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문명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손에 주어지는 역할 또한 크게 달라졌다.
선사시대의 손이 큰 물건을 잡고 힘을 가하거나 어깨와 팔꿈치의 도움을 받아 물건을 특정 위치로 옮기는 역할을 했다면, 문명시대에 접어들면서 인류는 글씨쓰기, 바느질 등과 같은 섬세한 동작을 하게 되었다.
해부학적으로도 현재 인류의 손가락 구조와 가능이 원인원의 그것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함을 확인할 수 있다.
손 질환의 발생 원인
손이 수행하는 역할의 변화는 현대 사회에 들어 더 빠르게 진행되었고, 최근 엄지손가락은 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엄지손가락으로 버튼이나 자판을 누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우리는 엄지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손이 수행해야 할 역할들이 많아지고 미세한 동작을 하게 되면서 손의 과다사용 및 반복사용으로 인해 우리 손에 여러 가지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손목터널증후군과 방아쇠 수지가 대표적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과 치료 및 예방법
손목터널증후군은 팔의말초신경 중 하나인 정중신경이 손목 앞쪽의 작은 통로인 손목터널(수근관)을 통과하는 도중에 눌려서 정중신경이 영향을 미치는 엄지,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의 감각 변화 및 저림을 유발하고,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역할을 하는 무지구근의 악화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30~60세 사이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5~6배 더 많이 발생한다.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손목을 많이 쓰는 근로자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비만, 당뇨, 갑상선 기능저하증, 임신이나 폐경과 관련한 호르몬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진단은 의료진이 병력 청취 및 이학적 검사를 시행하고 신경 근전도 검사를 시행하여 신경의 눌린 정도를 파악한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급성으로 발생한 경우, 젊은 나이의 환자는 손목 사용을 줄이거나 소염 진통제 등의 약물요법 스테로이드 주사요법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할 수 있다.
신경 근전도 검사에서 신경이 심하게 눌린 경우, 보존적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 , 만성화 되어 무지구근이 위축되고 근력이 약해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겠지만 손목터널증후군도 예방이 중요하다.
혼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키보드나 마우스 사용, 운전, 골프 연습 등과 같이 오랫동안 손목을 구부리거나 펴는 자세를 피하고 손빨래, 걸레 짜기 등을 자제하며 작업 중 손목 통증, 손 저림 등이 느껴질 경우 휴식, 온찜질 등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방아쇠 수지의 원인과 치료 및 예방법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을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기고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질환이다.
손가락은 팔뚝 부위부터 소가락 끝까지 이어져 있는 손가락을 구부리는 근육(굴곡근)과 손가락을 펴는 근육(신전근)의 수축에 의해 움직인다.
이러한 근육 및 근육에 연결된 힘줄(건)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힘줄은 여러 개의 터널(활차)을 통과하여 작동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터널들 중 손등 뼈(증수골)에 있는 AI 활차가 두꺼워지거나 같은 위치에서 손가락 굴곡건이 부분적으로 두꺼워져 있는 경우, 손가락을 움직일때 통증이 생기고 힘줄이 활차에 끼어 손가락을 펼 때 걸리게 된다.
이러한 경우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저항감이 느껴지는데, 이를 방아쇠 수지라고 한다.
증상으로는 염증 부위의 손가락의 통증이 발생하거나 주먹을 쥐고 펼때 손가락이 결리게 된다.
심한 경우 손가락이 굽혀진 상태로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하루 중 아침에 불편함을 많이 느끼게 되고 오후에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45세 이상의 성인에게 자주 발생하고 여성에게서 2~6배 더 많이 발생한다.
칼질, 가위질, 골프 등 오랜 시간 동안 손가락을 구부리는 동작들을 반복하여 힘줄에 무리가 되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확실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진단은 추가적인 검사 없이 의료진의 병력 청취 및 이학적 검사만으로 가능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급성으로 발생한 경우, 손의 사용을 줄이거나 소염진통제 등 약물요법, 스테로이드 주사요법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증제로서 효과가 우수하지만 재발의 가능성이 있고 주사를 맞은 부위의 피부색이 드물게 변할 수 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된다.
2회 이상의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 뒤에도 재발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국소 마취 하여 진행되고 중수골 경부 부위 AI 활차의 표면을 절개한 후 굴곡건 위를 덮고 있는 AI 활차를 절개하여 힘줄과의 마찰을 없애줌으로서 염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방아쇠 수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의 반복적인 움직임,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손가락 끝으로 물건을 드는 동작 등을 피해야 한다.
손등 뼈에 통증이 느깨지면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구부리는 것을 피하고 통증 부위를 눌러 자극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신영호 /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