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신 프로메테우스가 옷자락을 스친다.
봄이 무르익어 간다. 온갖 기화요초가 노란색을 앞세우고 팡파르를 울린다.
온통 산이 붉은 진달래가 온산을 덮는다. 수상한 골목이 라일락 향으로 고상한 골목으로 변신한다.
봄날은 3,4,5월이다. 덮지도 않고 춥지도 않다. 노란색은 희망이다 온통 희망이 꿈틀거린다.
오늘이 코로나라 예전처럼 해제되어 옆에 모여앉아도 무제한 허락한다. 자영업자들이 환호성이다.
봄날이다. 우리 인생도 젊은 시절, 이런 봄날에 속한다. 꿈도 많다. 한창 꽃봉오리가 인생의 청춘기다.
나에게도 봄날은 역시 그림과 제자들과 가르침들의 도가니속에서 오로지 앞을 보며 청춘을 불사른 교단이다.
봄날의 4월 중순-. 꽃잎이 피는 소리, 꽃잎이 지는 소리가 아우성이다.
벚꽃놀이를 나간다. 봄날, 자꾸 인생의 봄날이 되새김질해진다.
벌써 꽃잎이 펄펄 날린다. 꽃잎이 지면 여름이다. 신록의 계절,인생의 장년기다
머무르지 않고 순환하는 계절처럼 우리 인생도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들면 노년기다.
수확의 계절, 자녀들이 성장하면 우리는 뒷바라지하며 열매를 거둔다.
인생의 황혼기 -정년에서 퇴직을 하고 집에서 아내와 함께 하루 하루 생활한다.
함께 쓰던 방들은 텅텅비고 딸자식은 모두 저마다 일터로 나가 볼수가 없다.
장사익의 봄날은 간다를 들으며 이 그림을 그렸다.
그래 속초 지인이 아직 덕전은 여름이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겨릿소인 글과 그림으로 나는 예술의 아바타가 되어 살아간다. 아직은 여름이다.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들던 성황당길에/ 꽃이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찻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속에 슬퍼지더라/오늘도 앙가슴 두르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길에
새가 날면 따라웃고 새가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