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일요일(42km, 112km)
<인제 내린천 마라톤 대회 참가 후기>
신이내린 계곡~~인제 내린천~~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그 곳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려서 참가를 하였다. 인제 시내의 잔디구장에서
출발하여 내린 천을 따라 합강정, 산수야, 원대 수변공원을 지나
기린면 북리 굴다리에서 반환해 오는 코스이다.
아침 6시 30분 화도휴게소에서 대장군님, 기관차님, 치타님과 치타님의
차를 이용하여 인제로 이동을 하였다. 경춘가도를 시원스럽게 달려
춘천에 도착하여 중앙고속도로를 이용 홍천으로 간 뒤, 최근에 새롭게
단장된 홍천~~인제 고속화 도로를 달려 인제 잔디구장에 도착하니
출발 시간 1시간 전인 8시 30분이다.
한적한 강원도의 산속에 자리 잡은 인제 시내. 마음마저 여유로운
느낌이 든다. 참가자 역시 그리 많아 보이지가 않는다. 전체 참가자가
대략 500여명 정도 될 것 같고 풀코스 참가자는 약 150명 정도로 아주
적은 숫자이다.
9시 쯤, 조금 늦게 도착한 산성님과 애호박님, 알핀로제님, 검프님을
만나고 9시 20분쯤 출발선으로 이동을 하였다. 날씨는 꽤 쌀쌀했다.
서울과는 5도 이상의 기온차가 날 듯 싶다. 참가자들이 모두 추워서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정각 9시 30분에 출발을 했다. 출발하자마자 10여명의 고수들이 재
빠르게 달려 나간다. 10등까지 시상인데, 대략 12~3명 정도가 2시간
30~40분대, 또는 50분 초반 대 주자들이다.
그 들이 빠르게 달려 나가고 그 뒤로 몇 몇 주자들이 뒤따라 달린다.
처음 달리는 코스라 코스의 지형을 잘 몰라 천천히 달리려 했으나
어찌 하다 보니 내 의지와 달리 빠르게 달리게 되었다. 그렇게
500미터를 달리고 나니 호흡이 가빠져서 속도를 늦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늘 목표기록은 3시간 10분 이내, 레이스가 원활하게 유지된다면
3시간 7분이내도 욕심을 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일요일
하남대회 이후 주중에 열심히 훈련을 했기에 그 훈련의 효과만 발휘
된다면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인제 사거리를 지날 때까지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었다. 2km도 채
달리지 않았는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종아리와 허벅지가 묵직하고
몸 상태도 무겁게 느껴졌다. 좋아지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달리기
를 이어갔다.
5km를 통과하면서 시간을 보니 22분 02초다. 시간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주 주중의
훈련의 피로가 회복되지 않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를 늦추었다.
속도를 늦추어도 힘들긴 마찬가지였다.
10km도 못 왔는데 35km 지점에서 느껴지는 그런 피로가 느껴졌다.
완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앞 주자들과는
멀어지고 뒤 주자들과도 멀어진 상태에서 혼자 달리기를 이어갔다.
약간의 오르막이 반복이 되었지만 그렇게 힘든 코스는 아니라고 여겨
지는데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빠르게 달리는
것도 아닌데~~ 페이스는 이미 4분 45초 정도로 느려진 상태다.
이렇게 달리다간 20분 안에는 커녕 30분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계속 달려가니~~ 이게 훈련인지~~대회인지~~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대회의 긴장된 느낌이 나지 않았다.
경치는 정말 아름다웠다. 달리는 길옆으로 내린 천이 흐르고 시원한 물살
위에서 레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게 느껴졌다. 달리기를
즐겨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자세를 고치고 미소를 지으면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달리기를 이어가니 피로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 훈련을 너무 과하게 한 것에
대한 후회이다. 그러나 후회를 한 들 무슨 뾰쪽한 수가 있겠는가. 그냥
열심히 달리는 수밖에.
19km를 채 통과하지 못했는데 선두 주자가 달려온다. 나와 벌써 4km의
거리 차이가 난다. 그들이 너무 잘 달렸기 때문이겠지만, 내가 너무 고전
하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도 들었다.
반환점을 돌면서 시간을 보니 1시간 35분 58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그렇게 시간이 느리지가 않았다. 그러나 거리가 짧은 것 같기도 하고~~
거리표시가 잘못 된 것 같기도 하고~~아무튼 아리송했다.
문제는 후반에 잘 달려 3시간 20분 안에 골인하는 것이다. 반환을 하니
기분전환이 되는 것 같았다. 몸의 피로도 조금 풀린 것 같고.
속속 달려오는 주자들과 손 인사를 하면서 가볍게 달려 나갔다. 달리면서
거리의 지형을 보니 내리막이 비교적 많았다. 그렇다면 전반에 달렸던
주로가 비교적 오르막 길 이었다는 것인데....... 그래서 힘들었을까.
30km 이후로는 정말 내리막이 많았다. 후반인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레이스가 쉬워졌다. 덕분에 띄엄띄엄 한명씩 달리는
러너들도 5~6명 정도 추월 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속도가 빨라졌는지
35km 이후에는 정말 내가 스피드를 느낄 정도로 빠르게 달려가는 나를
발견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40km 지점 급수 대를 지나고 이제 다 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찌 된 건지 마지막 2km가 정말 힘들게 느껴졌다. 특히 마지막 1km의
직선 주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드디어 운동장이
보이고 대회아치도 점점 가까워져 100미터를 앞두고 스퍼트를 하여 골인
을 했다. 3시간 11분 52초.
전반에 달리면서 3시간 20분도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후반에 잘
달리긴 했지만 이렇게 기록이 잘 나올 거라는 생각을 못했기에 너무 좋은
기록에 어리둥절하기까지 했다.
어쨌든, 오늘 너무 힘들게 달렸다. 반성도 많이 하고 교훈도 많이 얻은
대회이기도 하다. 좋은 경치에서 즐겁게 달리고 좋은 기록을 얻겠다는
계획으로 참가한 인제 내린천 마라톤 대회. 좋은 경치는 구경 많이 했지만
그만큼 고생도 많이 한 대회이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기록 정리>
전반~~1시간 35분 58초, 후반~~1시간 35분 54초.
계~~3시간 11분 5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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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순홍아우! 먼곳에서 반갑게 만났는데, 후미에 들어 오는 일행들을 기다리느라 그 좋은 션한 막꼴리 한사발 못 나누고 온게 못내 아쉽군 그리여......수고 많았네...^!^*
힘들게 달리신 것 같은데도 기록이 좋으시네요..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연풀에도 지치지않는 천리마님 계속~~~ 힘~~~!!!
체력이 대단하시네요.. 힘든 레이스라하셨지만 기록은 좋으시네요!. 고생많으셨구요, 빠른 회복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