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성찬을 앞두고 이게 웬 날벼락인지?
한여름 가뭄에도 세침했던 하늘이 추석을 앞두고 마치 수문을 열어 놓은 것처럼
폭우를 동반하니 이를 어쩌누..,
창원에서는 버스가 물에 휩쓸려 사상자가 발생하고,
부산지하철은 일부 구간이 운행을 중단하며 보이는 곳마다 물바다이니
태풍없이 지나간 지난 2년의 심술이 쌓이고 쌓여 하늘은 한꺼번에 놀부심보를
풀어헤쳐 놓았다.
삼복더위가 지나가나 싶었는데 연이은 태풍과 흐린 날씨로 과수들도 가을햇빛이
절실하니 하늘의 조화가 참으로 부당하다.
행주내동 고구마밭!
8월말께 수확하여 함께 땀흘렸던 식구들과 동고동락 지인들에게 작은 선물로
나눠주려 하였는데 흐린 날씨가 그만 방해꾼이 된 듯,
이른 아침 찾은 고구마밭 - 새순과 줄기는 하늘에 뻗쳐 있는데 고구마는 아직
낮잠을 자고 있는지 굵기는 피래미요 맛은 갓 태어난 병아리이다.
그리하여도 밤과 호박을 접생한 신품종답게 색깔은 얼마나 고운지..,
있는 물감 없는 물감을 다 풀어헤쳐 놓아도 이리 고운색을 만들진 못할게야.
쏙쏙 자라주기를 소원하며 사무실에 도착 아침조회를 마쳤다.
(땅이 주는 선물은 주린 배 뿐만 아니라 눈과 가슴까지 즐겁게 한다.)
꾸물거리는 날씨가 부녀회별 건고추 판매행사까지 방해하고 섰다.
판매행사 개시이래 줄곧 흐린 날씨 때문인지 판매물량도 예년만 못한 듯
자원봉사에 나선 회워님들의 눈매에도 즐거움보다는 피곤한 기색이 앞서
역력하다. 그리하여도
물폭탄에 고통받는 남부지방에 비해서는 다행이지 않은가? 서로를 위로하며
행사 마무리로 치닫는 시간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수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서로의 어깨를 어루 살피며 영엄점을 순회하였다.
시간을 재촉하여 마무리하자 했던 실외기 이설건이 설비업체의 사소한 실수로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일의 댓가만큼 정당하게 견적하여야 할 업체가 설비 공정상 중요부분을
누락하여 조정을 요청한다.
내부기안에 의거하여 일의 단계를 설정해 놓은 공사인만큼 눈 앞에 벌어진
황당한 일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업체 부주의니 계약해 놓은 금액에 공사를 진행하라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합당한 방법을 모색해보자 발만 동동 구르고 현장을 빠져 나온다.
그렇잖아도 힘겨운데..,
여름 비수기를 접고 내일부터 구파발 직거래장터를 재개하기 위하여
형준군의 발놀림이 바빠졌다.
한가위 연합단 사업을 총괄하는 데에도 적잖은 힘겨움이 자리하는데 덩달아
직거래장터까지 개장하니 녀석의 고충이 클 법도 하지만 제 상사의 어려움
또한 충분히 알고도 남는 친구라 묵묵히 제 할일에 앞장선다.
오아시스가 내 발 아래에 있었다.
직장인의 스트레스는 그 또한 지긋한 나이테가 된다.
원형으로 바르게 둘러쳐지지는 않지만 때론 모나게 더러는 비툴바툴 속살로
줄기를 살찌워 간다.
그루터기가 생겨 옆 가지를 흘리기도 하지만 두툼하게 자라나는 줄기에 힘입어
나뭇잎은 웅성하며 맺은 열매는 달고 기품이 넘친다.
그 어느날엔 새주 또한 흐르는 시간에 놓이어 더이상 나이테를 그을 수 없겠지만
그 나무 아래에 햇빛을 피하며 계절의 오감을 즐기는 내 족속이 있지 않겠어?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나무이지 않겠어?
오늘은 칼날을 닮은 날선 나이테가 그어진 것 같아!
2학기 - 딸래미의 야자가 다시 시작되었다.
입대한 제 오빠에게 당당한 동생이 되겠다는 녀석은 이과를 선택하더니만
회장선거에서는 1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단다.
알토란으로 제 꿈을 향해 달려가는 녀석에게 오빠 닮은 건강은 멀리 비켜가야
할터인데..,
아침으로 배가 아프다는 녀석이 석연찮은 근심을 안긴다.
퇴근 길,
딸래미의 학교 앞에 오늘 하루 지친 나이테가 서성인다.
첫댓글 모든 일이 잘 되겟지요...
너무도 비가 많아 농산물은 좀 염려되기는 하지만 어이 합니까...
행복한 시간 되시길...
한가위 앞두고 건강 유념하세요. 지난 토요일 친구 발인식이 있었는데..,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