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하순 어느 날 저녁에 퇴근해온 딸애의 말이,
설연휴 전인 2월7일과 8일 이틀을 직장에서 휴가를 받아 친한 친구와 둘이서 싱가포르 여행을 가려고 했었는데, 갑작스런 사정이 생겨 못 가겠다며, 우리 식구끼리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으면 하더 라구요.
그래서 저희 네 식구가 생각 않고 있던 제주도 여행을 갑자기 하게 되었어요.
세실리아가 휴가 맡는 날에 맞춰 저도 2월7일,8일을 휴가 받았죠.
3박4일을 보낼 숙소인 펜션은 딸애가 예약했다 해서, 저는 급히 항공편을 알아봤어요.
그런데, 명절 연휴 때라 마땅치 않은 거라니...
대전에서는 청주공항이 가까운 데, 청주발 제주행 항공편이 여의치 않아
결국은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도를 가는 왕복 항공권을 예매했죠.
그러고는 제주도에서 다닐 렌트카 예약까지 인터넷으로 해결했는데, 참 세상 편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대전↔서울은 기차(무궁화호) 타기로 했구요.
드디어 2월7일 새벽6시30분에 , 저희 집인 (대전 선화동) 센뷰를 나서서 택시를 타고
대전역으로 갔어요.
6시50분 대전발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를 타야해서 서둘렀죠.
그런데, 그 열차가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통근열차라서 플랫폼에 미리 대기해 있는 거라
기다릴 것 없이 바로 탈 수 있었어요.
역시 대전이 우리나라 교통의 중심지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8시50분에 서울역에 도착했고, 우리 네 식구는 바로 공항철도로 갔어요.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김포공항역까지 20분이라는 데, 무지 편리했어요.
제 아들 요한이가 해군으로 인천 앞바다를 지키면서 자주 다녔던 공항 철도라 초행이라도
헤매지 않고 바로 갔지요.
김포공항에 도착하여 보니 제가 어렸을 때 개화동에 이모님이 사셔서 가봤던 곳은 전혀 모르겠었어요.
제가 김포공항부근 이모님 댁에 갔던 때가 ‘70년대 초였으니 무려 40년 이상 지난 세월이니... 우리나라 수도 서울이 많이 발전한 거겠죠.
그 당시 이모님 댁에서 굉음을 내며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보았던 “저”였는 데...
그때는 김포공항이 수도권 유일의 공항이었죠.
지금은 인천공항이 더 멋지게 생겼고 세계제일의 시설을 자랑하지만...
김포공항에서 수속을 마치고 11시45분 경 제주행 비행기에 올라탔어요.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타보는 비행기인데,
제 아들 요한이와 딸 세실리아는 초등학교 다닐 때 비행기타고 제주도를 다녀왔건만,
저와 짝지 아녜스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남들 다가는 “신혼여행”조차 못간 저희 였으니...
먹고 살기 바빴다지만, 너무 했죠? (ㅠㅠㅠ)
더구나 저는 학창시절 “수학여행”도 못 갔었어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때 제주도는커녕 “온양온천, 경주”가는 육지 수학여행마저도
어려운 살림살이로 친구들과 같이 갈 수 없었던 “저”였습니다.
지금은 50대 중반의 나이로 어느 정도는 여유로워 졌으니 그동안 못했던 가족여행을 즐기며 살아가려 해요.
요즘은 외국여행도 자유롭게 하는 데, 저희 부부도 머지않아 여권을 만들고 비행기 타고 다른 나라에도 다녀와야죠.
사실 그동안은 먹고 살기에 급급한 이유가 있었지만,
제 짝지 아녜스가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으면서 도저히 어딜 다닌다는 게 불가능할 형편이었었기에 이제껏 여행이라는 걸 할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쩝~!)
지금은 증세가 약해지고 생활에 불편을 못 느낄 정도로 “관해기”가 유지되고 있어
가족여행이라는 모험을 한 거였지만요...
아무튼 이번 명절 연휴를 가족여행으로 제주도에 가서 잘 보내고 올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이제 시동을 걸었으니 그 동안 못했던 여행을 자주 다니려 해요.
제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가족이 의견 투합하여 다음에는 “전라남도 담양군”을 가기로 했답니다. (ㅎㅎㅎ)
생각지도 않았던 저희가 딸애의 외국여행 취소로 갑작스럽게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거였는 데, 네 식구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습니다.
저희 가족이 3박 4일간 다녔던 일정을 소개합니다.
제주도 가족여행을 계획하시는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만, 일정상 성산일출봉이 있는 제주도 동해안 쪽과 한라산 도로는 눈이 많이 내려 통제한다 해서 가보지 못했어요.
나중에 다시 가게 될 때는 이번에 못 가본 곳을 우선 가보려 합니다.
(2월 7일) 대전 → 김포공항→ 제주공항→ 용두암→ 산굼부리→ [말고기 식당]→ 숙소(펜션)
(2월 8일) 숙소 → 한림공원→ 선녀와 나무꾼→ 만장굴→ [몸국 식당]→ 용연→ 숙소
(2월 9일) 숙소 → 협재해수욕장→ [해물식당]→ 정방폭포→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숙소
(2월10일) 숙소 → 제주공항→ 김포공항→ 김포공항쇼핑센터 영화관(7번방의 선물 관람)→ 대전
겨울바다도 나름 멋졌어요.
인파에 떠밀리지 않고 렌트카로 가고 싶은 데 마음껏 가보는 재미도 쏠쏠했다죠. (ㅋㅋㅋ)
울 님들도 즐거운 설 명절 잘 보내셨겠죠?
날마다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한 날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