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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세정아..."
"현수야 우리 결혼하자"
[결혼...선생님이...결혼을...]
"왜이래 너"
"나 너만 봐왔잖아 내가 모가 부족한데
왜 매일 나한테 이러는거야"
"넌 친구잖아"
"난 아냐!!!"
"세정아...미안하다...너 부족한거 없어.내가 부족하면 부족했지"
"그럼 이유가 모야..여자 있어..?너 여자도 없잖아"
"누가 그래..?"
"어...?"
"내가 언제 그런말 한적 있나..?나 있어...
나때문에...보라색을 좋아해주는 여자가...좋아..."
"모야!!!그럼 나잖아..나도 보라색 좋아했어"
"아니...어쩜 그여자라서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지"
"너..만나는 여자 없지 않았어..?"
"이제 만날꺼야..고백해야지..나때문에 많이 울었을꺼야"
"어디서 만난건데..?"
"있어 잊을만 하면 나타나서 내 맘 잡고 가는 사람"
"못들은 걸로 할께 다음에 보자"
"세정아!!!나...할수만 있다면 그여자랑 결혼할꺼야
그러니까 너도 다른 사람 찾아 나 들어간다"
그 여자는 우두커니 서있다가 돌아가고 선생님은 집으로 들어가다가
내 편지와 장미 바구니를 본다. 편지를 뜯어 보는 선생님...
[선생님...저 수민이에요...읽어주세요 마지막이에요
선생님 좋아하는거 이제 그만할께요 귀찮게 안하고 놓아줄께요.
대신 오늘은...할말 다할래요. 5년동안 선생님 많이 좋아했어요.
선생님이 저 안 좋아해두요. 근데 매일 가고 싶었는데 그럴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학원앞까지 갔다가 집으로 그냥 돌아온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죠.
모르셨을꺼에요..아마...선생님 자존심 상하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제 마음은 그게 아니었어요. 믿어주세요. 이젠 볼수 없겠죠...
보고 싶어도...꾹 참아야겠죠...선생님 만나서 행복했어요.
어리지만 잘 할 자신 있었어요. 선생님한테 잘 할 자신이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선생님 많이 좋아했어요.
처음에 저한테 가르쳐주신거 기억해요..?보라색을 좋아한다고...
그래서 저도 좋아했어요. 선생님 이런 감정...남들은 사랑이래요.
사랑을 느끼게 해줘서 감사해요. 건강하세요.]
나도 모르게 내가 쓴 내용들이 떠올라 고개숙여 울고 말았다.
고개를 들어 선생님을 보아도 내 눈물에 선생님 모습이 흐릿했기 때문이다.
[바보 선생님 보고 싶은데...봐야하는데...왜 자꾸 눈물이 나는거야..
이번이...마지막인데...정말 마지막인데...]
"류수민!!!"
#47
하마터면 깜짝놀라서 뒤로 넘어질뻔했다. 주저 앉아 울던 나에게 다가와
내 이름을 크게 부르는 사람 김현수 선생님이었다.
어떻게 알고 온건지는 고개숙이고 우느라 볼틈이 없었다. 모라고 말해야 하는걸까...
"서...선생님..."
"꽃 이뿌네...고맙다"
"아..훌쩍...그건..선생님..어머니꺼에요..훌쩍.."
"어..?"
"선생님..훌쩍...낳아주셔서...훌쩍...감사하다구요"
"하하하!!!바보...그만울어"
"흑...선생님...미안해요"
서럽게 우는날 선생님이 처음으로 안아주었다.
그토록 원하던 선생님 품안에서 울었다.
이렇게 따뜻할줄 알았어. 정말...따뜻한 사람.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아...절대로]
"수민아...울지마...좋은 선생님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
"흑...흑..."
"나..정말 나쁜선생이다"
"흑..선생..님이 왜요...어흑.."
"음...제자를 사랑하게 되버렸으니까..."
순간 심장이 멈춘줄 알았다. 제자를 사랑하게 되버렸으니까...
그럼...선생님이 이제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신건가...
눈물을 멈추고 선생님 얼굴을 보았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그럼 보라색을 좋아한다던 여자가..."
"너야..류수민"
"하지만..선생님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먼저 사랑하게 한것도"
"..꿈...아니죠..."
"바보"
정말 꿈같은 일이었다. 자꾸 믿으려 하지 않자 선생님이 내 머릴 콩 쥐어박는다.
떨리는 마음으로 선생님을 계속 바라보기만 했다.
이사람이...이제 내 사람이 되는건가...
"수민아..."
"네...?"
"이제 그만...내 여자가 되주겠니..."
선생님의 여자...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선생님 집앞에서 마지막이 아닌 시작이 되었다.
이별의 장소가 아닌 선생님과 내가 연인으로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이제...선생님과 나는 선생님과 제자가 아닌 연인으로...스타트!!!!!!!!!!!!!!!!!!!
#48
"아~~~~~잘잤다!!!!!!!!!!!"
어제 선생님과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집에 돌아와 뒤척이다 잠을 잤는데도
지금 나는 왠지 개운한 기분이 든다. 마음이 홀가분해 져서 일까.
이제 선생님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내게 와준 선생님...너무 기뻤다.
♩비라도 내리면 구름뒤에 숨어서♪
내사랑현수♡
"선생님"
-어..수민아 잘잤어..?-
"네...일찍 일어났네요^-^"
-응..할일이 있어서-
"아..바빠요...?"
-응 우리 애인좀 데려다 주게..-
"네..?"
-나 집앞인데..천천히 준비하고 나와 기다릴께-
뚝...선생님은 그렇게 전화를 끊어버리고 나는 잽싸게 씻고 있었다.
아침밥은 역시 포기하고 엄마도 이런나를 어리둥절 쳐다보고 계셨다.
언젠가 회사에서 사내커플이 함께 차타고 가는 모습을 굉장히 부러워 한 적이 있었다.
그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간 꼭 남자친구 사귀면 데려다 달라고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엄마 나 갈께~"
"그래..조심히 다녀와"
"응~~~^0^"
아침부터 싱글벙글이었다. 그리고 정말 집 앞에는 늘 꿈에만 그리던 선생님의 차가 와있었다.
그리고는 내가 늘 좋아하던 하얀얼굴이 차에서 내려 나를 향해 웃고 있다.
내눈을 바라보면서...얼마나 이날을 기다려왔는지...정말 꿈만 같다.
"수민아!!"
"선생님~"
"자 타시죠~"
매너도 좋은 선생님. 차 문을 열어 준다. 그리곤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간다.
[왠지 이러니깐 부부같네...피식]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모가 그렇게 좋아..?잠깐..."
[헉....]
순간 또 놀래버렸다. 선생님 보느라 정신없던 난 안전벨트 메는걸 깜빡했던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 얼굴이 거의 내게 닿을 뻔 했다. 너무 놀라 숨을 멈추고 있었다.
안전벨트도 친절히 메주시는 선생님...그리고는 내 볼에 짧은 입맞춤을 해주었다.
"선생님..."
"바보야 숨은 왜 안쉬고 그래"
"바보라뇨..."
"너 안 잡아 먹어"
"네..."
"좀 더 키워야지"
"누..누가 누굴 키워요!!!"
"내가..너를..^-^자 가보실까요~~~"
선생님 차를 타고 회사로 가는중. 그 어떤 때 보다도 출근하는 길이 이렇게나 즐거울줄이야...
아침부터 선생님 목소리도 듣고 선생님 얼굴도 보고 너무 좋았다.
정말 꿈이라면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을 정도로...
#49
"수민아 회사 너무 멀다"
"시집가면 그만둘껀데요 모"
"빨리 데려가야겠네"
"네...?//////////////////"
"수민이 너 현모양처 되고 싶다며...?"
"어떻게 알았어여...?"
"앞치마 하고 신랑 좋아하는 음식 차려 놓는게 소원이라고
편지에 써놓구선 모르는척 하는건 모지...?"
"읽어봤어요...?"
"당연하지~"
"네 전 그럴꺼에요"
"그래..."
[그 상대가 선생님이라면...꼭 그럴꺼에요]
"그럼 그것도 봤어요..?"
"모..?"
"애기 낳으면 현준이라고 이름 지을꺼라는거"
"아...응 기억나...성은 김씨라고 했지...?"
"네...^-^"
"^-^수민아 다왔다"
"선생님 차로 오니까 빨리 오네요"
"그렇지 컨디션 좋은날은 매일 데려다 줄께"
"안그래도 되요"
"내 애인 인데 내가 챙겨야지 얼른 들어가"
"고마워요..."
"고맙긴 이따보자"
"선생님!!!!!!"
"응...?"
"제가 학원으로 찾아 갈께요 우리 같이 영화보러 가요"
"좋지 그럼 이따봐"
그렇게 아쉬운 시간은 빨리도 지나갔다. 이따가 또 보게 될 선생님인데
왜이리 보고 싶은건지...선생님 차가 보이지 않을때 까지 난 제자리에 서서
손을 높이 들어 흔들어 주고 있었다.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저녁에 영화는 몰 봐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동규씨 저요 선생님이랑 사겨요"
"오~성공한거네...역시 수민씨야"
"고마워요^^"
"내가 모 한게 있나.."
"동규씨는 미진씨랑 무슨 영화봤어요..최근에..?"
"영화보려고..?그냥 재밌으면서 슬픈영화봤어"
"몬데요..?"
"그녀를믿지마세요"
"그래요...?재밌어요..?"
"응!!미진이 마지막쯤 되서 울기도 하던데"
"아..그럼 그걸로 봐야겠네요. 고마워요~"
인터넷에 들어가서 심야영화를 예매했다. 선생님과 처음 보는 영화라서
왠지 더 설레이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극장가면 손도 잡고 그러던데
나중에는 내가 제일 자신없는 무서운 영화를 봐서 선생님품에 쏙 안겨야겠다.
[크크크...내가 언제부터 이런 여자가 된걸까...흠;;;]
너무 설레인 나머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나야 항상 일이 손에 잡히진 않았지만
오늘 따라 더 심해졌다. 그래도 회사고 일은 해야 하니 마음을 진정 시키고 일을 했다.
어음도 맞춰보고 지점소에서 올라온 서류들도 검토해 보았다.
그냥 그런대로 오늘은 다들 맞게 해온것 같았고 틀렸어도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까
은근슬쩍 넘어가 주면서 살짝 수정해주고 했다.
[니들 다 선생님 덕분인줄 알어!!!]
하루종일 하하하 호호호 극장가서는 꼭 팝콘을 먹을 텐데도 무엇을 먹을지 생각해보고.
영화볼 생각은 안하고 선생님이랑 같이 앉게 되면 떨릴것 같고 손은 잡아야 하는지
극장 처음 가본 사람처럼 별 쓸떼없는 고민은 다 하고 있었다.
"앗!!!동규씨 저 먼저가요~"
#50
6시 땡 하자마자 팀장님께 인사를 하고 먼저 나와버렸다.
아~~~이 얼마나 기다리던 퇴근시간인가. 오늘 날씨는 정말 나를 마음에 들어한건지
선선한게 정말 최고의 날씨였다. 선생님과의 첫데이트 인데 흥분이 되서 좀처럼 입이 다물어 지질 않는다.
[눈 뜨고도 보고...눈감기 전에도 보고...이런게 행복이구나...]
아침에도 보고 저녁에도 또 본다고 생각하니까 괜시리 좋아졌다.
애인이 되고 나니까 이젠 부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어린 나이게 잠시 해보았다.
욕심이겠지만...선생님이라면 내가 잘 할수 있을 것 같으니까...근데...
연인이 됐는데도 선생님이란 호칭 바꾸기란 참 힘들구나...휴....
버스를 타고 내려서 전철을 타고 선생님께 가는중...
전철에 내려서 역시 지독히 외운길을 가고 있다.
가까워질수록 떨리는 내 심장은...말릴수가 없었다.
"수민아"
"선생님"
"야..너 현수랑 성공했다면서..?"
"네..?"
"현수가 막 자랑질 하더라"
"자랑이면 자랑이지 자랑질이라니;;"
"야야 이제 편드냐!!"
"김태경선생님!!!!!!!!"
"아..너 원래 현수 편이지"
"당연하죠~선생님 어딨어요..?"
"지금은 수업중이지"
"아..그러네 시간이...근데 선생님은 왜 수업안해요...?"
"나 잠깐 땡땡이 치고 있었지~나 들어간다~"
"네~"
가만히 있자 하니 왠지 낯설고 사실은 심심했다.
그래서 강의실로 하나둘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점점 선생님 목소리가 들려오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심장박동수도 빨라졌다.
천천히...천천히...강의실로 다가갔다.
그리곤 사랑어린 눈빛으로 선생님을 바라 보았다.
한참 수업을 하던중 선생님은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컥;;;깜짝이야...휴...간떨어질뻔했네]
선생님은 내 눈을 바라보면서 방긋 웃어주고는 다시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때는 눈도 안 마주치더니 이젠 연인이라고 내게 웃어준다.
짧은 시간동안 나는 저 사람의 미소를 가질수 있어 내심 기분이 좋았다.
아무래도 내가 계속 있으면 선생님이 신경 쓰실것 같아서 교무실로 다시 내려왔다.
선생님이 앉는 의자에도 한번 앉아보고...선생님들 사진이 붙은 액자도 한번 봐주고
학원에서 선생님을 처음 만났고 선생님은 이곳에서 원장이 되었고, 다시 학원은
선생님과 나를 이어줬다. 학원...공부하는 곳이라는 것보다는 사랑의 시작을 도와준거 같아 웃었다.
#51
"수민아 많이 기다렸지..?"
"아뇨~근데 5분 남았잖아요"
"오늘은 특별히 일찍 끝내줬지"
"왜요..?"
"귀하신손님이 오셔서"
"어디요..?누가 왔어요..?"
"응 류수민이 왔거든...오늘은 첫 데이트고~^-^"
"선생님...고마워요..."
"그 먼데서 여기까지 오느라고 고생많았다~"
"선생님 가요~"
"시간 많으니까 우리 밥먹고 가자. 모 먹고 싶어...?"
"음...아무거나요 선생님 좋아하는걸로"
"그럼..초밥 어떄...?"
"초밥 좋아하는데 좋아요 가요~~"
"그래 가자"
선생님과 함께 선생님 차를 타고 일식집을 향했다.
이젠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자가 처음부터 이렇게 오바하면 안되는건데
선생님이 나 없으면 안되게 만들어 버려야 겠다.
"여기 와밨어요..?"
"응..가끔...세정이가 좋아해서"
"아..."
"그냥 친구야..."
"네~"
주문한 초밥이 나왔고 역시 맛이 일품이었다.
입에서 살살 녹는것이 양이 적은거 같지만 일단 먹어보면 양은 그다지 적은거 같지는 않다.
선생님이 너무 좋아하는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빠가 일식요리사인걸 아직 말하지 않았는데 다음엔 꼭 초대해서 초밥의 진가를 보여주리라 다짐했다.
"더먹을래..?"
"아뇨 배불러요 이것도 선생님 드세요"
"너 너무 안 먹는거 아냐...?"
"배불러요"
[선생님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른데...어쩌죠...??쿡....]
그렇게 식사를 끝마치고 극장으로 향했다.
#52
♩비라도 내리면 구름뒤에 숨어서~♪
"정은아.."
-야 너 어디야-
"나 지금 극장 가는중"
-누구랑가는데..?-
"선생님이랑"
-김현수..?-
"응.."
-야!!모야!!!!잘된거야???-
"응..정은아 내가 전화할께"
-지지배 같이 있구나 알았어.
꼭 전화해랑~잘됐음 말을 해야지 지지배야!!끊는다-
"정은이...?"
"네.."
"아직 말 안했어...?"
"네.."
"왜...?"
"남한테 알릴 시간없이 혼자 좋아하느라구요"
"하하하!!!수민아 근데...너 벨소리 그거 옛날 노래 같은데"
"아...네..."
"왜 안바꿔...?조성모 좋아해...?"
[선생님은...잊었구나...]
"아뇨...이거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불러줬어요"
"누가...?"
"김현수..."
"내가....?........아!!!!!!그때 처음에....?"
"네..."
"그랬구나..."
"그래서 안바꿔요^-^"
"...넌 그렇게 날 기억해왔구나..."
"네~~"
선생님은 미안한 눈빛으로 나를 잠시 바라 보았고.
차를 주차하고 극장으로 들어갔다.
선생님과 나란히 앉았고 영화가 시작됐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간단히 이 영화에 대해 말하자면,
여주인공이 사기꾼으로 나온다. 가석방으로 집으로 내려가다가 한남자 약사를 알게된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그 남자 집에서 살게 되고 나중에 사기꾼이라는게 들통나고
그 집을 나오게 되는데 여주인공이 있게 되는 동안 가족은 참 행복했으므로...
사기꾼이었지만 그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여자가 떠난후 남자는 자신이 원래 사랑했다고 믿은 여자는 자기 꿈을 반대했으나
그 사기꾼이었던 여자는 자기 꿈을 믿어주고 그리고...자신도 모르게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여자를 찾아 가게 되고 만나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 받은 부분은...여자가 자기가 사기꾼이라면서 고백할때...
그 순간 훌쩍훌쩍 울고 말았다.
#53
"흑...흑..."
"수민아 울어..?"
"흑...아니요..."
"...피식..."
그리고는 선생님은 주머니에서 손수건 하나를 꺼내 내게 건낸다.
역시 나의 선생님은 이런 자상함까지 소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괜찮아요"
"닦아..자.."
눈물을 닦는데 은은한 향기가 났다. 섬세하구나...
눈물을 훔치면서 옆으로 살짝 선생님을 보았다.
선생님은 영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약간 갈색빛이 도는 머리칼...
그리고 나보다 더 긴 속눈썹...쌍꺼풀이 없는데도 푹 빠질듯한 눈.
정말 빠져들것 같았다. 그냥 옆모습인데도...호수같은 눈 이라는 말이...
이래서 있는 거라는 생각을 하고. 오똑한 콧날과. 앵두같이 빨간 입술.
하얀 피부...만지면 정말 부드러운 느낌이 날것 같은...
[이사람이...내꺼란말이지...]
"왜..?"
"네..?"
선생님 모습에 감격하고 있다가...선생님이 쳐다보면서 왜 그러냐고 하자
난 순식간에 놀란 토끼가 되버렸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은 피식 웃고 만다.
영화가 끝이나고 많은 사람들이 재밌었다고 하면서 일어서자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 적응이 잘 안되기 때문.
"휴...."
"수민아"
"네..?"
선생님은 그대로 내 손을 잡고 내려갔다. 혹시나 사람들에게 부딫칠까봐 나를 보호하면서.
그러다가 옆사람을 치기라도 하면 죄송합니다 라는 말과 함께...정말 예의바른 사람이다.
선생님...보면 볼수록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고마워요 선생님..."
"고맙긴 몰...당연한거지"
[그 당연하다는것이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수민이 피곤 하겠다."
"괜찮아요 선생님이 더 피곤하죠 모"
"데려다줄께 가자"
"네"
커피숍에 들러서라고 선생님과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선생님도 피곤하고 나도 피곤했던 지라 선생님 말에 따랐다.
"영화재밌네"
"그죠..?"
"응...난 별로 슬프진 않던데..."
"울보라그래요"
"울보쟁이"
"선생님은 집에 가면 모해요...?"
"나는..숙제..."
"아..학교요...?"
"응...그래서 많이 피곤하지"
"그렇겠다...그렇다고 제가 도울수도 없고"
"괜찮아.말로만이라도 고맙다"
"다음에 놀러가서 맛있는거 만들어 드릴께요"
"정말...?"
"네...음...아무거나요"
"그래 기대할께"
"네~"
"수민아...너무 고마워...날 좋아해줘서..."
"아...제가 더 고맙죠...첫사랑을 이루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내가 첫사랑...?"
"네..."
"그랬구나...내가 또 미안하네"
"괜찮아요!!선생님이 저보다 먼저 태어났는데요 모..."
"수민아..."
"네...?"
"대신 마지막 사랑은 류수민이야"
"..선생님..."
[수민이한테도...마지막사랑이에요.
처음이자 마지막사랑 김현수...]
그렇게 나의 첫데이트는 커다란 설레임 속에서 매듭 지었다.
선생님의 마지막사랑 이라는 달콤하고 아름다운 고백으로......
#54
선생님과 함께 나들이를 하는 꿈 덕분에 하루를 무사히 잘 보냈다.
억지쟁이 과장님도 나에게 오늘따라 시비를 걸지 않았고.
나의 단짝 동료 동규씨는 오늘 휴가를 냈다. 미진씨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지만
하나도 부럽지 않다. 퇴근해서 곧바로 집으로 가 도시락을 쌀것 이다.
버스에서 거의 졸던 나는 선생님을 보러간다는 설레임으로 졸지 않고
어떤 도시락을 싸야할지 계속 고민하다가 일단은 무작정 백화점으로 향했다.
선생님께 해주고픈 요리를 생각하면서 쇼핑 하는 내모습.
마치 남편을 위해 요리준비를 하는 사랑스런 아내 같은 모습이었다.
"음...초밥은 너무 어렵고 유부초밥이 좋겠구나"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하라는 대로 하면 되니까...
그런데 이건 솔직히 너무 성의가 없는 듯해서 한가지 더 하기로 했다.
쫄볶이. 나의 주특기.
"선생님 목이 마를수도 있으니까"
집에 있는 재료로 된장찌게도 끓이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와 이것저것 다 꺼내어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는 나를 보는 엄마
"수민아..어디가...?"
"응..엄마 나중에..음..머였드라...아!!두부두부"
된장찌게에 두부를 넣고 세가지 요리를 한꺼번에 하려니 정신이 없었다.
떡볶이에 쫄면도 넣고 된장찌게도 보글보글...마지막으로 유부초밥까지 성공!
그리고 이쁜 그릇에 얌전히 담아 놓았다.
"아~~~다했다!!!!!!!!!"
앞치마를 벗어놓고 옷을 손진 하는 순간 반찬 냄새가 확 올라왔다.
그래서 얼른 옷을 갈아입고 머리도 좀 만진다음 화장을 고치고
엄마한테 인사를 잽싸게 한후 집을 나섰다. 그런데 너무 무겁다.
"택시!!!!!!!!!!!!!!!!!"
택시를 탔는데...정확하게 말을 할수가 없었다.
어디인지 모르는 길치 였기 때문에...참으로 난감했다.
"아가씨 어디 가실껀데요"
"저...ㅁㅁ은행이요!!!"
"ㅇㅇ역 ㅁㅁ은행 말하는거죠..?"
"네!!!!"
집에서 버스를 타고 학원에 가다보면 은행이 있었다.
대충 생각이 나서 그냥 그곳을 말해버렸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은 버스 길이랑은 달라서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이러다 길 잃어버리는건 아닌지...서서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우르르쾅zzzz]
"아 깜짝"
"아니 왜 갑자기 천둥번개야;;"
"그..그러게요..."
모처럼 분위기좀 잡을라고 했는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더니 비가 쏴~~~~~하고 내린다.
내가 보기로는 소나기인듯 하나 덕분에 차 안에 있던 나는
밖을 자세히 볼수가 없었다. 불길한 예감은 계속 되고...
비는 그렇게 주륵주륵 무섭게 쏟아부었다.
"아가씨 여기야"
"네 감사합니다"
팔천원을 지불하고 내렸다. 우산도 없는 나는 조금 있으면 물에 빠진 생쥐가 될터인데.
일단 비를 피해서 상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고개를 조금씩 조금씩 두리번 두리번 해보는데
내게 큰일이 닥쳐왔다. 이곳이 어딘지 전혀 모른다.
"한미은행이...맞는데...어디지..."
아무리 보아도 어딘지 알수 없었다. 모르는 곳에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운 마음이
확실하게 내 머리와 가슴을 채웠고 눈은 초점 잃은 눈이 되어 멍했다.
순간 핸드폰을 잽싸게 꺼내어 1번을 꾸욱 눌렀다.
[선생님...지금 수업중일텐데...]
선생님의 컬러링은 계속 되는데 전화는 받지 않는다. 수업중이라서
전화를 받을 상황이 아닌것 같다. 그래도...지금은 선생님 뿐이라는 생각에
계속...계속...전화를 했다.
[제발...받아줘요...]
-수민아..-
휴.........한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왜이렇게 편한걸까...곁에 있진 않지만 그냥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그 음성 하나만으로도 내 마음이 편해진다.
#55
-수민아-
"서...선생님..."
비가 올꺼라는 예상을 안했기에 봄처녀 마냥 얇게 입고 온 나는
어느새 덜덜덜 떨고 있었다.
-수민아 왜그래-
"서...으흐흐...생..."
-수민아-
"추워요...흐흐..."
-거기어딘데-
"..한..미..으흐흐흐...은행...."
그새 얼었는지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시원하게 말을 해주고 싶은데 눈에선 눈물이 나고
입술을 부르르 떨리고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수민아!!!학원 오는 길이었어...?-
"네..흑.."
-근데 왜 안와 택시 타고 와-
"태..택시...타고...온건데..으흐흐...여기가..."
-무슨말인지 알겠다 너 우산도 없지!!
기다려 너 잘 못 내린거 같다...기다려!!!!!!-
"수업..."
[띠리릭]
소리와 함께 전화는 끊어져 버렸다. 그리고 선생님이 오실것 같아서
상가에서 비를 피하던 나는 도시락을 두고 나와서 눈을 크게 뜨고
차가 오는 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선생님이...나를 위해서 와주신다고 하니...너무 기뻐서...
두려움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상가에서 비를 잠깐 피하는동안 젖었던 옷이 말랐었는데
지금 또다시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의해 서서히 젖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비를 맞아본다. 선생님을 기다리면서 맞는 비...
그리고 눈에 익은 차가 나를 향해 온다. 눈이 부셔서 눈을 가렸다.
"수민아!류수민!!!!!!"
"선..생...님"
"야 이바보야!!!!!!이게 모야!!!!!!!가자..."
선생님은 겉옷을 벗어 나를 덮고 차에 태우려 했다.
"잠깐..."
말을 길게 할수가 없었다. 뒤를 돌아 상가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도시락을 챙겨서 비에 맞을 까봐 품에 꼭 안은채 선생님 차로 뛰어왔다.
차에 타고 선생님은 히터를 최고로 틀어놓았다. 얼마 지나지 않자
내몸이 따뜻해졌다.
"수민아 그건 몬데..?"
"선생님..드릴려고.."
".............?"
"도시락 싼거에요. 근데...다 식었겠네요"
"나 배고픈데~열어봐"
"그래도 된장국은 보온도시락에 싸와서 괜찮아요"
"이거..때문에 온거야..너...?"
"네...선생님 내가 한거 먹고 싶다고 했잖아요"
"응...이렇게 빨리...고맙다"
"식었는데..."
"와~맛있겠네..잘먹을께^^"
"선생님 수업은요...?"
"응..오늘은 영구가 대신..."
"그래도 되는거에요...?"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뻥좀 치고 왔지"
"뻥이요...??쿠쿠...선생님 맞아요...?"
"그럼 선생님이지 비밀이다~"
"^-^"
선생님의 장난스런 모습에 두려워 했던 마음도 눈가에서 흐르던 눈물까지도
사라져버렸다. 지금은 그냥 웃고 있다. 다 식었는데도 맛있게 먹어주는 선생님
"너도 먹어바 아~~~~"
"선생님 드세요"
"이런기회가 흔치 않아..자 아~~"
"아~~"
그렇게 비오는 날 선생님 차안에서 맛있게 먹었다.
비록 식었고 실력도 부족한 음식이었지만 선생님과 함께 한 음식이라
더 맛있고 행복했다.
"근데 이거 니가 한거 맞어...?"
"네..왜요...?맛없어요...??"
"아니...너~무 맛있어서"
"다행이에요^-^"
"나 아까는...미칠뻔 했다..."
"네...?"
"너..울지...비는 오지...어딘지는 모르지...
정말 돌뻔 했다고"
"아..죄송해요...그렇게 전화하는게 아니었는데 무서웠어요"
"죄송하긴 당연한거지 만약 다른 사람한테 전화했으면..
그때도 나 아마 돌아버렸을꺼야"
"선생님..."
"나...눈에 보이는게...없었어..."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길치인 나의 호들갑 때문에 선생님이 너무 놀라신거 같아
미안한 마음만 들뿐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선생님이 사랑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해주진 않았지만 선생님의 그런 마음들이 느껴져서 그 행복감에...아무런 말도...
생각도 나지 않고 그저 이시간에...작은 공간안에 선생님과 내가 웃고 있다는거...
단지 그거에 행복했다.
"선생님 고마워요"
"수민아 나이거 매일 먹게 해줄꺼지..?"
"네..?///////////////////"
"하하하 농담이야!!!"
빨개진 내 얼굴에 호탕하게 웃는 김현수 선생님.
솔직히 진심이길 바랬는데 아니라서 조금은 서운했다.
그런데도 선생님의 해맑은 웃음에 또한번 웃고만다.
[선생님...저는...매일 해드리면 안될까요..]
첫댓글 꺄핫 재밋어요~~ 김현수쌤이 제일조아 ^0^ 나중에는 현수쌤 번외같은것두 나오나요?ㅇ_ㅇ
번외는 아직 생각 안해봤는데 리아바보님때문에 생각해봐야겠네요^0^감사합니다
너무 재미나요~~`계속해서 많이 올려주세요,,
네~~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