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20일 한민구 국방부장관 주재로 제94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를 열어 한국형 전투기(KFX) 체계개발사업 레이더 개발 우선협상 대상업체 선정을 비롯한 주요 의제를 의결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한국형 전투기용 능동전자주사식(AESA) 레이더 개발 업체로는 LIG넥스원이 될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한화탈레스가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선정됐다.
방사청은 "한화탈레스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철매-II의 다기능레이더(MFR)을 개발했고, 현재는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용 능동위상배열레이더 탐색 개발을 진행 중인 업체"라면서 "AESA 레이더 개발 능력과 비용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한화탈레스를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형 전투기용 AESA 레이더 개발 사업은 당초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실시된 선행과제 연구에 참가했던 LIG넥스원의 우선협상 대상업체 선정이 유력하게 거론되었으나, 이번 방추위 의결은 예상을 뒤엎고 한화탈레스가 선정되었다.
방위사업청은 한화탈레스와 가격 및 계약 조건 등에 대한 추가 협상을 거친 뒤 오는 6월 중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방추위는 또 신형 중거리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의 실전배치에 관한 안건도 의결했다. 노후 대전차무기인 106mm/90mm 무반동총과 TOW 대전차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약 9년여 간 개발된 현궁은 고성능 유도장치와 탄두를 탑재, RHA 900mm급의 관통력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병용(사거리 2~3km) 외에도 이를 기반으로 사거리를 연장한 공중 발사용 미사일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방사청은 올해부터 전방 육군부대와 해병대에 현궁을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이며, 이와 관련하여 "현궁은 야간 사격이 가능하며, 관통력이 우수해 전력화되면 대전차 유도공격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면서 "현궁 생산에는 160여 개의 국내 중소기업이 참가하 국내 고용창출과 경제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상 전력 분야에서는 차기 호위함(FFX Batch II)과 차기 고속정(PKX-B) 도입 사업과 훈련함 건조 사업을 의결했다.
6척이 건조된 인천급(FFX Batch I) 사업 후속으로 8척이 건조될 것으로 알려진 차기호위함 인천급 Batch II는 기존의 Batch I에 비해 600톤 이상 배수량이 증가해 만재배수량 기준 3,600톤 이상이어서 한국형 구축함인 광개토대왕급(KDX-I)에 근접한 규모로까지 확대되었으며, 한국형 수직발사기(KVLS)를 탑재, 해역함대 기함으로 운용되고 있는 한국형 구축함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출 예정이다.
기존의 참수리급(PKM) 고속정 대체를 위해 20척 이상 전력화되는 200톤급의 차기 고속정은 76mm 함포와 130mm 유도로켓 등을 주력 무장을 탑재, 서북도서 일대에서 발생하는 근접 충돌 상황에서 북한의 고속정을 상대로 압도적 화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상 전력 분야에서는 이밖에도 평시 원양 항해실습 등에 투입되기 위한 전용 훈련함 건조도 의결되었다. 3,000억 원이 투입되어 건조되는 신형 훈련함은 해사 생도의 원양 실습 등 훈련으로 인해 전투함을 차출해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소요가 제기되어 왔으나, 예산 상의 문제로 지연되다가 이번 방추위 의결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날 방추위에서는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찰위성 도입사업(425사업)의 연내 착수도 결정됐다.
당초 이 사업은 정찰위성의 운용주체와 탑재체 부품 수급 방식 문제를 놓고 국내 각 연구기관과 군, 국가정보원 등이 이견을 보여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회의를 통해 모든 부품의 해외 도입 계획을 수정,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내 업체들이 보유한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국산화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사업추진 기본전략이 변경됐다.
방사청은 "탑재체 분야는 국내 기술이 다소 취약한 부분이 있어 해외 기술을 도입해야 할 부분이 있으며, 국내 기술은 항우연이나 국내 업체가 가지고 있는 위성 제작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 전력화되는 군사용 정찰위성은 2020년에 1호기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5개가 전력화되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감시 정찰 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