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념 개념 질문 표현 정의 설명 방법 용령 기법 교차로 기로
모든 개념과 모든 주어는 각기 자신도 자체도 아닌 다른 것들을 말하기·글쓰기 하고프며, 심지어, 말해야·글써야 하고 또 말할·글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든 개념은 저마다 개념자체로써 정의되기보다는 다른 것들로써 정의되고프며 정의될뿐더러, 심지어, 정의되어야 하고 반드시 정의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모든 주어는 각각이 오직 주어를 제외한 다른 것들(목적어, 보어, 서술어 따위들)만 말하고프고 말하며, 심지어, 말해야 하고 말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어떤 것은 어떤 것이다”라는, 그러니까 예컨대, 이른바 “산은 산이다(山是山)”나 “물은 물이다(水是水)” 따위 같은, 동어반복문에서도 앞엣것(주어)과 뒤엣것(서술어)은 서로 다른 의미들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바로 이런 정황이 주어와 개념의 타자성(他者性) 혹은 이른바 ‘주체의 타자성’을 반영한다.
그러니까, 예컨대, “이것은 무엇인가?”는 “이것은 어떻게 다르게 말되는가?”이거나 “이것은 이것이 아닌 다른 무엇들로써 말될 수 있는가?”이다.
여기에, 아니나 다를까, 성가신 뱀발 같은 문장 하나가 곁달리자면, 곁달려야 한다면, “말되는가?”는 “글쓰이는가? 인지되는가? 인식되는가? 지식되는가? 지해(知解)되는가? 이해되는가? 파악되는가?”마저 의미할 수 있고, “말될 수 있는가?”도 “글쓰일, 인지될, 인식될, 지식될, 지해될, 이해될, 파악될 수 있는가?”마저 의미할 수 있다.
(2017.03.01.08:16.)
아랫그림은 레오나르도 바사노(Leandro Bassano, 1557~1922)의 1600년작 〈바벨탑 축조(Construction of theTower of Babel)〉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