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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운 영 紫雲英
#.76(完)
아내의 부음(訃音)을 듣고 머나먼 길을 달려온 군의대부는, 도착하자마자 아들의 장례를 치러야만 했다. 그 엄숙하고도 비통한 시간 속에서 제 모든 혈육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그는 눈물을 흘리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장례가 치러진 삼 일 이후 그는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며, 아들을 죽음으로 내몬 황제에게 다녀오겠다는 인사로 다시금 예를 표해야 했고, 올 때와 같은 모습으로 말에 올라야 했다. 돌아가는 그의 허리춤에는 자신의 것 대신, 제 아들이 분신처럼 지녔던 검이 있을 뿐이었다.
곤융청에서 그와 많은 시간을 동고동락했던 동기들과, 그를 사부로 여기던 -지금은 다 자란- 어린 수련생들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그를 애도하고 추모하는 사람들이 많았어도, 그의 마지막이 너무나 비참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누구도 소리 내어 울지 못했다. 그는 떠났다. 그를 가장 신임했었던 황제의 조문도, 그와 친 형제 만큼이나 두터웠던 주환의 배웅도, 또 그가 가장 사랑했던 한 여인의 인사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그렇게 그의 이름 앞에는 이미 가고 없는 옛 사람이라는 뜻의 고인(故人)이라는 칭호가 붙게 되었다.
//자운영 紫雲英//
“저도 수 놓는 걸 배웠어요. 아직 잘 하진 못하지만..”
“........”
“나중에, 좀 더 잘하게 되면, 제게도 자운영 수놓는 법 가르쳐 주세요.”
생글생글 웃으며 운영을 향해 말하는 이소를 보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빨리 몸이 나아질 수 있도록 총관은 멀리 조용한 곳으로 잠시 떠났다는 말을 그대로 믿은 것일까. 예전만큼이나 밝아진 이소의 모습에 홍은 더욱 목이 멘다. 그런 이소를 보는 운영의 얼굴엔 제 아픔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황제 폐하 납시오.”
시종장의 목소리가 부영궁을 울리고, 곧 운영의 방으로 천우가 들어선다. 쪼르르 달려가 인사하는 이소를 그가 번쩍 안아 올렸다. 누가 보아도 어김없는 부녀지간의 다정한 모습이었다. 운영은 그 모습으로부터 시선을 피했다.
“예서 놀고 있었구나.”
“예, 폐하.”
애정 어린 표정의 천우는 문득 이소의 얼굴을 본다.
“어찌하여 아바마마라 하지 않느냐.”
그의 질문에 이소는 수줍은 듯,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천우는 작은 이소를 고쳐 안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다시금 말했다.
“돌아가 재이와 함께 수학할 시간이 되지 않았느냐.”
그의 말은 이소를 돌려보내기 위함이었다. 순순히 그의 말을 따른 이소가, 다음에 다시 들르겠다는 인사를 끝으로 방을 나선다. 등을 돌려 걸음을 떼는 작은 소녀의 입이 앙 다물어진 채로 온 힘을 다해 눈물을 참고 있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
시중들던 홍마저 밖으로 내보내지고 방 안은 오로지 천우와 운영, 두 사람만이 남았다. 운영은 여전히 입을 열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도 그녀는 황제를 앞에 두고 고개를 돌린 채 창밖에 매어둔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아직도 나를 원망하느냐.”
천천히 고개 돌려진 그녀의 얼굴이 천우를 향했다. 그러나 그 눈동자에는 단 하나의 감정조차 담겨있지 않았다. 미워하는 것도, 원망하는 것도. 그 어떤 느낌도 담겨있지 않은 무의미한 눈빛에, 천우는 그녀가 끌어안아야 했을 공포와 충격이 얼마쯤 전해지는 것 같아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너를 위해 모든 걸 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되려 그녀의 모든 것을 앗아간 셈이 되었다는 것을, 결코 인정할 수는 없었다. 자신의 선택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하늘이 선택해 태어난 제 운명을 그 누구도 간섭하거나 비틀리게 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런 저를 배신하고 등을 돌린 죄인을 처단한 것뿐이었다. 단지, 그 뿐이었다.
그러나 제 앞에서 행복하게 웃던 운영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 줄 수 있었고, 또 운영에겐 그걸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주면 주는 대로 받으며 웃음 짓던 얼굴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저 흐릿한 두 눈으로 아무 것도 말하고 있지 않았다.
처음 그 황홀한 몸짓을 보았던 날을 기억한다. 눈을 뗄 수도 없는 짙은 매력을 흩뿌리며 먼저 다가왔던 것은 운영이었다.
“황제의 후궁이었던 네가 다른 이를 마음에 품었고,”
“.........”
“나는 이렇게 다시 너를 용서했다..”
그걸로도 안되겠냐는 듯이, 천우가 운영을 향해 애처로이 물었다. 거부할 수 없고, 거부해서도 안 되는 ‘후궁’이라는 처지의 한 여인에게 천우는 진심을 내어주듯이 묻고 있었지만 여전히 운영의 입은 굳게 닫힌 채였다.
“너를 용서하고 살려둔 것은, 그가 원했기 때문이었다.”
거짓말. 운영을 살려둔 것은 스스로가 그녀를 놓아주지 못해서였다.
“그의 마지막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운영마저 잃어버리고 조각나게 될 제 자존심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그것이 너 스스로를 이렇게 구속하게 만들었다면, 이젠 그만 두거라.”
“.........”
“나를 원망하여 그 마음이 풀리겠다면..”
차마 말을 다 맺지 못하고 천우는 돌아선다. 대답을 바랄 수도 없는 안타까운 걸음이 서서히 부영궁을 등지고 있었다.
차라리 그와 함께 나란히 세상을 등지는 것이 네겐 더 나은 처사였을까. 그러나 너의 시신을 불태우라 명하는 것이 내겐 너무도 힘든 일이 될 것임을.. 아직도 모르겠느냐. 나는, 지금도, 네 화사한 웃음이 그리운데. 그가 떠나고 없는 지금까지도 그리 마음을 닫아버릴 정도로.. 어찌하여 내게만 그리도 잔인할 수가 있느냐.. 너를 위해 자존심을 버릴 수도 있었던 나인데...
잠시 멈춰 세운 걸음은, 슬퍼서가 아니었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 천우가 그곳 어디선가 저를 내려다보고 있을 태율에게 묻는다. 방법을, 알려달라고.
감은 그의 눈에서, 외로운 눈물 한 줄기가 흘러내린다.
//자운영 紫雲英//
“어딜 다녀가는 모양이구나.”
“윤비마마.”
홍이 서연과 가볍게 인사한다.
“귀인마마께선 아직도 그만하신 모양이지.”
“늘, 그렇지요.”
“드시는 것은 좀 어떠하느냐.”
“전처럼 상을 아예 물리시거나 하지는 않으십니다.”
“지금 부영궁에 계시느냐?”
“예.”
홍의 답에 서연이 함께 걸음을 옮긴다. 얼굴이라도 자주 비추고 사람들과 많이 부딪치다보면 자연히 잃었던 말수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병이라는 것. 그리고 그 이유였던 한 사람에 대한 상처를 제가 온전히 다 이해하진 못해도, 곁에 누군가 함께 있어준다면 보탬이 되리라 생각했다.
“오늘은 황녀께서도 다녀가셨다 들었는데.”
“예. 요즘은 황후마마께서 배려해주신 덕분에 부영궁에 거의 매일 오시다시피 하십니다.”
“다행한 일이야. 헌데 그 분의 일에 관해서는..”
“공주님께선, 아직 모르시는 눈치입니다.”
“언젠가는 사실을 알게 되실텐데.”
그 작은 마음이 상처받게 될까봐, 서연 자신조차 이리도 걱정이 되는데 하물며 생모인 그녀야 오죽할까. 이소는 고사하고 지금 제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하고 있는 그녀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두 사람이 부영궁 운영의 방 앞에 도착했을 때, 궁 안은 어쩐지 너무도 고요했다. 홍이 방안을 향해 윤비가 왔음을 고해보지만 역시 답은 없다.
“들어가 보셔요.”
익숙한 일이라는 듯, 홍이 문을 열어주자 서연이 천천히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녀는 들어간 지 채 얼마 지나지도 않아 다시 나와서 돌아서는 홍을 불러 세웠다.
“마마께서 계시지 않는구나.”
“예? 그럴 리가요.”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겠다는 듯 홍이 다시 문을 열어젖히고, 잰걸음으로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탁상 가까이의 창문은 여전히 열린 채인데, 홀연히 사라진 듯 운영만이 존재하지 않았다.
//자운영 紫雲英//
황후궁의 아름다운 정원, 어느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아래 소해가 서 있었다. 고즈넉한 풍경 속에 담긴 소해의 모습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외로움을 담고 있기에 처연하다. 모아 쥔 소해의 양 손에는 제가 기르는 새가 담겨있다.
“오래 되었구나.”
새를 향해, 애정 어린 시선을 두고 말한다. 이 높은 나무의 둥지에서 떨어져 부러진 날개로 바동거리던 아기 새였는데, 이리도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왔다니.
“황후마마.”
때마침 심부름을 보냈던 궁인이 다가와 그녀를 부른다. 소해가 천천히 뒤돌아서자 궁인이 고한다. 폐하께서는 황제궁에 계시지 않았다고. 어딜 가셨느냐고 묻자 다시 답한다. 부영궁에 가겠다 하셨다고. 알았다는 그녀의 대답에 궁인은 자리를 피하고, 너른 정원은 다시 소해만의 공간이 된다. 깊은 고요 속. 손바닥 위의 작은 새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슬픈 미소를 짓는 소해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린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알 수 있을까. 지금 제각기의 가슴 속에 자리한 상처들을 ‘슬픔’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할 수는 있어도 모두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이유를.
그 일이 있은 후, 제 지아비 역시 슬픔을 끌어안게 되었다. 단 한 사람에게 죽음을 내렸지만 최후에는 결국 두 사람을 잃게 될 것이란 것을, 천우는 정말 몰랐을까. 이제와 이렇게 아파할 거였으면서. 죽어서도 한 여인의 마음을 모두 가진 그로인해 상처받을 자존심이었으면서. 가지지 못할 마음일지언정, 차라리 다른 이를 향해 웃는 모습이라도 곁에 두라 할 것을..
“무엇이든 억지로 손에 넣으려는 것은 힘든 일 일테지?”
사랑하는 그가 다른 여인의 마음을 얻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듯이, 그의 마음이 돌아오지 않아 아파해야 하는 자신 역시. 제게로 돌려놓으려던 그의 마음이 제 힘으로는 어찌 해도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오랜 기다림. 그리고 그 전에 미련처럼 쌓여있는 마음을 멀리멀리 날려 보내는 일. 이 부질없는 욕심들을 다 버리고 후련해질 수 있도록.
“멀리 가거라. 다시 누군가의 눈에 뜨이지 않을 곳으로.”
양 손을 활짝 열어 하늘을 향해 높이 띄워 보낸다. 새장 안에서 곱게 길들여진 연약한 날개를 퍼득이며, 새는 몇 번의 날갯짓 끝에 소해에게서 멀지 않은 작은 나뭇가지 위에 앉았다. 여전히 저를 내려다보는 새를 향해 소해는 손을 젓는다. 어서 가라고. 미련 두지 말고 훨훨 날아가라고.
그리고 먼저 뒤돌아선다. 정원을 가로질러 황후궁을 향하며 소해는 감정을 억누르듯 다문 입술을 누른다. 저 멀리 저를 발견하고 허리를 굽히는 몇몇 궁인들에게 늘 그랬듯 한결같은 미소로 답한다.
//자운영 紫雲英//
심장이 터져도 좋을 만큼, 숨이 버거울 정도로 저를 몰아세우듯 내달려 이곳까지 왔다. 턱 밑까지 차오른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운영은 전나무 숲의 잔디밭 한 가운데서 조금씩 걸음을 늦춘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터뜨린다. 꾹꾹 누르고 눌러 참아온, 감춰 두었던 서러움을 아낌없이 토해냈다.
“헉.... 헉... 흐읍... 흐윽.. 흑.....”
한 손으로 심장 근처를 움켜 쥐어본다. 어째서 아직도 멀쩡하게 뛰고 있는건지. 늘 저리기만 한 마음 한켠이, 이렇게라도 억지로 괴롭히면 차라리 덜 아프도록 무뎌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픔은 조금도 멎지 않았다. 무릎을 꿇고 양 손을 땅에 짚은 채 그렇게 가쁜 숨과 울음을 함께 내뱉는다. 조금씩 몸을 낮추어 아이처럼 땅에 몸을 기댄다. 등을 대고 미련 없이 눕자, 새파란 하늘이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보고... 계신 거죠....”
볼 수 없는 것이라면, 적어도 음성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어느 것 하나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그저 청명히 푸르기만 한 하늘이 원망스럽다. 끊임없이, 끊임없이,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봄처럼 따뜻한 분이었다. 그렇게 늘 나를 품어 언제든 화사하게 피어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제게 주던 분이었다. 그 분의 애정을 받고 자라난 마음이 이토록 키가 커졌다는 것을 스스로도 모르고 있었다. 다시 누군가를 그렇게 미칠 듯한 마음으로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은 영원토록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만물과도 바꿀 수 없는 그 분의 마음 하나를 얻은 것으로 족했다. 그저 그 사람 하나만을 욕심냈을 뿐이었다. 다른 무엇도 아닌, 그 한 사람만이 필요했을 뿐이었는데...
후회는 그를 향한 죄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가 떠난 뒤 처음으로 후회라는 것을 했다. 처음 교방에서 그가 제 비명소리를 듣지 못했더라면. 그 날 전나무 숲에 쓰러져 있던 그를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제가 경연 도중에 큰 실수라도 저질러 꼴사납게 넘어지기라도 했더라면. 제 발목에 손수건을 묶어주던 그의 손길을 매정하게 뿌리쳤더라면. 그의 다정한 입맞춤에 눈 감아버리지 않았었더라면.. 그랬다면 적어도 그가 지금 살아 숨 쉬고 있지 않았을까..
그의 사랑은 나를 살리고, 나의 사랑은 그를 죽였다.
아마도 자신은 스스로 끌어안은 그 한 마디를 평생 내려놓지 못하고 살게 되리라. 그를 잃은 삶이 버겁다고 느껴져도, 그의 희생과 맞바꾼 제 생이기에 결코 원망할 수 없으리라. 혼자두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비록 먼저 떠나갔어도.. 영원을 맹세하던 사랑 앞에 저만 홀로 남겨두고 가버렸어도..
차라리 하늘을 볼 수 없게 비라도 내려주었으면.. 그래서 초라한 제 모습도, 자격 없는 이 눈물도 다 감춰주었으면.
하늘을 향하던 시선은, 못내 제 마음속의 죄책을 이기지 못한 채 피하게 되고 만다. 고개를 모로 돌린 채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감은 눈 사이로도 여전히 눈물은 흐르지만 조금도 슬픔은 줄어들지 않는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 제 눈물을 닦아주는 누군가의 손길인 양 부드럽고 따스한.
조금씩 감았던 눈꺼풀을 열자, 저 멀리에 흐릿하게 자줏빛 꽃무리가 흐드러져 있다. 손에 잡힐 듯 아스라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 행복했던 색감을 향해서 운영이 아련히 손을 뻗어본다.
...
보고, 계신 거죠.
전 아직도 이렇게 철이 없고, 아직도 이렇게나 눈물이 많고.. 여전히 당신을 그리워해요.
보내줄 수 없어, 아직까지 붙잡은 채 놓지 못하는 저를 용서하세요.
항상 지켜보고 있겠다던 말, 그 약속 때문에 슬퍼도 울지 못하고 늘 삼켜왔던 서러움들,
이 자리에 내려놓고 조금만 울고 갈테니 오늘만 허락하세요.
제게 건네던 당신의 말을 떠올릴 때마다 늘 목이 메이는 걸 알고 있나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우리가 함께했던 모든 시간들, 눈 뜨는 아침마다 늘 어제 일처럼 선명하기만 한데
이렇게 당신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아플 뿐이예요.
편하게 보내려고 준비했던 시간들 동안 단 한 순간도 당신을 놓지 못해서, 아직도 마음은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부탁해요..
나는 당신을 놓을 수 없으니, 대신 먼저 돌아서는 것을 허락할게요.
제 안에 남은 마음 한 줌도 남기지 말고 모두 가져가세요.
당신에겐 아직은 낯설고 버거울 그 곳이 외롭거나 힘들지 않도록..
보내야 하는 이 마음이,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란 걸 부디 잊지 말아주세요.
홀로 끌어안은 슬픔이 너무도 커서 감당하기 어려워도, 후회는 하지 않아요.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언젠가 우리의 추억도 빛바랜 낙엽들처럼 흔적 없이 묻어져 사라지겠지만
살아있는 한, 가슴 속을 가득 메운 기억들을 절대 잊지 않고 있다가
훗날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날 고스란히 그 손에 전해드릴 수 있도록 간직하고 있을게요.
그저 스치고 말 수도 있었을 순간,
제가 당신을 만나고 당신이 저를 뒤돌아 볼 수 있도록 이 운명을 허락해 준 하늘에 늘 감사하며..
당신의 마지막이 저였듯이, 나의 마지막 역시 당신이기를.
이제 이 세상에 누구도 당신만큼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없다는 것, 그 조차 행운이라 여기며.
사랑합니다.
맨 처음 그 날부터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자 운 영 紫雲英 -完-
헤어질 수 없지만 헤어져야만 했던 그들의 지난날을 회상하며...
2009. 1. ~ 2009. 6.
#written by. Irene
※ Irene입니다.
저의 연재물 가운데 가장 아픈 끝맺음이네요. 이런 완결을 쓰는 것이 처음인지라 많이 미숙하고 어설픈 태가 납니다. 언제나 제 마음속의 주인공이었던 ‘태율’. 그를 포함한 네 명의 중심인물이 각자의 방식으로 전하고자 했었던 ‘관대한 사랑’-자운영의 꽃말-의 의미가 지금 독자님들의 가슴에 잘 스며있기를 바래봅니다.
스스로도 신기하다 생각될 정도로 즐겁게 써내려온 작품입니다. 또한 제가 너무도 좋아해서 시작한 글 쓰는 일이, 하면 할수록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많은 고민들과 인고의 시간 끝에 막을 내리는 2009년 여름의 자운영, 오래도록 기억해주시길 감히 부탁드려봅니다.
여는 글로 시작했으니 닫는 글로 마무리 지어야겠지요. 내일 마지막으로 뵙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첫댓글 해피가아니네요ㅜ 그래두 재밌었어요~ 자운영 매일매일 기다리며 봤답니닼ㅋㅋㅋㅋㅋ 수고하셨습니다~~
푸히힝히 님★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모자란, 그리고 부족한 글이었지만 오래 기억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아 결말이 이렇게 슬플 줄이야ㅜ 좋은 소설 감사했습니다..
Chester 님★ 어쩐지 저도 먹먹한 기분이네요. 그동안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별이빛나는만큼... 님★ 왜인지 저는 가엽다는 말조차 가상의 인물이었던 태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미련할 정도로 올곧은 남자죠. 아마도 그의 사랑하는 방식이 별이님과 많이 달라서 별이님을 슬프게도, 안타깝게도 만드는 모양입니다. 긴 시간, 조금은 방황했었던 글인 탓에 지금은 달리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러네요.. 모두 슬프고 아프네요....
헤르티아 님★ 지금의 마지막에 그의 선택이 있었다는 점에서, 슬픔에만 머물러있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물론 이해하시리라 믿어요. 그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수고하셨어요~~처음보는 순간부터 넘 잼있었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기다리면서 봤는데...ㅠ.ㅠ이제 끝이라니...정말 슬프네요 아마 이 소설 잊지 못할거 같네요~~~끝나는 순간에도 눈물이....암튼 너무 수고하셨어요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문려화 님★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었을텐데.. 하고 돌이켜보게 되네요.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완결이 났네요... 천우가 운영을 마음에 둔 순간부터, 태율이 운영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 순간부터, 태율에겐 새드엔딩이 될거란걸 어쩌면 알고 있었는데... 어쩐지 저는 마음속에서 저만의 해피엔딩을 그려보게 되네요.. 저도 작가님과 마찬가지로 태율을 마음속의 주인공으로 삼고 글을 읽어내려가서 그런지 결말이 슬프고 먹먹해요. 작가님의 멋진 소설이 또하나 탄생했군요! 완결 축하드립니다. 다음 소설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내일은 자운영 에필로그인가요?^^;;
dmddmd 님★ dmddmd 님만의 해피엔딩 안에선 모두가 티끌하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완결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태율과 운영의 이미지 그려달라고 하셨던 꼬릿말, 기억하고 있어요. ‘이연’ 때의 삽화도 제가 그린 게 아니라는 말씀 드렸었는데 잊어버리신 모양이예요. 맘 같아선 얼마든지 그려드리고 싶습니다만, 글재주의 반만큼도 손재주가 없는 탓에 죄송하네요. 다음 ‘닫는글’은 에필로그란 근사한 이름을 붙이기엔 조금 모자랄지도 모르겠어요. 그간 감사했습니다^^
슬프네요 ㅠㅠ 천우가 마음을 조금만 다르게 먹었어도 모두 행복했을거같다는 생각도 들면서 천우도 안쓰럽구요..ㅜㅜ 안타까운슬픈 결말이었지만 보는내내 즐겁고 애틋한 이야기었네요 다음 소설도 기대하고 있을꼐요 수고하셨어요~
까불지마ㅋ 님★ 즐겁게 지켜봐주셨다는 말씀만으로도 위안이 됩니다. 다음 작품으로 다시 뵐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그동안 감사했어요^^
벌써 길고 긴 여정이 끝이 났네요. 사극물을 연재로 보았던 것은 자운영이 처음이였던 같아요. 그 외에는 다 완결이 났을 때 그 때부터 읽었던 것 같은데요ㅎㅎ 그만큼 매일 기다리던 자운영이 이제는 끝이라니- 왠지 섭섭한 기분이 드네요;; 어제 완결을 올리셨으니 닫는글은 오늘 올라오겠네요. 닫는글에서 뵙겠습니다~
유리별미곰 님★ 주셨던 애정만큼 좋은 글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늘 해도해도 노력은 부족한 것 같고 그로인한 부담도 많았지만, 한 편 한 편 달아주셨던 꼬릿말로 힘을 내곤 했답니다. 지켜봐주셔서 감사했어요^^
아...언제나 새드엔딩을 반기는 편은 아닌데 자운영의 엔딩은 더 가슴이 뭉클하고 먹먹하네요... 그래도 그만큼 더 기억에 남을거라 믿습니다. Irene님 또 하나의 멋진 소설을 완성하신걸 축하드립니다~돌아오실때까지 기다릴게요^^
Tiare★ 님★ 기다려 주신다는 말씀에 울컥 했네요:) 자기만족으로 시작했던 글 작업에 점점 기분좋은 무게가 실리는 것 같아요. 그저 슬프기만 한 글이 아니라 여운이 남는 글이 되길 바랐는데,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동시에 안은 기분입니다. 다음 작품에서 다시 뵐 수 있기를 저도 기다릴게요. 또 한 번의 완결, 마지막까지 같이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어요^^
아ㅜ.ㅜ 너무슬펐어요 ㅠㅠ 작가님 수고하셨습니다!ㅋㅋ
곰돌이조로 님★ 자운영 오래오래 기억해주세요. 마지막까지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정말 마음이 먹먹해져옵니다. 아련하기도 하고요ㅠㅠㅠ작가님 정말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자운영이 끝나서 이젠 뭘 봐야할지 고민되네요...ㅜㅠ정말 정말 가슴속에 남을 최고의 소설일것같아요.
이뿐에오스 님★ 완결을 내고 나니 뭘 해야할지 저도 조금은 헛헛한 기분이 들어요. 많이 읽고, 많이 써 본 뒤에 더 좋은 글로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하하 완결도모르고 위에 번회부터 읽고왓다는...작가님 고생하셨습니다!!재떄에 못읽고 그래서 좀 아쉽지만 그래도 자운영의 꽃말처럼 관대한사랑은 운영을 비롯한 율과 천우를 비롯해서 하는말인가봅니다 고생하셨어요^^
ㄴㅏ는찡ㅋㅋ 님★ 바쁘신데도 짬짬이 들러서 흔적 남겨주시고, 늘 응원의 말씀 보태주시는 것도 잊지 않으셨었죠. 힘내라고 응원해주셨던 말씀들 고스란히 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오랜 시간 제 글에 '관대한 사랑'을 보내주시는 ㄴㅏ는찡ㅋㅋ 님의 애정 잊지 않고서, 다음엔 부끄럽지 않은 작품으로 다시 뵐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그간 감사했어요^^
어제, 오늘 들여서 자운영과 이연을 모두 읽고 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멋진 글을 쓰시는 분을 뵈서 저까지 기분이 좋네요 ^^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완결,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