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iN서 뉴스.쇼핑.금융까지... 20년간 끊임없는 세포분열
1999년 검색사업으로 시작
인접분야로 꾸준히 사업확대
2015년 사내기업 CIC 정착
현재 서치.클로바 등 7개 운영
성장 싹 보이면 자회사 독립
덩치 커져도 빠른 의사결정
네이버는 1999년 검색 포털 '네이버'서비스를 토대로 출범한 뒤 검색이라는 본업과 인접한 영역으로 꾸준히 사업을 넓혀왔다. 소핑, 웹툰, 클라우드, 금융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는 내부 관련 조직을 분사. 독립시켜 성장 속도를 높이는 '세포분열' 전략이 주효했다. 올해 3월 기준 네이버의 국내 계열사는 109개지만, 주로 메신저 자회사 라인을 통한 일본.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것으로 국내 사업 확장과는 직접적 관련성이 떨어진다.
네이버는 2015년부터 사내 독립기업 '컴퍼니인컴퍼니(CIC.Company-In-Company)'제도를 도입해 각 사업부문이 인사.재무 등 조직 운영에 필요한 경영 전반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독립성 보장으로 의사 결정 속도와 사업 실행력을 높여 빠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현재 온라인쇼핑과 금융 영역으로의 확장은 모두 CIC제도하에서 이뤄졌다.
예를 들어 쇼핑 사업 조직을 포레스트 CIC로 독립시켜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보 2018년 네이버페이 CIC로 독립한 뒤 지난해 12월 네이버파이낸설로 분사했다. 웹툰 사업 조직도 2015년 네이버웹툰 CIC로 독립을 거쳐 2017년 자회사 네이버웹툰으로 분사했다. 현재 네이버는 서치(검색), 클로바(AI),아폴로(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그룹&(밴드.카페), 글레이스(글로벌 지역 정보), 포레스트(쇼핑), 비즈(광고) 등 7개의 사내 독립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무조건 분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적인 사업으로서 가능성이 있고 해외로 진출해도 작동할 가능성이 보이는 영역을 CIC로 지정하고 있다"며 "인터넷 산업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 보니 독립성을 보장해 속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CIC 외에도 사업별로 자회사를 분할해 가면서 사업을 확대해 왔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원래 네이버의 또 다른 자회사 캠프보바일에서 개발된 동영상 기반 소통 앱이었다. 스노우의 글로벌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2016년 관련 조직을 동명의 자회사로 분사했다. 올해 5월에는 스노우에서 출시된 뒤 글로벌 이용자 1억명을 돌파한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제페토'를 다시 별도 법인 '네이버Z코퍼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분사해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만들었다. 클라우드, 기업용 메신저(협업 도구) 등 기업 간 거래(B2B) 분야도 사내 사업부문을 떼어내 특화한 것이다. 네이버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2009년 네이버와 계열사를 대상으로 정보기술(IT) 인프라 운영과 업무용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문이 분할돼 설립됐다. NBP는 2017년 클라우드 서비스인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NCP)'을 출시하며 기업과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업용 메신저 라인웍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웍스모바일도 2015년 4월 메일, 캘린더, 주소록, 클라우드 저장 공간 등을 제공하는 협업 솔루션 '네이버웍스' 조직이 분사해 설립된 자회사다.
네이버가 지속적인 분사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은 핵심 서비스인 검색과 밀접하게 연관된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플랫폼의 특성상 끊임없이 확장하지 않으면 경쟁에서도 도태되는 글로벌 무한경쟁 환경도 감안해야 했다.
네이버쇼핑의 본질은 검색 서비스다. 네이버는 창업 1년여 만인 2000년 9월 지능형 검색 로봇이 상품에 대한 가격, 결제 조건, 배송료 유무 등 정보를 자동 파악해 비교해주는 '쇼핑에이전트 가격 비교'서비스를 시작했다. 2002년 3월에는 중소형 쇼핑몰 운영자들이 별도의 판매수수료없이 최소 비용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해 안정적인 결제. 배송 시스템. 온라인마케팅 도구를 한 번에 지원받는 '소호몰'을 열었다. 온라인 쇼핑몰인 '스토어팜'을 2014년 내놓고 분야별 쇼핑 카테고리를 세분화했다. 2018년 네이버는 판매자가 데이터 기반 마케팅 등 네이버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스토어팜을 클라우드형 스토어 플랫폼'스마트스토어'로 전면 개편하는 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금융업 진출도 네이버쇼핑과 무관치 않다. 네이버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의 전신은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다. 네이버페이는 2015년 네이버 쇼핑 이용자들이 결제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 개발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은 쇼핑, 결제, 콘텐츠, 플랫폼을 모두 다 영위하고 있다"면서 "한 분야라도 갖지 못하면 언제든 회사 기반이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 매일경제신문 2020년 7월 9일 목요일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