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네 집에 맡기면서 '금방 오겠다'고 했던 엄마는
5년이 지났는데도 동재를 찾으러 오지 않아요.
동재는 외삼촌네 식구들(사촌 형 건이와, 외숙모, 외사촌 연이)과 함께
남의 둥지에서 사는 탓에 이제 눈치 백 단이 되었지요.
뻐꾸기 동재는 어느 날, 아파트 바로 옆집에 사는 기러기 아빠를 만납니다.
<비룡소, 8,100원> 초판발행일: 2009년 3월 10일 추천학년: 3학년 이상
뻐꾸기 아이와 기러기 아빠(교육 때문에 자식과 아내를 외국에 유학 보내고 자신은 혼자 남아 교육비를 보내야 하는 아빠)는 외롭다는 공통점, 가족을 간절히 원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친해지게 되지요.
두 사람은 함께 마음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힘을 얻어요.
동재는 엄마가 자기를 데려갈 수 없을 거라는 사촌형의 말에 가슴이 무너지고,
902호 아저씨는 이혼하자는 아내의 말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하지만 두 사람은 문제의 핵심을 찾아 떠납니다.
동재는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함께 엄마를 찾아 부산으로 가고
아저씨는 또 미국으로 가지요.
갔다 온 두 사람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이제 나 기러기 아니다"는 아저씨 말에
"저도 뻐꾸기 아니에요."하고 대답하는 동재...
이 이야기는 다행히도, 해피엔드로 끝났어요.
아저씨는 미국생활에 적응 못하는 둘째 아들을 데리고 오고,
동재는 엄마와 연락이 닿게 됩니다.(그동안 형편이 안 되어 데리러 오지 못했다는 것과 결혼할 남자가 생겼다는 엄마...)
해피엔드로 끝난 건 좋은데 너무 안이하게 끝맺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하지만 이 책은 요즘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를 꺼내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재미있게 잘 풀어냈어요.
어찌보면 이런 주제는 심각할 수 있는 거잖아요.
이삿짐 차만 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외삼촌과 외숙모가 자기만 두고 이사를 가버리지 않나 해서)
외숙모와 삼촌이 싸우기만 해도 자기 탓인 것 같고(정말 가슴 아픈 부분이에요)
책 제목은 '나는 뻐꾸기다!"
엄마를 곧 만나 함께 살게될 동재가 팔딱팔딱 뛰며
"나는 뻐꾸기가 아니다!"하고 온 세상에 외치는 것이지요.(동재가 행복하게 되어 기뻐요.)
우리 반에도 조손가정 아이가 있어요.
아마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랑 사는 것 같아요.(성이 다른 걸 보면)
할머니는 아무 것도 모르고, 할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이리 저리 일거리를 찾아 다니시고
아이의 아빠는 병으로 전라도 어디 시골에서 요양 중이고,
아이의 엄마는 어디로 갔는지 소식을 모르고....
그렇게 아이는 외로운 섬에 혼자 남겨졌습니다.
아이의 얼굴에선 보통 아이들 얼굴에 나타나는 웃음이 없습니다.
세상 사는 일이 그다지 즐거워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일도 그 아이를, 재밌게 하지 않는 듯합니다.
저는 이 아이를 볼 때마다, 앞으로가 더 걱정됩니다.
지금은 어려서 그나마 할아버지, 할머니 말 잘 듣고, 선생님 말에도 귀 기울이지만
사춘기 시절이 되면 어떡할 거나...
아이들이 모두 행복한 세상이 되었음 좋겠어요.
어떤 세상이 그런 세상일지....
첫댓글 제15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라는데...요즘 신인들 정말 잘 써요. 톡톡 튀는 문장....
가슴 아픈 환경들을 버무려 실감나게 쓰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