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부치는 노래 / 김규동
목메인 만세 소리
땅을 뚫고 터져나오는 아우성 소리
아! 이 날은 다시 돌아오고,
삼천만 겨레의 흰 행렬(行列)이
거리와 하늘을 가고 있다.
얼마나 긴 인내(忍耐)의 세월이었던가.
독립(獨立)과 자유(自由)를 그려
암흑(暗黑)과 형(刑)틀과 압박을 박차고
독재자의 총칼 앞에
분화처럼 일어서던 민족의 분노(憤怒)가
산하(山河)를 진동(震動)하고,
천추에 못잊을 겨레의 원한(怨恨)이
세기(世紀)의 하늘위에 산화(散華)하던 날―
하늘과 태양(太陽)
산천(山川)과 초목(草木)도
애달픈 슬픔 속에 잠겨 갔어라.
의(義)롭고 뜨거운 가슴마다
장미(薔薇) 모양 붉게 피는 선혈(鮮血)의 강(江)―
위대(偉大)한 민족의 의지(意志)는
하늘 높이 치솟고,
수천(數千)의 깃발은
독립(獨立)의 탑(塔)에 나부꼈노라.
얼마나 찬란한
민족의 제전(祭典)이었던가.
오래인 시간(時間)의 흐름
비록 우리들의 상흔(傷痕)을 스쳐갔다 하여도
꿈에도 잊힐 리 없는
그날의 추억(追憶)은
꺼질 줄 모르는 연정(戀情) 모양
민족의 혈관(血管) 속에 되살아 오거니……
삼월(三月)이여
너의 연가(戀歌) 속에
우리들의 대열(隊列)이 굽이쳐 간다.
그러나
아직도 못다 이룬 통일독립(統一獨立)의 여명(黎明)
삼․일(三․一)에 바친
민족의 넋과 기개(氣慨),
또 한번 다시 뭉쳐
금없는 민족의 내일(來日)을 이룩하리니,
위대(偉大)한 민족(民族)의 의지(意志)여
삼월(三月)달 샛바람 속에
그대 힘찬 승리(勝利)의 노래를
교향(交響)하여라
나비와 광장, 산호장, 1955
출처: 시작은모임(young570519) 원문보기 글쓴이: 선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