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은 비 오 11세 교황께서 제정한 대축일로 이 날은 비오 11세 교황 의 재위기간에 벌어진 1차 세계대전과 구체제의 붕괴, 2차 세계대전과 전체주의 사상의 확산이라는 비극적 상황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당시 두 차례의 참혹한 대전과 인종 차별 및 학살이라는 비극은 유럽을 넘어 전 세계를 이 루 말할 수 없는 비극과 슬픔으로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그런 전쟁의 참화 속에서 비 오 11세 교황은 평화를 위한 노력을 단행하십니다.
전체주의와 인종 차별, 전쟁에 저 항할 것을 선포하셨고, 교황 스스로도 평화를 촉구하는 여러 가르침을 직접 선언하셨 습니다.
수많은 인명이 덧없이 사라져 갔고 파괴와 죽음이 만연했던 당시 상황에서 가장 가슴 아파하신 분은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당신 아드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온 인류와 화 해하셨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 사랑과 용서를 거부하고 형제가 형제를 죽이는 끔찍한 일을 일삼아 왔습니다. 세계대전은 지난 일이 되었지만, 오늘날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 니다.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 용서와 화해, 이웃을 형제로 여기는 마음, 나누고 봉사하는 삶이 희미해진다면 일상과 현실, 세상과 사회는 평화를 이루기 어려울 것입 니다.
더 가지려는 욕심, 재화와 번영에 대한 집착,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남의 것 을 빼앗으려는 나쁜 마음, 하느님을 인식하지 않는 교만함, 미움과 증오는 결국 지옥 도를 그리는 소재일 뿐입니다.
왜 그리스도가 참된 왕이십니까? 섬기고 봉사하고 스스 로 목숨을 바치셨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이 참됨이고 의미 있는 것이며, 진정한 평화의 길이자 왕이 걸어야 할 길이고 또한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런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초대를 받은 이들입니다.
그리스도처럼 살 때에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됩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십자 가, 성모상, 성화 및 묵주 등 성물은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십자가를 지려는 마음으로 내 것을 양보하고, 이웃을 보살피며, 용서와 화해를 베풀라는 하느님 자녀라는 신분증 입니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은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언제고 우리에게 찾아올 죽음과 종말, 심판의 날을 묵상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를 따르겠다는 초심을 기억하고 진정으로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회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노 력하고 함께 기도합시다.
출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s://www.catholicnews.co.kr) 2021년 11월 18일자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