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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분들의 성원과 조언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해 드리오며,
화정마라톤의 일원으로써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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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겨울 나의 마라톤 입문이 시작되었다. 처음 어울림 트랙 5바퀴를 돌고 나니 종아리, 허벅지 등의 불편함과 고통… 그야말로 저질체력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초라함과 실망감에 “과연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불신의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하지만, 일주일에 2~3번 거리도 서서히 늘려가면서 뛰고 난 후의 땀의 매력이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2013년 5월 어울림누리에서 수영을 같이 하는 권순민 선배님의 적극(?) 권유로 화정마라톤에 정식 가입하게 되었고, 화정마라톤 선배님들과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호흡을 맞추기 시작하였다. 올 한해 10KM 첫 출전을 필두로 10km 2번, 하프 2번, 철인경기 올림픽코스(마라톤은 10km) 2번 참가에 자신감을 등에 업고 화정마라톤 필수 대회인 춘천마라톤에 과감히 배팅. 하지만…..신청과 동시에 곧바로 후회가 물밑 듯이 다가왔다.
여태껏 20km 이상을 소화한 훈련도 전무하였고, 계속되는 음주, 흡연에 기초체력을 위한 몸관리는 엉망… 그 후회는 10/6일 참가한 파주평화통일마라톤에서 여지없이 실감하게 되었다. 13km가 지나가니 급격한 체력소진~ 걷고 뛰기를 반복~ 완주의(2시간 15분) 기쁨보다 춘마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이미 신청한 것… “일단 뛰자, 뛰다가 힘들면 걷지 뭐” 나만의 위안을 삼고 10/7일부터 퇴근 후 개인훈련 돌입. 하지만 역시… (어울림에서 → 대장동 수자원 공사 → 산황동 → 원당)의 8km 코스를 두 번 돌기조차 버거웠다. 또한, 9월 달부터 시작된 양 무릎 통증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 “이거 어쩌지, 참가 포기해야 하나” 불안함과 걱정에 카페에 글을 올려보았다. 여러 선배님들의 경험과 조언 속에 다시금 출전을 선택, 10/23일 21km 훈련을 마지막으로 춘마는 그렇게 다가왔다.
대회 3일전 퇴근길에 육회와 등심을 사가지고 부족한 근력을 채운다는 명목 하에 혼자 처량하게 괴기를 구워먹었다. 와이프가 이런 모습이 안쓰러운지 복분자를 한잔 따라주며 격려를 해주었다. 드디어, 대회 당일… 새벽 4시 알람에 눈을 뜨자마자, 바나나와 꿀을 본능적으로 입에 쑤셔 넣고, 설레임과 걱정에 집결지로 향했다. 항상 그렇지만, 선배님들의 여유로운 모습들~~~ 출전 선수라기보다는 야유회 가는 분위기… 늘 부럽기만 할 뿐이다. “앗! 권오기 형님과 김인기 형님이 담배를 태우신다. 풀코스 당일 날에도. 음~~~ 갑자기 담배가 피우고 싶어졌다. 참자! 8시간만 참자! 세까치 줄담배를 오후로 예약하고 차량에 탑승~~~ 이석준 형님이 내 옆자리에 않으셨다. 어제 소주를 들이키셨다는데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은 초취한 모습이었다. “오늘 풀코스 뛰는데 지장이 없을런지”.. 왠지 안도감이 드는 이유는 무얼까?^^
가평휴게소에서 정차.. 달리기 전 시원한 배설을 위해 화장실로 직행. 예상대로 줄이 길게 이어졌다. 급히 주유소 화장실로 턴, 이곳도 15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여자 화장실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나오셨다… 주위에 여성고객(?)이 없는 걸 확인하고 얼른 들어가 문을 잠그고 볼일을 보았다. 기분이 묘하다~~~ 볼일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 30분만 더 가면 대회장이다.
대회장 도착 및 출발 전까지
시내에 들어서면서부터 많은 차량들에 이미 도로는 극심한 정체. 대회 규모와 분위기에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대회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하차… 대회장까지 도보로 이동하였다. 날씨가 생각보다 쌀쌀했다. 공원 한편에 화정마라톤 자리를 잡고, 밴드를 양 유두에 붙이고(젖꼭지가 커서 황총무님에게 여성용으로 달라고 하길 잘했다… 딱 맞는다^^) 바셀린을 바르고 근육테이프를 양 무릎에 부치는 것은 중규씨가 도와졌다. 드디어, 출발 시간이 다가오고 B,C,D,E,F그룹 선배님들이 하나 둘 씩 출발선으로 이동하였고, H(기록미보유자)그룹인 나도 출발선을 향해 GO GO~~~ 진짜 엑스포 행사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많은 참가자와 응원 나온 가족들. 국제대회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한다.
출발~10KM
드디어 출발. 페이스메이커를 자청한 고마운 중규씨와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출발 후 3KM까지 옆에서 뛰는 사람들 구경을 하면서 천천히 달렸다. “모두들 나처럼 완주의 부품 꿈을 가지고 뛰고 있겠지” 내가 느리게 뛰고 있는 건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추월해가고 있다. 설상가상, 양쪽 종아리가 쥐가 나는 것 같이 아프고 무거워 신경이 자꾸 쓰인다. 아~ 출발하기 전 스트레칭을 하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된다. 평소 대회 때마다 송기오 선배님의 FM 스트레칭이 있었는데… “빨리 다리 근육이 정상적으로 돌아와야 할 텐데” 다행히 5KM 지나서 뭉친 다리가 풀어졌고 한결 가벼워 졌다. 의암호를 가기 전에 그 말로만 듣던 터널이 보이기 시작…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고함을 지른다. “왜 고함을 지를까” 의아하게 생각한 나 역시 터널에 들어 선 순간 파이팅 있는 고함을 질러본다. 터널을 나오니 아침 물안개가 거치고 맑은 햇살이 내비친다. 강을 끼고 달리는 코스가 역시 ‘가을의 전설’이라고 할 만큼 풍광이 아름다웠다. 단풍이 좀더 붉고 노랗게 들었더라면 더 아름다웠을 텐데… 아직 주변의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제발 현재의 컨디션이 끝까지 갔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어느새 10KM 표식이 보인다. “어~~ 벌써 10KM야” 한 7KM온 것 같은데 10KM라네” 오늘 느낌이 좋다.^^
10KM~하프
몸이 가볍다. 이대로라면 완주도 가능하리라 즐거운 생각을 해본다. 10KM 지점에서 파워젤과 물을 충분히 섭취했다. 옆에 중규씨가 급수대가 나오면 무조건 다 음료를 섭취해야 한다고 한다. 그 동안의 내 경험은 급수대를 그냥 지나친 경우가 많았었다. 하지만, 충분한 수분섭취가 중요하다라는 것은 10/6 평화통일마라톤에서 절실히 체험했던 터라 이번은 급수대마다 기본 두 컵씩은 마시기로 했다. 앞서 나갔던 사람들을 하나 둘 추월해갔다. 추월의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나도 모르게 페이스 오버가 몇 번이다 났다. 그럴 때마다, 중규씨가 슬로우 다운을 하라고 조언해준다. 확실친 않지만 17KM(?) 지점을 통과할 때 갑자기 중규씨가 천천히 가자면서 속도를 늦쳤다. 앞에 소위 ‘깔딱고개’가 있어, 충분히 힘을 비축해야 한다고 한다. ‘역시 경험에서 오는 숙달된 조교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옆에 사람들은 앞으로의 난관을 모르는지 연신 내달리고 있다. 깔딱고개(?)가 나타났다. 속도를 최대한 낮추고 몸을 숙이며 조심스레 올라갔다. ‘하나 둘 하나 둘’ 기억나는 군가를 세 곡 속으로 불러보았다. 주위에 걷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 드디어, 하프 표식이 보인다. 급수대에서 초쿄파이랑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다시 조심스레 달려갔다. ‘아 반가운 얼굴’ 김진민, 이석준 형님이 보였다. 반환점을 막 돌고 오는 것 같다. 거리 차이는 불과 200미터… “음~엉덩이를 치러 가야겠다”.
하프~30KM
하프를 막 지나 500미터 앞에서 옆 인도에 있는 이석준 형님이 보였다. “엉 부상? 사고?” 본인은 가로 질러 가겠다고 한다. 역시, 어제 전투(?)의 여파가 남아 있었나 보다. “아 그럼~ 누구 엉덩이를 치러 가야 하나?” 22KM 지점이 지나 서서히 긴장과 불안감이 밀려온다. 아직 21KM 이상의 훈련 및 대회를 경험한 적이 없어, 앞으로 내 몸에 찾아올 이상 신호들에 바싹 긴장을 하게 만든다. 아뿔사!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걱정했던 무릎 통증이 찾아왔다. 시큰함과 뻐근함…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다행히 앞에 스프레이 파스를 뿌리는 참가자 한 명 발견. "죄송하지만 파스 조금 써도 될까요?” 그렇게 반기는 얼굴은 아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준비한 것 같다. 고맙게도 쓰라며 나에게 건네줬다. 그 때, 50대 후반 정도의 참가자 한 명이 다가와 자기다리에 조금 뿌려 달라고 한다. “이런 된장!!! 나 쓸 때 까지 기다려야지, 자기먼저 사용하겠다고? 그것도, 내 보고 뿌려달라고?” 친절히(?) 그 분 다리에 파스를 뿌려주며 잠시 참가 선수에서 대회 진행자가 되어봤다.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가면 이 대회 최대 난코스라는 춘천 댐까지의 오르막이 나타나리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내심 다듬으면서 조심스레 나아가본다. 오르막 중간 한 참가자가 옆으로 다가온다. 아마, 처녀 출전인가 보다. “이 정도 페이스면 얼마에 골인할 수 있을까요?” 옆에 중규씨가 답변한다. “아마 4시간 30분 정도 나올 건데, 이 후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다를 수도 있어요. 저희는 35KM 지점부터 후반 속력을 내려고 해요” “헉… 후반 스포터란다” 가능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내심 기대는 해본다. 춘천 댐… 이윽고 오르막 끝에 다다랐다. 다리 초입 이곳 저곳에 스트레칭 하는 참가자들이 많아졌다. 무릎 통증에 더 이상 이대로 가면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리 한쪽 난관에 앉아 스트레칭을 해보았다. 몇 번 무릎을 굽혔다 폈다 반복을 해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중규씨, 그냥 갑시다! 해 봤자 나아질 것 없이 똑같을 것 같네”
31KM~40KM
1KM마다 나타나는 표식이 낯설고 반갑기만 하다. 내 자신이 대견스러운 것은 말 할 것도 없이… 하지만 너무 힘들다. 이젠, 무릎만 아픈 것이 아니다.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다 아프고 힘들다. 사물놀이, 밴드의 흥겨운 응원소리가 귀찮아 지는 것 같다. 그래도 고생하시는 어르신들인지라 지나갈 때 썩은 미소와 함께 손을 들어 답례하였다. 중규씨는 쥐가 날 것 같으면 꼭 얘기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게 쥐나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 34KM 지점에 다다르자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발언대’ 부스가 보였다.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가족, 친지들에게 발언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한다. 사실, 26KM 지점까지는 발언대에서 무슨 말을 할까? 이래저래 생각도 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냥, 빨리 골인지점에 가고 싶다. 중규씨가 발언하고 가라며, 권유한다. “그래, 기록 목표도 아닌데… 여기서 가족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나 한방 날리고 가지 뭐” 뭔, 할 애기가 많은지… 내 앞에 7~8명이 줄을 서고 있다. 드디어, 내 차례!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파이팅을 크게 외쳤다. 순간, 힘이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힘도 오래가지 못했다. 옆에 보충대에서 나온 군인(훈련병인가?)들이 파이팅을 해주고 있다. 일요일 날 쉬지도 못하고 군인이 뭔지…쩝 ”미안해 아그들아, 그래도 몸매 좋은 아가씨들도 간혹 나타나니 너무 실망하지마” 38KM(?) 지점에 샤워부스가 있다는 안내표지가 보인다. 중규씨가 샤워(?)하라고 한다. 별로 내키지 않았다. 젖으면 왠지 힘이 더 들 것 같았다. 그래도, 선배가 하라면 해야지…쩝. 마라톤 대회 중 또 하나의 경험이자 추억을 만들었다. “아! 빨리 40KM 표식이 보였으면 좋겠다. 안 나타날 것 같은 40KM 표식이 드디어 보였다.
40KM~ 골인지점
어울림 트랙 5바퀴 반만 돌면 이제 완주구나! 보통은 힘이 나야 되는데 도저히 초인적인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다. 걷는 참가자들도 더러 있지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는 선수들이 더 많았다. ‘남은 거리 1KM’ 아~~~ 드디어 얼마 안 남았다. 저 멀리 골인지점이 보이는 것 같다. 중규씨에게 저게 골인지점이 맞는지 재차 물어본다. 골인지점이 맞는다고 한다. 자~ 이제 자세를 가다듬고 허리도 피고 헝클어진 머리도 정리해 보았다. “그래도 풀코스인데…” 앞에 황총무님이 사진을 찍고 계신다. 역시 자세 가다듬길 잘했다. 골인 50미터 전… 옆에 중규씨와 손을 맞잡고 함께 골인했다. 2013년 10월 27일 첫 풀코스 도전 그리고 완주!!!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는 날이었다. (기록: 4시간 52분 1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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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고 부러워서 배아파요 ㅋ
맛갈나고 재밌는 상상이 되는 글 잘 읽고 갑네다
멋져요~~~ 부럽 *^^*
수연씨 머리올린거 다시한번 축하하고 글도 잘쓰네.. 화이팅!!!
두고두고 추억이 되겠네요.축하합니다.
1년전 제 생각이나네요 수고하셧고 축하합니다
첫 풀 완주를 진심 축하드립니다 고통과 갈등 그리고 표현할 수 없는 감동... 글도 참 잘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