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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수유(莫須有)
원래는 반드시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또는 있을지도 알 수 없음이라는 뜻으로, 죄명을 날조하다나,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莫 : 없을 막(艹/7)
須 : 모름지기 수(頁/3)
有 : 있을 유(月/2)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 잘못도 없으면서 벌을 받으면 억울하다. 더군다나 지은 죄도 없는데 모함에 걸려 무고(誣告)로 목숨까지 잃었다면 말할 것도 없겠다.
그러면서 죄가 무엇인가 하고 물을 때 ‘아마 있을지도 모른다’거나 ‘반드시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참으로 분통터진다.
이 성어 막수유(莫須有)가 그런 뜻인데 여기에는 중국 송(宋)나라의 구국의 충신 악비(岳飛)와 또 만고의 간신 진회(秦檜)의 아픈 고사가 들어있다.
죄를 지은 사실은 분명하지 않지만 아마 그럴 것이라며 반역죄를 뒤집어씌워 처형했으니 그런 나라가 오래갈 리가 없다.
악비(岳飛)는 어머니가 어릴 때 등에 새겼다는 진충보국(盡忠報國)을 실천하여 관우(關羽)와 함께 무묘(武廟)에 합사된 장군이다.
당시는 여진족이 세운 금(金)나라가 남쪽으로 밀고 내려와 수도가 함락되고 1127년 고종(高宗)이 남송(南宋)을 세우는 등 혼돈의 시기였다.
진회(秦檜)는 24년간 재상의 자리에 있으면서 금나라와 내통하여 나라를 반분하고 항전파인 악비를 모함하여 죽였다.
중국에 간신들이 많이 있어도 가장 존경하는 악비를 처단하고 자기 한 몸의 영화를 누린 진회는 누구보다 미움을 받았다.
파죽지세로 내려오는 금나라에 맞서 항전하는 악비는 굴욕적인 조약으로 화친하여 편하게 살려는 진회 이하 간신들에겐 눈의 가시였다.
진회는 가짜 성지(聖旨)를 만들어 악비의 군권을 박탈하고 도읍으로 소환하여 투옥시킨 뒤 고문했다가 사형시키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무죄를 주장했지만 소용없었다. 그의 나이 39세 때였다.
악비와 함께 전장에서 고생했던 한세충(韓世忠)이란 장수가 죄상이 무엇인지 따졌다. 진회가 대답했다. '그럴만한 일이 아마도 있었을 것이오(其事體莫須有).'
이런 나라이니 얼마간 금나라의 속국으로 부지하다가 1279년 멸망하고 말았다. 원(元)나라 탁극탁(托克托) 등이 편찬한 송사(宋史) 악비전의 내용이다.
사람들 사이에 실컷 공방을 펼치다 사실이 밝혀지면 '아니면 말고' 하면서 뒤돌아서는 형태를 종종 본다. 이런 일이 정치권에서도 비일비재하여 진흙탕 싸움이 된다.
증거가 무엇보다 중요시돼야 할 수사에서도 무작정 잡아들여 족치다 혐의가 없으면 다른 죄목으로 가두는 일이 자주 있었다.
옛날 악비 장군이 분사한 것도 억울한데 오늘날에는 막수유를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을 제거하거나 정치공세를 펼칠 때 애용하니 분통터질 일이다.
막수유(莫須有)
생사람 잡기
악비(岳飛)는 금(金)나라와의 싸움에서 큰 공을 세운 송나라의 유명한 장수다. 그는 소통에 능하지 못해 주위의 미움을 사는 일이 많았다.
또 자신의 청렴과 재능을 과신해서 황제마저도 무시하는 듯한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의 빈축을 샀다. 줄곧 금나라와의 전쟁을 주장하는 그는 주화파(主和派)들에게는 커다란 골칫거리였다.
악비를 제거하기 위해 승상 진회(秦檜)는 사람을 시켜 그를 모함하고 뒷조사도 했다. 아무리 파도 죄가 될 만한 것이 나오지 않았다.
악비와 친분이 있는 주전파의 장령 한세충(韓世忠)이 보다 못해 진회에게 "악비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소이까" 하고 따졌다.
진회가 "(털어보면) 있을지도 모르지 않소(莫須有)"라고 했다. 막수유(莫須有)의 유래다. 털면 나올 것이라는 뜻으로 전근대적인 유죄추정(有罪推定)의 원칙이다. 지금은 터무니없이 상대에게 누명을 씌워 모함할 때 쓰인다.
남을 모함할 때 막수유만큼 편리한 방법도 없다. 일단 잡아서 가혹한 형벌로 악마와 계약을 맺었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처형을 한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은 서양판 막수유였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확립된 현대에도 후진 사회에서는 정적 제거나 국면 전환을 위한 수단으로 종종 사용되기도 한다. 요즘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많다. 과거 검찰이 행한 막수유에 대한 기억도 한몫하고 있을 것이다.
2003년 미국은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며 이라크를 공격했다. 이라크를 점령해서 뒤지면 대량살상무기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전제에서였다.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
대량살상무기는 맘에 들지 않는 후세인 정권을 제거하기 위한 거짓 명분용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에 사과하지 않았고, 이라크전쟁이 독재자를 제거하고 아랍의 봄을 가져왔다고 변명했다. 힘을 가진 자에게 막수유는 이래저래 편리한 구석이 있다. 그러면 상대방의 고통은 어떨까.
막수유(莫須有) 정치
1598년 전사한 이순신 장군이 받은 시호는 충무(忠武)다. 중국에서도 이 충무(忠武)라는 시호를 받은 인물이 있다. 1142년에 39세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당한 남송(南宋)의 충신 악비(岳飛) 장군이다.
요사이는 동북(東北) 공정 등의 역사적 왜곡을 시도하는 중국 당국에 의해 평가절하되는 비운을 맞이하고는 있지만 제갈공명(諸葛孔明)과 더불어 중국 만고의 충신으로 민중의 추앙을 받아온 대표적인 충신의 표상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일본 왜구의 총탄으로 죽음을 당했지만 중국의 젊은 악비 장군에게는 과연 어떤 피할 수없는 죽음이 닥쳤던 것일까? 우선 당시 나라 정세부터 살짝 살펴보자.
중국 송나라 8대 황제는 중국 북송(北宋) 시대 최고의 화가였던 휘종(徽宗)이 장남에게 황제위를 넘겨주고 상황(上皇)이 되었지만 결국 휘종과 뒤를 이었던 흠종(欽宗) 두 부자(父子)는 금나라로 잡혀가 오금성에서 평생을 지내가 죽음을 맞는다.
도교(道敎)에 미쳐서 나라를 망쳤다 하여 휘종은 '혼덕공(昏德公)' 흠종은 '중혼후(重昏侯)'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타국에서 생을 마감했다.
휘종의 아홉째 아들 조구가 도망쳐 강남의 임안에 남송(南宋)을 세우고는 황제에 올랐다. 이가 바로 고종이다.
아버지와 형의 신세를 겪어본 고종은
전혀 금나라와 다툴 마음이 없었다. 여생을 그저 편하게 마감하고 싶었다.
이런 고종의 생각에 큰 걸림돌이 하나 있었으니 금나라와의 전쟁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명장(名將) 악비였다. 고종의 심중을 알아챈 간신 진회(秦檜)가 앞장서서 악비 제거 작전에 들어갔다.
진회는 먼저 악비의 수족(手足)을 잘라내기로 작정을 하고는 악비의 휘하 장군인 장헌(張憲)에게 역모를 꾀했다는 누명을 씌우는 한편 악비의 아들인 악운(岳雲) 역시 장헌에게 모반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는 거짓 누명을 꾸며 두 사람을 잡아들였다.
진회는 이 수사를 자신의 심복인 장준(張儁)에게 맡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백을 받아내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모진 고문에 몸이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두 사람은 끝내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장준은 별 수없이 두 사람의 죄를 거짓으로 꾸며 가짜 자백서를 만들어냈다. 진회는 이어서 당시 관직을 박탈 당한 채 여산(廬山)에 칩거 중이던 악비를 끌어내 잡아들이는 검거작전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악비와 의형제를 맺고 있던 양기(楊沂)를 협박해 여산으로 보내 악비를 속여 임안으로 끌어낸 후 체포해 곧바로 대리사(大理寺)의 감옥으로 압송했다. 이제 악비의 죄만 만들어내면 모든 것은 끝나는 것이다.
어사중승 하주(何鑄)가 악비 사건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하주는 아무리 악비를 닦달하고 조사를 해보아도 악비가 반역을 꾀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아낼 수가 없었다. 하주는 사실 그대로를 진회에게 보고했다.
당연히 진회는 불같이 노하며 하주를 질책했다. 진회가 '이것은 황상의 뜻이야!'하고 하주를 닦달했지만 하주는 전혀 진회에게 동조하지를 않았다. 결국 진회는 하주를 해임하고 간의대부 묵기설에게 이일을 맡겼다.
그동안 진회에게 신임을 받아 내내 승진해왔던 묵기설은 진회의 뜻에 맞추려고 갖은 방법으로 악비를 고문하고 증거를 찾으려 했지만 역시 모반의 증거는 찾아낼 수가 없었다.
결국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가...
악비가 옥에 갇혀있는 동안...
남송은 서둘러 금나라와 강화조약을 맺었다. 단지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그 두려움 때문에 앞으로는 금나라에 대해 신하(臣下)의 예를 갖추고... 땅까지 떼어바치는 굴욕적인 조약이었다.
악비 사건에 대한 심리(審理)에 참여했던 설인보(薛仁輔), 사승(寺丞), 이약박(李若朴), 하언유(何彦猷)가 고종에게 상소를 올려 악비의 무죄(無罪)를 주장했다.
이때 악비와 함께 금나라에 맞서 싸웠던 명장 한세충(韓世忠)이 비분강개하여 간신 진회에게 '도대체 악비가 모반했다는 증거가 뭐요?' 하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당황한 진회가 떠듬거리며 한 말이 '막수유(莫須有)'였다. 막수유(莫須有), 이 말은 '있어야 하는데, 아마도 있을 거요'라는 의미다.
그러자 이 말을 듣자 한세충이 기가 막혀하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막수유 세 글자만으로 어떻게 천하를 설득할 수 있단 말이오?' 이 말에 진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결국 뒤끝이 두려워진 진회는 서둘러 옥중에 있던 악비를 비밀리에 살해하고 말았다. 아예 불안(不安)의 씨앗을 제거해 버린 것이다. 때는 1142년 설이 되기 직전이었고 악비(岳飛)의 나이 불과 39살이었다.
이 이야기의 주제는 '나라와의 전쟁을 주장한 악비(岳飛)의 주전론(主戰論)이 애국이고 고종이 하고자 했던 화친론(和親論)이 나빴단 말이냐?'를 따지자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악비(岳飛)가 진회(秦檜)와 그 일당에 의해 없는 모반의 죄를 뒤집어쓰고 죽음을 당해 가는 과정이 주제다.
악비를 제거하는데 성공했고 고종도 그토록 원하던 대로 80세까지 장수했지만, 대신 나라는 금나라에 결단 났다. 막수유(莫須有)가 충신과 나라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어느 죄수가 옥에 들어가자 그곳에는 이미 한 명의 죄수가 들어와 있었다.
신참이 고참에게 물었다. '형씨는 어떻게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소?'
그러자 고참이 말했다. '나요? 길을 가다가 새끼줄이 땅에 놓여 있기에 주워서 집으로 갔더니 감옥에 처넣지 않겠소. 기가 막히지요. 세상 참...'
그러자 신참이 놀라 물었다. '새끼줄을 주웠다고 잡아들이다니 세상에 그런 일이 다 있습니까?'
그러자 고참이 머리를 긁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 새끼줄 끝에 황소 한 마리가 묶여있는 걸 집에 와서야 알았지요. 그런데 형씨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셨오?'
그러자 신참이 대답했다. '저도 그렇거든요. 술 한잔하고 그냥 엎드려 잠이 들었을 뿐인데, 잡혀오게 되었습니다.'
'아니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소?'
그러자 신참이 멋쩍은 듯 대답했다. '나중에 보니 내 배밑에 모르는 여자가 들어가 있지 않겠소?'
'막수유'가 횡행하는 세상에서는 덮어씌우는 것도 아리송하고 변명도 아리송하기 마련이다. 범죄를 짓고도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는 세상이니 죄의식도 희박하다. 도덕불감증 중증인 것이다
이러니 미래의 정책을 경쟁해야 할 대통령 후보 토론장이 '아니면 말고 식'
'막수유' 토론장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막수유를 서양 말로 이야기하면 '마타도어(Matador)'라고 할 수 있겠다. 서양의 투우(鬪牛) 시합에서 소를 흥분시키는 역할을 하는 보조자들을
보통 '반테리레로'라고 하고 말을 탄 채 창으로 소를 흥분시키는 역할을
'피카도르(Picador)'라 부른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하이라이트로 소의 정수리에 칼을 박아 넣어 죽이는 마지막 투우사를 '마타도르'라 불렀는데
그 말에서 파생된 것이다. 오늘날은 상대방 진영을 초토화시키기 위해 거짓을 진실인양 꾸민 흑색선전을 말한다. 막수유와 같다.
막수유가 판치는 세상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상이다. 심지어 상대방을 파멸시키기 위해서라면 함정도 서슴없이 판다. 막수유(莫須有)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법(法)은 그냥 가벼울 뿐이고 치장에 불과해 '거미줄'같은 것이다.
거미줄 법망은 돈이나 권력처럼 힘이 있는 놈들에게는 아무런 소용도 없지만 힘없는 백성들로서는 빠져나갈 수없는 함정이다.
막수유 정치판이 횡횡하는 정치판 세상에서 활동하는 공무원들은 '보봐리 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플로베르가 묘사했었던 공무원 관료를 닮아간다. 플로베르의 머릿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 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면 통상 9가지 특징을 갖게 되는데, 뭘까?
첫째, 황소의 배 흉내를 내는 개구리처럼 실력 이상으로 자신을 과신하고,
둘째, 윗사람에게 비굴하고 아랫사람에게는 오만하며,
셋째, 자신은 일반 사람과는 다르다는 선민의식(選民意識)이 넘쳐나고,
넷째, 야누스처럼 두 개의 얼굴로 아주 표리부동(表裏不同) 할 뿐 아니라,
다섯째, 어렵고 하찮은 일은 가능한 법규나 조직 핑계로 책임을 피하고,
여섯째, 날이 갈수록 왜소해져 나뭇잎만 보고 나무 밑동 볼 줄 모르며,
일곱째, 주어진 책임은 위나 밑으로 미루는 식의 책임 불감증이 심하고,
여덟 번째, 아부와 승진은 정비례를 한다고 굳게 믿고 있고,
아홉 번째,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보다는 윗사람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이 압도적인 사람들이다.
거의 150년 전 사람의 생각이 지금과 뭐 그리 달라졌는지 모를 일이다.
The idea exists only by virtue of its form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가 면밀히 관찰해서 쓴 것이니, 공감 가는 점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상당수의 공무원들은 최일선에서 묵묵히 자기 일들을 성실히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플로베르가 특징한 이런 관리들이 대를 물려가며 책상물림을 하는 관료사회에서는 최순실 사건 같은 국정 농단 역시 대를 이어 발생하기 마련이고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가 마치 법전처럼 대를 이을 것이 분명하다.
1978년 맥도널드 햄버거가 최대의 위기를 맞는 사건이 벌어졌다. 갑자기 '맥도널드 햄버거는 지렁이 고기로 햄버거를 만든다'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누구인가가 퍼뜨리기 시작한 '막수유'요, '마타도어'였다.
아마도 최초에는 햄버거용 고기를 만드는 고기 분쇄기에서 나오는 분쇄육이 압착기 내에서 뽑아져 나올 때 지렁이 면발처럼 뽑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엉뚱한 추측을 한 데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타격은 너무 컸다. 매출이 급감했고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이때 맥도널드 본사는 두 가지 대응전략을 검토했다.
첫번째는, 다른 고급 레스토랑들도 지렁이 고기를 쓴다는 식의 '맞불작전'과, 두번째는 햄버거 대신 밀크셰이크나 감자튀김 같은 다른 톡톡 튀는 대응 음식의 홍보에 집중하는 방법이었다.
맥도널드는 맞불작전을 포기하고 두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옳은 선택이었다. 맥도널드는 그렇게 회생했다. 잘못된 선택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믿은 결과였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항상 옳은 것이 이긴다'라는 원칙을 본인도
실천하고 후대에도 남길 수 있는 그런 인물이었으면 좋겠다.
▶️ 莫(없을 막, 저물 모, 덮을 멱)은 ❶회의문자로 暮(모)와 동자(同字)이다. 삼림(森林) 혹은 초원(草原)에 해가 지는 모양을 나타내고 해질녘의 뜻이다. 나중에 음(音) 빌어 없다, 말다의 뜻(無, 毋)으로 전용(專用)되고 해질녘의 뜻으로는 暮(모)자를 만들었다. ❷회의문자로 莫자는 '없다'나 '저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莫자는 茻(잡풀 우거질 망)자와 日(해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莫자를 보면 풀숲 사이로 해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날이 저물었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해서에서는 아래에 있던 艹(풀 초)자가 大(큰 대)자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莫자가 되었다. 그러니 莫자에 쓰인 大자는 艹자가 잘못 바뀐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莫자는 이렇게 날이 저물은 것을 표현한 글자지만 지금은 주로 '없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해가 사라졌다는 뜻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다시 日자를 더한 暮(저물 모)자가 '저물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莫(막, 모, 멱)은 ①없다 ②말다, ~하지 말라 ③불가하다 ④꾀하다(=謨) ⑤편안하다, 안정되다 ⑥조용하다 ⑦드넓다 ⑧아득하다 ⑨막(=膜) ⑩장막(帳幕)(=幕) 그리고 ⓐ저물다(모) ⓑ날이 어둡다(모) ⓒ나물(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 이것을 양념하여 무친 음식)(모) 그리고 ⓓ덮다(멱) ⓔ봉하다(열지 못하게 꼭 붙이거나 싸서 막다)(멱)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힘이 더 할 수 없이 셈을 막강(莫强), 매우 중요함을 막중(莫重),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또는 막약(莫若), 벗으로서 뜻이 맞아 허물없이 친함을 막역(莫逆), 매우 심함이나 더할 나위 없음을 막심(莫甚), 매우 심함을 막급(莫及), 가장 좋음을 막상(莫上), 아닌게 아니라를 막비(莫非), 깊은 밤이나 이슥한 밤을 막야(莫夜), 몹시 엄함을 막엄(莫嚴), 말을 그만둠이나 하던 일을 그만둠을 막설(莫說), 더할 수 없이 매우 강함을 막강(莫強), 황폐하여 쓸쓸함을 삭막(索莫), 고요하고 쓸쓸함을 적막(適莫), 도무지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막무가내(莫無可奈),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스르는 일이 없는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친밀한 벗을 일컫는 말을 막역지우(莫逆之友), 어느 것이 위고 아래인지 분간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막상막하(莫上莫下), 도무지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막가내하(莫可奈何), 막역한 벗의 사이를 일컫는 말을 막역지간(莫逆之間), 동서를 분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리를 모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을 막지동서(莫知東西), 자식을 가르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음을 일컫는 말을 막여교자(莫如敎子), 어느 누구도 감히 어찌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막감수하(莫敢誰何), 모든 것이 다 운수에 달려 있음을 이르는 말을 막비명야(莫非命也), 인적이 없어 적막하도록 깊고 높은 산을 일컫는 말을 막막궁산(莫莫窮山), 두려워서 할 말을 감히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막감개구(莫敢開口), 더할 수 없이 매우 강한 나라를 일컫는 말을 막강지국(莫強之國), 감동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막불감동(莫不感動), 아주 허물없는 사귐을 일컫는 말을 막역지교(莫逆之交), 더할 나위 없이 아주 중요한 곳을 이르는 말을 막중지지(莫重之地), 피할 곳 없는 도적을 쫓지 말라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적을 모질게 다루면 해를 입기 쉬우니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라는 말을 궁구막추(窮寇莫追),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가는 사람은 붙잡지 말라는 말을 거자막추(去者莫追), 남의 활을 당겨 쏘지 말라는 뜻으로 무익한 일은 하지 말라는 말 또는 자기가 닦은 것을 지켜 딴 데 마음 쓰지 말 것을 이르는 말을 타궁막만(他弓莫輓),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는 뜻으로 일이 그릇된 뒤에는 후회하여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비유한 말을 서제막급(噬臍莫及),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이나 일이 잘못된 뒤라 아무리 뉘우쳐도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후회막급(後悔莫及) 등에 쓰인다.
▶️ 須(모름지기 수/수염 수)는 ❶회의문자로 湏(수)는 통자(通字), 须(수)는 간자(簡字), 鬚(수)는 동자(同字)이다. 머리 혈(頁; 머리)部와 彡(삼;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의 합자(合字)이다. 얼굴에 있는 털의 장식(裝飾)으로, 턱수염을 뜻한다. 쓰다의 뜻으로 쓰는 것은 需(수)의 차용(借用)이다. ❷회의문자로 須자는 '모름지기'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須자는 頁(머리 혈)자와 彡(터럭 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須자는 본래 '수염'을 뜻했던 글자였다. 須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수염이 난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고대 중국에서 수염은 남성의 상징이면서도 성인의 증표였다. 그래서 수염이 자라기 시작하면 누구나 당연하게 수염을 기르려 했다. 須자가 '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후에 '모름지기'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갖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남자가 수염을 기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須(수)는 ①모름지기(사리를 따져 보건대 마땅히) ②틀림없이 ③결국(結局) ④마침내 ⑤드디어 ⑥반드시 ⑦잠깐 ⑧본래 ⑨원래 ⑩수염 ⑪마땅히 ~해야 한다 ⑫반드시 ~하여야 한다 ⑬필요하다 ⑭기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꼭 소용되는 바가 있음을 수요(須要), 천한 여자를 수녀(須女), 마땅히 알아야 함을 수지(須知), 논병아리를 수라(須蠃), 입직한 벼슬아치가 긴급한 일이 생겼을 때에 잠시 동료와 입직을 바꾸는 일을 수자(須資), 꼭 필요로 함 또는 없어서는 아니됨을 필수(必須), 반드시 필요한 것을 요수(要須), 수염을 쓰다듬음을 날수(捋須), 상어의 수염을 어수(魚須), 관청이나 공공단체의 비용을 공수(公須), 비첩을 달리 이르는 말을 여수(餘須), 꼭 필요로 하는 모양이나 없어서는 아니 되는 모양을 필수적(必須的), 반드시 배워야하는 교과 또는 학과를 필수과(必須科), 만기가 됨을 기다리지 아니함을 불수만(不須滿), 여러 말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불수다언(不須多言),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수레에 실을 만큼의 책을 읽으라는 말을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아우에게 비록 허물이 있더라도 모름지기 큰소리로 꾸짖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제수유과수물성책(弟雖有過須勿聲責)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의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뜻으로 변명할 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구무언(有口無言), 있는지 없는지 흐리멍덩한 모양이나 흐지부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야무야(有耶無耶),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천지간에 있는 모든 물체를 일컫는 말을 유상무상(有象無象),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명무실(有名無實),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다리가 있는 서재라는 뜻으로 박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서주(有脚書廚), 만물은 조물주가 만드는 것이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유생불생(有生不生),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유지경성(有志竟成),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시작할 때부터 끝을 맺을 때까지 변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시유종(有始有終), 무슨 일이든 운수가 있어야 됨을 이르는 말을 유수존언(有數存焉),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있으나 마나 함을 이르는 말을 유불여무(有不如無), 말하면 실지로 행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함 또는 각별히 말을 내 세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유언실행(有言實行), 끝을 잘 맺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유종지미(有終之美), 입은 있으되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정이 거북하거나 따분하여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유구불언(有口不言), 행동이나 사물에 처음과 끝이 분명함 또는 앞뒤의 조리가 맞음을 일컫는 말을 유두유미(有頭有尾),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 융통함을 이르는 말을 유무상통(有無相通), 장차 큰 일을 할 수 있는 재능 또는 그 사람을 일컫는 말을 유위지재(有爲之才), 끝까지 일을 잘 처리하여 일의 결과가 훌륭함을 이르는 말을 유종완미(有終完美),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대로 있지 않고 인연에 의하여 변해 가는 것이라는 말로 세상사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유위전변(有爲轉變), 가기에 잎을 더한다는 뜻으로 이야기에 꼬리와 지느러미를 달아서 일부러 과장함을 이르는 말을 유지첨엽(有枝添葉),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뜻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이 개방되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교무류(有敎無類)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