까. 사실은 보이지 않는 문신의 울타리로 그 위세를 누리며 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깜짝 놀랐다. ‘선생님이 그토록 비관적인 분이셨던가?’ 하긴 인간이란 변덕과 교만의 농축(濃縮)이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 바다처럼 넓다가도, 바늘구멍 하나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게 인간이다. 밤에 산길을 가다가 앞에서 뭔가가 따뜻하면 귀신이고, 섬뜩하면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 사람 무섭고 더러운 줄 알라는 게 나쁜 훈육은 아닐 것이다.
불신(不信)은 아무나 믿는 것에서 온다. 사이가 틀어졌더라도, 배신을 할 바엔 홀로 사라짐으로서 미학(aesthetic)과 품위를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 남 탓할 것도 없다. 사람 못 알아보는 죄가 더 크다. 하지만 소인배와 사기꾼과 사이코와 악연(惡緣)이라는 게 버젓이 있는데, 그걸 미리 알아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선생님이 당신의 아들이 어렸을 적에는 개를 키우지 못하게 하셨다는 말씀이 기억난다. 내가 그 까닭을 묻자, 미소뿐 침묵하셨더랬다. 혹시 이런 뜻이 아니었을까? 어려서 개에 정을 붙이면, 인간도 개와 같은 줄 착각할까 봐 그러셨던 게 아닐까? AI 답변으로 선생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인간은 개가 아니다. 인간은 배신한다.”
이응준 시인·소설가
빛명상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해주신
잔소리 9가지
바둑 두던 날, 어린 시절 아버지의 말씀
그때에는 만날 잔소리 같아서 싫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된 나는 똑같은 소리를 아들, 딸,
그리고 회원들에게도 잔소리로 들리지 않게
나름대로 포장하여 들려줍니다.
1.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과 생명들을 귀히 여겨라.
2. 들은 말 중 정확하지 않은 것은 절대로 옮기지 마라. 반드시 책임져야 할 때가 온다.
3. 비밀은 드러날 때를 생각하고 만들지 마라.
4. 원리원칙으로 행하라. 임기응변으로 넘기면 언젠가는 `화禍’가 되어 돌아온다.
5. 복을 지을 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조차 모르게 하라.
6. 매사에 긍정적으로 겸손하고 감사하며 살아라. 교만은 귀신도 시기한다.
7. 금전관계. 보증, 문서, 도장, 싸인, 동업 등은 부자지간이라도 삼가라.
능력되면 조건 없이 도와라.
8. 주색은 항상 경계하고 날마다 조석으로 자신을 돌보는 명상글을 읽고 기도, 묵상하여라.
9.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라.
이 9가지 잔소리가 지금 되돌아보면 역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때도 그렇듯이···
지금도 다음 아이에게도···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284-285
목욕탕에서
목욕탕에서
욕탕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있습니다.
그러나 공통점은 발가벗은 몸입니다.
가끔 어깨나 등판에 멋진 또는
어설픈 문신을 한 이도 있습니다.
젊은이는 당당하게
탕 안을 주름잡아 보지만
가끔 연세 드신 분은
그 문신을 감추고자 합니다.
일부 지워낸 자리에는
얼룩이 남아
과거의 흔적을
기억케 하나 봅니다.
육체의 문신이야 필요에 따라
새길 수도 지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육체 안에 있는
내 마음에 새겨진 상처들은
살아생전 해결하지 못하면
육체를 떠나보낸 이후에도
영원히
남게 됩니다.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36-37
첫댓글 감사합니다 내 주위에 마음에 피해를 입힌 적이 없는지 반성하며 모든것에 감사합니다
먼저 삶을 살아가시면서 올바르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삶의 지표 고마운 잔소리, 마음에 다시 잘 새깁니다. 감사합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일깨움을 주는 귀한 글 감사합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소중한 내용의 글 감사합니다.
마음에 다시 새겨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귀한 잔소리 오늘도 잘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학회장님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해주신 잔소리 9가지
귀한 말씀 마음에 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잔소리에 담긴 지혜의 말씀이 그립습니다 .
감사합니다 .
'9가지 잔소리'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살아가는데 필요한 어록같은...빛책속의 귀한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귀한 빛글 마음에 담습니다~ 학회장님 아버님의 아홉가지 잔소리~
내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살아생전 지워야 함을 깨우쳐 주시는
학회장님께 무한한 감사와 공경의 마음 가득 올립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귀한 빛글 마음깊이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9가지 잔소리 말씀 감사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해주신 잔소리 9가지 마음에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귀한 빛말씀 꼭 새깁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ㆍ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