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전세 사기 당했다며 줄지어 달려간 곳은?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3. 3. 13.
"전재산 7000만원을 날리게 생겼는데 집주인도, 공인중개사도 도무지 연락이 안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왔네요."
3월 13일 오전 인천 부평구 십정동 더샵 부평센트럴시티 상가 A동 3층에 마련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만난 전세사기 피해자 이모 씨는 답답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생겼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몰라 무작정 여기를 찾았다"고 읍소했다.
이날부터 정식 업무를 시작한 전세피해자지원센터에는 이 씨와 비슷한 사정을 가진 피해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인천시는 지난 1월31일 센터를 임시 개소했지만 최근 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되는 등 관련 피해 접수가 끊이지 않자 이곳으로 센터를 확대 이전했다.
전세피해자지원센터에는 인천시,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담당자와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 등 총 7명이 상주한다. 이들은 '전세피해 확인서' 발급을 비롯해 금융·법률상담, 무료소송, 긴급주거 지원까지 연계해 지원한다.
HUG 관계자는 "임시 개소 이후 현재까지 총 373명, 612건의 전세사기 피해 상담이 이뤄졌다"며 "인천 '건축왕' 피해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건축왕은 인천 일대에서 120억원대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현재 구속된 인물이다. 그는 지인 등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신축빌라를 지은 다음 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 대출금을 모아 또 공동주택을 짓는 수법으로 부동산(2700채 추정)을 늘려 피해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센터를 찾은 피해자 상당수는 건축왕 사건으로 긴급 주거지원 상담을 받는 모습이 보였다. 20~30대 청년층과 중국동포 등 사회에 발을 막 내딛는 이들이 많아 보였다.
LH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확인서를 토대로 금융권이 1.2~2.1% 최대 2억4000만원까지 저금리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힘든 피해자들을 대상으로는 6개월에서 2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을 점검한 이원재 국토부 1차관은 "피해임차인들의 상담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전세사기로 고통받지 않도록 책임도 다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