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먹자골목,도축장 터 서울 반세기 풍상 ‘신선한 고기맛’

[제일송팀장.]

       마장동 먹자골목,도축장 터 서울 반세기 풍상 ‘신선한 고기맛’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시장 시장은 1963년 종로구 숭인동에 있던 도축장이 마장동으로 옮겨오면서 탄생했다. 도축장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고기를 판매하는 상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마장동 우시장(현·마장축산물시장)’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1998년 도시 개발로 이 일대에 현대아파트, 마장초·중학교가 들어서면서 35년 간 운영됐던 도축장은 문을 닫았지만 고기를 판매하는 축산물시장은 계속 남아 51년 반세기 풍상의 ‘신선한 고기맛’을 자랑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도축장이 함께 있던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축산물 시장 규모는 연간 이용객수 200만명, 3000여개의 점포, 종사자 수 1만2000명 등을 보인다고 한다. 단일 육류시장으로는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 옆에는 고깃집들이 하나 둘 들어서 ‘마장동 먹자골목’이 형성됐는데, 40년 전통의 이 거리는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퇴근시간이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려드는 직장인들로 이곳 골목은 늘 붐빈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성업을 누려온 마장동 먹자골목은 최근 골목 외부로 깔끔한 인테리어의 신흥 고깃집들이 생겨나면서 매출이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데일리가 서울의 이색상권으로 꼽히는 마장동 먹자골목을 다녀왔다.

 ▲ 마장동 축산물 시장 옆에 위치한 40년 전통의 ‘마장동 먹자골목’은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도는 마장동 먹자골목 내 주요 점포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5호선 마장역 2번 출구에서 300~400m정도 직진하면 마장2교 교차로가 나오는데, 이 교차로에서 좌회전해 500여m 정도 직진하면 한우고기로 유명한 ‘마장동 먹자골목’이 보인다.

 

마장동 먹자골목에 들어서면 세월의 풍상을 보여주는 비좁고 낡은 골목 양쪽으로 고깃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축산물 시장 바로 옆이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해 질 좋은 육회, 차돌박이, 곱창 등 다양한 육류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젊은 직장인들의 회식장소나 가족들의 외식장소로 인기가 높다. 늘 고기 굽는 냄새를 풍겨 사람들을 유혹하는 마장동 먹자골목은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 명성을 지켜오고 있다.

 

고깃집들은 1988년 이전까지는 도살장 부근에 천막을 치고 흩어져 있었으나 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88올림픽 개최에 맞춰 도로정비에 들어가면서 현재의 자리로 이전해 마장동 먹자골목을 이루었다.

 

‘마장동 먹자골목’ 일본·중국 등 외국 관광객들 증가 추세

 

몇 년 전 일본 매체에서 소개된 이후 마장동 먹자골목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요즘에는 입소문으로 중국 관광객들까지 늘고 있는 추세다. 골목 상인들은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에게 마장동이 새로운 필수 방문코스로 자리 잡아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에 따르면 마장동 먹자골목의 피크타임은 저녁 7시~8시다. 대부분 오전 11시쯤에 문을 열고 새벽 2시쯤까지 장사를 한다. 또한 평일보다는 주말에 이곳을 찾는 발길이 훨씬 많다. 15개 고깃집들 모두가 각각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이 곳을 즐겨 찾는 ‘고기 마니아’들은 제각각 단골로 찾는 고깃집이 정해져 있다.

 

마장동 먹자골목 내 한 고깃집 관계자는 “현재 평일 먹자골목 하루 유동인구는 2000명 정도 된다”며 “대부분 질 좋은 고기를 맛보기 위해 외부에서 찾아오는 분들인데 낮에는 가족단위 손님들, 저녁에는 직장인들, 밤에는 주변 자영업자들이 많아 시간대별로 손님들의 분류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 몇 년 전 일본 매체에서 소개된 이후 마장동 먹자골목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요즘에는 입소문으로 중국 관광객들까지 늘고 있는 추세다. 골목 상인들은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에게 마장동이 새로운 필수 방문코스로 자리 잡아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마장동 먹자골목은 아직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갈수록 손님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고깃집 관계자는 “마장동 먹자골목은 경기를 타는 편은 아닌데 2~3년 전부터 먹자골목 외부 뒤편으로 세련되고 깔끔한 인테리어의 고깃집들이 생겨나면서 손님들이 흩어져 매출이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관계자는 “여기는 법에 따른 제약이 있어 리모델링을 통해 낡은 시설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상인들, 무허가 건물에서 벌금 내며 불법 가게 운영

 

점포 관계자는 법에 따른 제약이 있다고 에둘러 말했지만, 리모델링이 불가한 이유는 마장동 먹자골목의 가게들이 무허가 건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동구청에 따르면 마장동 먹자골목 땅은 번지수에 따라 국토부, 서울시, 성동구 소유로 나눠진다. 이곳 상인들이 국가 소유 토지를 점거한 후 허가를 받지 않고 건물을 올렸다는 것이 지자체들의 설명이다.

 

마장동 먹자골목 관리 담당인 성동구청 보건위생과 식품위생팀 정경재 주무관은 “성동구 소유의 토지 위에서 불법적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고깃집은 10곳 정도 된다”며 “여러 부서에서 관련법을 적용해 벌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식품위생팀에서는 식품위생법 위반에 따른 벌금을 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퇴근시간이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려드는 직장인들로 이곳 골목은 늘 붐빈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성업을 누려온 마장동 먹자골목은 최근 골목 외부로 깔끔한 인테리어의 신흥 고깃집들이 생겨나면서 매출이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상인들은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성동구청 재무과 재산정책팀 고정명 주무관도 “토지 무단 사용에 따른 벌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마장동 먹자골목 고깃집들은 임대료가 아니라 벌금을 국가에 내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마장동 먹자골목에 대한 민원도 자주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동구청에 따르면 민원인의 대부분은 마장동 먹자골목의 불법 장사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주변 경쟁업체들이다.

 

정 주무관은 “이곳을 철거할 계획은 항상 있었지만 마장동 먹자골목이 형성된 지 워낙 오랜 세월이 흐르기도 했고 상인 대부분이 생계형으로 장사를 하고 있어 함부로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며 “택지개발 계획 얘기도 나오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있어 현재는 거의 양성화 된 상태다”고 말했다.

 

“무허가 건물이어서 매물, 임대료 개념 자체가 없어”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마장동 먹자골목 내 고깃집들은 대부분 30년 이상은 됐으며, 무허가 건물에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기 불가능한 구조라고 한다. 따라서 이곳은 ‘매물’이나 ‘임대료’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 성동구청에 따르면 마장동 먹자골목은 무허가건물로 이뤄져 있다. 마장동 먹자골목 땅은 번지수에 따라 국토부, 서울시, 성동구 소유로 나눠지는데, 이곳 상인들이 국가 소유 토지를 점거한 후 허가를 받지 않고 건물을 올렸다는 것이 지자체들의 설명이다. ⓒ스카이데일리

이곳 부동산 대표는 “마장동 먹자골목 유동인구는 거의 축산물시장을 찾거나 고기를 먹기 위해 외부에서 찾아온 사람들이다”며 “바로 옆에 현대아파트가 위치해 있지만 주민들은 마장동 먹자골목을 잘 찾지 않는 편이다”고 말했다.

 

현대아파트 주민 A씨는 “자주는 아니지만 손님이 올때 가끔 먹자골목을 찾는데, 아직도 주말 밤이면 불야성을 이룬다”며 “품질이 좋은 소고기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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