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진 회장이 일찍 오는 바람에 모처럼만에 정시 전에 예정 출석 회원 7명이 모두 참석해 조거사님이 안겨주는 뜨거운 생강차를 더위를 무릅쓰고 호호 불어가며 잘도 마시네요. 기왕에 봉사하는 마음을 조금더 넓혀 冷생강차로 준비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을 도우미 아줌마에게 감히 전해 달라고 부탁해봤어요.
전문 포터 김병철 관장이 금요회 모임 때문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1700cc 대형 막걸리에 두박스나 되는 도토리묵과 전을 힘들고 매고 온 최총무가 걱정이 되는군요. 이를 알고 조거사님이 자신의 배낭을 열어 막걸리를 넣어주니 안심이 되네요.
무더위의 위력이 이 대공원의 관람객 수에도 작용하여 밖으로 나와보니지나가는 사람 수를 셀 정도로 한산하군요. 30도를 윗도는 금년도 최고의 이 무더위에 8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상늙은이들이 겁도없이 이렇게 蠻勇을 부려도 괜찮은지 걱정되지만 주재원 선장님의 한 마디 論評에 힘을 얻었어요. “지금 걷고 있는 이 멤버들은 앞으로 5~6년안에 넘어질 사람은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최총무가 지난 주 뜻밖의 고급 양산을 습득하게 된 중간 그늘 쉼터에 도달하자 그 양산이 등산기에서 예정되었던 제천댁에게 넘어간 게 아니냐 하는 질문을 던졌더니 수긍하면서 아주 좋아하며 받았다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오늘 간식 내용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이어 한회장이 며칠 전 유지찬 동문에게 받은 이 두훈 기장에 대한 칭찬 전화 내용을 소개하는군요. “이기장은 같은 연산 백석 초등학교 동문
인데 법없이도 살 수 있는 착한 친구로서 얼마나 사람이 좋은지 별(스타)도 달 수 있었는데 다른 동기들에게 계속 양보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네요. 이두훈 기장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웃음으로 답하는군요. 이에 옆에 있던 맞형님 윤영연 총장이 웃으게 弄 한 소절을 이렇게 말해 친구들을 웃기네요. ”나더러 자격이 충분하니 백수 회장을 하라고 계속 회원들이 勸誘했지만 이두훈처럼 양보했다.“라고....
오늘도 제빠르게 달려간 조거사님 덕분에 호숫가의 그늘진 벤치를 차지해 豊饒로운 간식 잔치를 벌였답니다. 오대산 대형 막걸 리가 나오자 조남진 회장이 익숙한 솜씨로 한 방울도 새지 않게 개봉하고 해독 음식으로 정평이 나 있는 묵뭍임과 도토리 가루로 만들었다는 전이 벤치를 가득 채우고 한회장이 가져온 디저트 과일 박스가 곁들이니 손색없는 잔칫상이 되네요.
우선 최근 전완묵 친구가 뜻하지 않게 당한 카톡회사로부터의 강제 사용 중지 사건을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야동 같은 불순한 내용을 퍼 날르는 일도 삼가라고 주의를 주었어요. 전완묵 친구가 갑자기 카톡 사용 중지를 당하니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패닉 상태에 빠지더라고 한 말을 전하며 현대인은 편리한 만큼 그 편리함의 노예가 되었음을 모두가 공감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던 것이 확실하고 어쩌면 이 많은 음식도 정릉 최총무님 자택에서 둘이 새벽에 일어나 만들었을 것 같은데 始終 緘口로 일관하는 최총무님 마음 속이 궁금하네요. 그동안 진척 상황을 너무 일찍 터뜨리는 바람에 부정을 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 같다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조거사는 심술 상대였던 김병철 관장이 없으니 이 친구 저 친구를 가리지 않고 亂射하는 걸로 봐 김관장이 참석하는 게 다른 회원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되네요.
맞형님이 대공원에 오면 꼭 행하는 奉事로 나무에 尿素 비료 주기를 할 시간이 가까워졌지만 바로 옆에 女軍 출신들 10여명이 친목 모임을 하고 있는지라 선뜻 일어나지 못하고 坐不安席이군요. 드디어 뭇참겠다는 동작으로 벌떡 일어나 호숫가로 달려가 참고 간직했던 液狀 尿素 肥料를 樹木을 향해 뿜는군요(그냥 새어나온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음).
그동안 점심을 낸 회원을 대충 훑어 봤더니 제가 낼 순서가 돌아온 것 같아 내뜻을 그냥 제안하면 異意가 나올지도 몰라 이틀 전 미국 뉴저지 거주 막내 손녀가 중학교 졸업식에서 대통령상 받은 것이 생각나 그 경사를 묶어 말했더니 모두들 쌍수를 들어 축하하며 백프로 수긍하는군요.
점심 장소인 광양 불고기집 길 건너에 도착했더니 우리들의 전문 도우미 서빙 이모가 우리 전용 룸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게 보이는 걸 보니 미리 쿨링이 잘 된 시원한 룸에서 점심 식사를 하게될 것 같아 팁을 미리 꺼내 준비했답니다.
시원한 냉면을 위주로 식사가 주문되고 김관장이 없어 소주가 빠진 맥주만 반주로 시키는 종래에 보지 못했던 오더가 나오는군요. 타계한 친구들,몸이 불편해 함께 못하는 친구들 얘기, 20여명 넘게 동해안 일 대 여행했을 때의 재미있었던 추억 등등 대화의 꼬리는 계속 이어지는군요.
도우미 아줌마의 커피와 매실차로 입가심을 한 후 오늘의 점심에 지갑을 연 한회장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오늘의 모임을 끝냈어요.
“이 무더위에 옛날같으면 산에 누워 있어야 할 삭을대로 삭은 할배들을 이렇게 모이게 해주시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주시니 하나님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함께한 친구들] 윤영연 이두훈 주재원 조남진 조원중 최기한 한현일
[다음 주 모임 안내] 6월 28일(金) 11시 대공원역
*흐르는 음악은 나훈아의 인생은 소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