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기도 도량으로 강화 보문사를 향하여 가는 차에 올랐다.
벌써 일행들은 모두 와 있었다. 법당에 들러 부처님께 인사하고
나올수 있어 천만다행이다 싶었다.
오늘 아침 너무나 늦잠을 자버렸다. 차가 아침 7시 출발인데 10분전에
일어났으니 하마터면 못갈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너무나 황당하여 마치 군대에서 갑작스런
비상소집하는 것처럼 나왔다.
어제 저녁에 어머님께서 아침 밥 앉혀놓고 가라했는데 아침에 놀래서
나오는 바람에 그냥 나오고 말았다. 다행히 택시가 바로 있어서 타고
왔더니 아직도 7시가 되려면 한참 있어야 했다.
출발은 10분 늦게 했다. 그동안 차안에서 대강 얼굴에
그림을 그려놓고 그간 밀린 대화를 한다. 오랫만에 만난 법우는
예쁘게 파머를 했고 1호차에 타던 보살님은 우리 옆에와서 합석을 한다.
테프를 틀어놓고 천수경부터 기도를 시작한다. 모두 기도하는 마음에
한마음이다. 서울살면서도 서울 지리를 잘 모른다. 차는 계속 강을
끼고 달리는 거 같았다. 밖으로 보이는 강의 모습이 시원스레 가슴을
쓸어주었고 연실 먹을것을 주는 예쁜 보살님들, 새벽에 물을 끓여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주고 모두 부지런을 떨었는데 나는 그만 달랑
카메라 하나 들고 집을 나왔으니 ...
차안에서 떡과 음료로 요기를 하고 우리는 어느듯 강화에 도착했다.
그리고 버스를 탄채 배에 올랐다. 2년전에 이곳 배에 올랐을때
버스까지 배에 오르는 것을 보고 놀랐었다. 오늘은 자연스레 버스에서
내려서 석문도 가는 뱃길에 갈매기를 구경하러 나선다.
법우가 준비해온 새우깡 한주먹을 쥐고 나도 갈매기를 향하여 던진다.
새우깡을 던지면 공중에서 받아먹더니
이번에는 그렇게 빨리 날아오지 못한다. 물위에 떠있는 과자를
낚아채듯 입에 물고 날아오른다.
한참을 서서 하얗게 부서지는 물결과 갈매기의 장관을 바라보며
하늘과 바다와 갈매기와 배위의 나의 모습이 그냥 한폭 그림처럼
평온해 보였다.
애써 뭔가 한줄의 싯귀가 떠오르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게 멍하니
갈매기와 바다를 바라보다보니 입가엔 미소만이 흐르고 그 무슨
말로 어떻게 표현할지는 다음으로 미루고 싶었다.
어느새 배는 섬에 다다르고 있었다.
한참을 다시 버스로 보문사를 향한다.
그리곤 어디 물가에서 기도를 했다. 그 옛날의 방생기도이지만
우리는 누구 한사람 물고기를 사가지고 가는 사람이 없다. 절앞에
도착하여 낙가산 식당에서 점심공양을 했다. 이 식당 이름을 아는
것은 낙가산 보문사라고 일주문에 써 있어서 일거다.
우리 일행은 심부름을 한다. 밥퍼주고 반찬담고 나르고 누가 시켜서가
아니고 그런 일은 우리가 해야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 이쁜 님들!
모두 절을 향하여 나갔고 우리는 뒷일을 마무리 한다.
쓰레기며 남은 밥들이며 모두 다시 차에 실어놓는다.
이제부터 보문사를 향하여 오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