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막바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시리즈 26탄 발사~~~
‘10월 경’과 ‘6월중’
공문서를 작성할 때 접사와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오류를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10월 경’과 ‘10월경’ 가운데 어떤 것이 올바른 표기일까요? ‘-경’은 시간이나 날짜 따위를 나타내는 대다수 명사(명사구) 뒤에 붙어서 ‘그 시간 또는 날짜에 가까운 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므로 항상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또한 ‘6월중’과 ‘6월 중’ 가운데 어떤 것이 올바른 표기일까요? ‘중’은 ‘무엇을 하는 동안’이나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을 가리키는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항상 띄어 써야 합니다. 따라서 ‘10월경’과 ‘6월 중’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발령시’와 ‘기상특보시’
‘발령시’는 ‘발령을 할 때’를, ‘기상특보시’는 ‘기상특보를 할 때’를 가리는 말입니다. 이 두 가지 표현에서 잘못된 것은 무엇일까요? ‘-시’는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날 때나 경우’를 나타내는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문서나 보도자료에서 앞말과 붙여 쓰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따라서 ‘발령 시’와 ‘기상특보 시’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이처럼 의존명사 ‘-시’의 띄어쓰기가 헷갈린다면 ‘발령할 때’와 ‘기상특보할 때’처럼 사용하면 어떨까요?
‘컨퍼런스’와 ‘콘퍼런스’
보통 여러 날 동안 대규모로 열리는 회의 또는 공식적인 회담이나 협의를 뜻하는 ‘conference’를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흔히 ‘콘퍼런스’나 ‘컨퍼런스’를 함께 사용하고 있지요. 그런데 외래어를 한글로 적을 때는 발음 기호에 따라 적어야 하므로 ‘conference’의 발음 기호 [k?nf?r?ns]에 따라 ‘컨퍼런스’가 아니라 ‘콘퍼런스’라고 적어야 합니다. 참고로 발음 기호 [?]는 ‘오’와 ‘아’의 사이에서 ‘오’에 조금 더 가까운 소리이므로 우리말로 적을 때는 ‘오’로 적습니다.
‘통상실시 업체’와 ‘통사실시(특허) 업체’
공공기관의 보도자료를 보면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를 간혹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문맥을 고려하여 내용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전문 용어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통상실시 업체’, ‘스타기업 선정’, ‘기업의 업력’, ‘발전소회처리장’과 같은 표현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통상실시’는 ‘특허’를, ‘스타기업’은 ‘우수중소기업’을, ‘업력’은 ‘사업 기간’을, ‘회처리장’은 ‘재처리장’을 뜻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표현을 사용할 경우는 ‘통상실시(특허) 업체’, ‘스타기업(우수중소기업) 선정’, ‘기업의 업력(사업 기간)’, ‘발전소 회처리장(재처리장)’처럼 어려운 전문 용어와 함께 주석을 달아주면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남은 잔액 환수’와 ‘잔액 환수’
‘남은 잔액 환수’, ‘수급받는 절차’, ‘프로그램 사용 여부가 중요합니다’ 등과 같은 표현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얼핏 보면 문제가 없는 말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색합니다. ‘잔액’은 ‘나머지 금액’이라는 뜻으로 ‘남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남은 잔액’에서 ‘남은’은 불필요한 말입니다. ‘수급’은 ‘급여, 연금, 배급 따위를 받음’을 뜻하는 말이므로 ‘수급받는 것’에서 ‘수급’은 ‘받다’와 의미가 중복됩니다. 또한 ‘여부’는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을 뜻하는데 ‘프로그램 사용이 중요합니다’만으로 의미가 충분합니다. 따라서 ‘남은 잔액 환수’는 ‘잔액 환수’로, ‘수급받는 절차’는 ‘수급 절차’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가 중요합니다’는 ‘프로그램 사용이 중요합니다’로 수정해야 합니다.
‘및’과 ‘또는’
공공기관의 보도자료를 보면 ‘도청 및 시군누리집’이나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처럼 ‘및’을 자주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두 표현에서 ‘및’의 쓰임이 같을까요? ‘및’은 부사로 ‘문장에서 같은 종류의 성분을 연결할 때 쓰는 말’입니다. 그런데 ‘및’을 ‘또는’이나 ‘와/과’로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청 및 시군누리집’에서 ‘및’은 ‘또는’의 의미로,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서는 ‘와/과’의 의미로 사용한 것입니다. 따라서 ‘및’은 문맥의 의미를 고려하여 ‘와/과’의 의미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내부 탑승자’와 ‘레벨 4단계’
공공기관의 보도자료에서 의미가 중복된 어휘 사용을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내부 탑승자’나 ‘레벨 4단계’와 같은 표현입니다. 즉, ‘탑승자’는 ‘배나 비행기,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이므로 ‘내부’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하면 의미가 중복됩니다. 아울러 ‘레벨’은 ‘지위나 품질 등의 일정한 표준이나 정도’를 나타내는 단어이고, ‘단계’ 또한 ‘일의 차례를 따라 나아가는 과정’을 의미하므로 ‘레벨’과 ‘단계’를 함께 사용하면 이 또한 의미가 중복된 표현이 됩니다. 따라서 ‘레벨 4’나 ‘4단계’ 중 하나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해요’와 ‘함께해요’
‘함께 해요. 우리’와 같은 문구를 공공기관의 보도자료에서 간혹 보게 됩니다. 이 문구에서 잘못된 곳은 어디일까요? ‘함께’는 ‘한꺼번에 같이’ 또는 ‘서로 더불어’의 뜻을 갖는 부사이므로 ‘함께’와 ‘하다’를 띄어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가 ‘하다’와 같이 쓸 때는 ‘어떤 뜻이나 행동을 서로 동일하게 취하다.’라는 의미로 ‘같이하다’라는 뜻이 됩니다. 따라서 ‘함께해요. 우리’와 같이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참고로 명사와 ‘하다’가 결합하는 경우에 두 단어로 인식하여 띄어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사전을 검색해 보세요.
‘윈도우’와 ‘윈도’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발한 컴퓨터 운영 체제의 상품명인 ‘Windows’를 흔히 ‘윈도우’라고 적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외래어표기법 제3장 제8항에 따르면 ‘중모음([ai], [au], [ei], [?i], [ou], [au?])’은 각 단모음의 음가를 살려서 적되, [ou]는 ‘오’로 적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Window’는 발음기호 [w?ndou]에 따라 ‘윈도’라고 적는 것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하지만 ‘윈도우’를 ‘윈도’로 적지 않는 것은 고유명사이기 때문입니다.
‘타겟’과 ‘타깃’
‘과녁이나 표적’ 또는 ‘목표나 대상’을 뜻하는 ‘target’을 ‘타겟’이라고 할까요, ‘타깃’이라고 할까요? 흔히 단어의 철자대로 ‘타겟’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외국어를 한글로 적을 때는 원지음을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target’의 발음 기호 [t?ːrgit]를 중심으로 ‘타깃’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블라인드’와 ‘가리개’
‘창문에 달아 햇빛을 가리는 물건’을 가리키는 ‘blind’를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흔히 ‘브라인드’라고 적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표기입니다. 외래어를 한글로 적을 때는 발음 기호에 따라 적어야 하므로 ‘blind’의 발음기호 [blaind]에 따라 ‘블라인드’라고 적어야 합니다. 참고로 외래어 표기법 제3장 제6항에 따르면 어중의 [l]이 모음 앞에 오거나 모음이 따르지 않는 비음([m], [n]) 앞에 올 때에는 ‘ㄹㄹ’로 적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국립국어원에서는 ‘블라인드’를 ‘가리개’로 순화하여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막바지를 달리던 시리즈가 드디어 종착역에 이르렀습니다.
좋은 자료 잘 정리해 주신 조규옥 이사님 감사합니다.
조금은 지루한 시간이었을텐데 관심를 보여주신 회원 여러분의 힘이
이렇게 완주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습니다.
한차례씩 쌓아가다보니 말로만 되뇌이던 우리말 정말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말과 글을 토대로 문학이라는 길을 밟아가는
문인이기에 좋은 씨앗이 되었기를 소망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시간을 두고 조금씩 꾸준하게 읽어보면
문장 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콘퍼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