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인물 - 여성 버스기사 박진희씨
“가정을 위해서 일해요!”
여성의 몸으로 커다란 마을버스를 운전하여 구민의 발이 되어주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현재 마을버스업체인 부민교통에서 일하고 있는 박진희(용호2동․38세)씨. 박씨는 마을버스 운전경력이 올해로 5년째에 접어들며 이전에도 학원 봉고차를 10여 년간 운전한 베테랑 기사이다. 그녀는 현재 이 회사의 유일한 여성 운전기사이며 8번 노선인 용호동 벽산아파트에서 광안리 해수욕장까지를 왕복 운행하고 있다. 하루 2교대 근무를 하는 박씨의 가장 빠른 출근 시간은 첫차 배차 시간에 맞춘 새벽 5시, 가장 늦은 퇴근 시간은 밤 12시경이다.
1남 2녀를 둔 가정주부가 이 일을 하기도 쉽지 않을 터. 그러나 남편 한창수(43세)씨가 시민여객의 24번 시내버스를 운전하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부부가 같은 시간대에 조를 맞추어 일하니까 함께 출․퇴근할 수 있고, 같이 운동도 하는 등 공감대를 이루기 쉽다고 한다.
그녀가 마을버스의 운전석에 앉게 된 계기 또한 남편 덕분이다. 남편이 이 분야에서 성실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함께 일하여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여서이다.
박씨는 “가정을 위해서 일을 한다.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일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니 아이들도 이해하고 많이 도와준다”며 가족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비 맞고 있는 승객이나 아기 업은 승객을 태울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또 어린 학생들이 타면 그저 신나고 즐겁다. 학생들 이름도 많이 외우고 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여성인 탓에 남성 위주의 ‘버스기사 사회’에서 실력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회사 김용규 사장은 “그렇지 않다. 남녀평등시대에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나면서 이 분야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직업에 대한 구별선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며 “오히려 여성 운전자의 부드러움에 승객들의 호응이 좋아 회사 이미지가 제고되었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박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운전대를 놓지 않겠다며 “간혹 차가 밀려 조금 늦더라도 승객들이 널리 이해해 달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승객들을 돕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