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31 임종석 검찰 출석… 작심 발언 "검찰, 그러지 마라"
"임종석을 구속하라" 1월 30일 오전 9시 30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주인공'이 나타나기 전부터, 보수단체는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수사' 이후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에 따라 공개소환이 사라지면서 한산했던 청사 중앙 현관도 오랜만에 붐볐다. 출입문으로부터 5~6미터가량 떨어진 위치에 테이프로 표시된 삼각형 모양의 포토라인 주변에는 수십 대의 카메라와 취재진, 유튜버들이 가득했다. 모두 '울산시장 선거 의혹' 피의자 조사가 예정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 임종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의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검찰 출석 사실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형사2부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지기 송철호 후보(현 울산시장)를 당선시키기 위해 경찰에 김기현 당시 시장 비위 첩보를 넘기고, 당내 경쟁을 정리하며 공약을 설계하는 등 선거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의심 중이다. 임종석 전 실장은 이때 모든 의사결정과정의 중심에 서 있던 '청와대 2인자'였다. 검찰 수사가 점점 문재인 대통령으로 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포토라인 불사한 임종석… "이번 사건은 기획됐다"
하지만 임종석 전 실장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은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오전 10시 4분, 짙은 회색 정장에 노타이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작심한 듯 3분 넘게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저는 과거에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무죄 받기까지 3년 가까이 말하기 힘든 고통을 겪었습니다. 검찰이 하는 업무는 그 특성상 한 사람의 인생 전부와 그 가족의 삶을 뿌리째 뒤흔드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은 어떤 기관보다 더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남용함 없이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합니다.
이번처럼 하고 싶은 만큼 전방위로 압수수색을 해대고, 부르고 싶은 만큼 몇 명이든 불러들여서 사건을 구성하고 법조문 구석구석 들이대면 몇 명이든 누구든 기소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에 검찰총장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 8개월이나 덮어뒀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할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듯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입니다. 정말 제가 울산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습니까? 못하면, 입증 못 하면, 그땐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그리고 또 책임도 지는 것입니까?
저는 우리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제일 세다. 최고다. 누구든 영장 치고 기소할 수 있다.' 제발 그러지들 마시고 오늘날 왜 손에서 물 빠져나가듯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고 있는지 아프게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입니다.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다만 조사 후에 구체적인 질문을 받겠다며 기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심야 조사가 없어진 만큼 검찰의 피의자 신문은 오후 9시 전 끝나겠지만, 임 전 실장의 귀가는 조서 열람까지 마친 밤늦게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검찰, 전날 송철호·백원우 등 기소… "임종석은 총선 후 처리"
한편 검찰은 하루 전 1차 수사를 마무리 짓고 송철호 시장과 송병기 전 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 13명을 '선거개입'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이 명단에는 임종석 전 실장과 1월 29일 검찰 조사를 받은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빠졌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가 더 지체되면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기소를 더 미룰 수 없다"며 "임종석 전 실장 등 향후 대상자들은 선거 이후에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생순’ 임오경, 민주 입당… “文대통령 존경”
“고단한 국민 손 잡아 주는 정치인 되겠다” 더불어민주당은 1월 30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임오경 전 서울시청 여자 핸드볼팀 감독을 15번째 인재로 영입했다. 임오경 전 감독은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로 “사람 냄새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총선 영입자 중 문화체육계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 전 감독은 한국 여자핸드볼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낼 때 주역으로 활동했다. 이후 결혼과 출산 후 7년 만에 국가대표에 복귀했고, 2003년 세계선수권 대회 3위를 차지하며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투혼을 발휘한 끝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때의 감동이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소개됐다.
임오경 전 감독은 1995년 일본 여자 핸드볼 리그 소속 히로시마 메이플레즈에서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일본 여자 실업팀 가운데서도 꼴찌나 다름없었던 히로시마를 10여년간 8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강팀으로 성장시켰다. 이후 2008년 창단한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사령탑을 맡기로 하면서 한국 구기종목 최초 여성 지도자가 됐다.
임오경 전 감독은 “제가 어디에 있든 그 팀을 최고로 만들었고, 최초의 길도 두려워하지 않고 나섰다”며 “코트에서 쓰러진 동료를 일으켰듯, 고단한 국민들 손을 잡아 주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요즘 제 딸 또래 청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선수 시절 아이 맡길 데가 없어서 훈련장에 데리고 다녔던 워킹맘으로서 아이 키우느라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 고충도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하며 울음을 참는 듯 입술을 꽉 깨물기도 했다.
그러면서 “스포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며 “국가대표에서 이제 국민의 마음을 대신하는 국민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임오경 전 감독은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로 “사람 냄새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했다”며 “문재인 정권에서 필요한 정책들에 스포츠계에서 제 힘이 필요하다면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체육계의 폭행·성폭행 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법적 제도, 선수들 훈련방식에 대한 투명한 보장,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의무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절대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의 지역구이자 자신의 고향인 전북 정읍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제 고향이고 제가 존경하는 오빠이기 때문에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 거론된 것에 대해선 “최윤희 선배님이 임명됐는데 저보다 훨씬 더 잘 해내실 것”이라며 “선배님이 우선이 돼야 한다는 기본적 마인드가 있어서 지금까지 먼저 양보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해찬 대표는 “임오경님을 삼고초려 한 것은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명성도 명성이지만 지도자로서 발휘해온 능력”이라며 “혼자 앞에 나가는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동료를 배려하고 함께 뛰는 팀워크를 만드는데 큰 역량을 발휘해오셨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정치 역시 함께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동료와 당원, 국민이 더불어 일해야만 좋은 성과를 낼 수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임오경 님이 한국 정치에서도 최고의 성과 내리라고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날 체육계 동료인 박찬숙 한국여자농구연맹 본부장, 여홍철 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 교수,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였던 오영란 인천시체육회 선수가 참석해 임오경 전 감독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제주 체류 우한 중국인 가족… 국제미아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발생한 중국 우한에서 제주에 와 체류 중인 중국인 관광객 5명이 국제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1월 30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우한 출신의 일가족으로 지난 1월 21일 중국 난징에서 무사증으로 제주에 여행왔다. 행복했던 가족여행도 잠시,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순식간에 국내에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공포감이 조성됐다. 이들의 여행에도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들은 지난 1월 26일 자국 항공사를 통해 중국 저장성 닝보시로 출국하려 했다. 제주에는 우한으로 가는 직항편이 없다. 그러나 이들의 중국 입국은 무산됐다. 항공사가 항공기 탑승권 발권을 거부한 것이다. 닝보시가 우한시 출신자 수용으로 이미 포화 상태라는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검역소 등을 통해 우한 출신 관광객들의 존재가 알려졌고 제주보건소는 서둘러 이들을 찾았다. 이들 모두 고열과 기침 등 감염증상은 없었다.
잠복기간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의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출입국외국인청과 협조해 앞으로 이동제한을 하는 등 관리할 계획이다. 이날 제주도는 중국 총영사관을 통해 확인해보니 이들이 입국거부가 아니라 자국 상황을 감안해 본인 의사로 체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취재진이 출입국외국인청 등 복수의 관계자들에게 이들의 상황을 전해들은 결과는 달랐다.
중국인 가족들은 사실상 입국이 무산됐으며 하루 빨리 자기 나라로 떠나고 싶어한다는 얘기였다. 무엇보다 다음달 2월 21일까지 즉, 무사증(30일)체류 기간이 지나버리면 이들은 원치않는 불법체류자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체류자인 이들을 강제출국시켜야 하는데 중국 측이 거부해버리면 졸지에 국제미아가 될 수 있다.
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취업이나 학업 비자와 달리 무사증은 연장할 방법이 사실상 없고 난민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제주도 역시 취재 과정에서 자진체류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서도 중국 정부의 입국거부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입국 거부는 아니고 우한 출신이 중국에 들어오면 14일간 격리되는데 격리실이 꽉차니까 조금있다가 오라는 게 입국 거부로 비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영 행안부장관 아산 방문… 주민들 달걀 던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1월 30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마을을 찾았다가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경찰인재개발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진원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돌아오는 교민들이 2주 동안 격리되는 곳이다. 주민들은 진영 장관이 도착하기 전부터 도로를 막아서며 경찰과 충돌했다. 몇몇 주민은 팔짱을 끼고 도로에 누워 거칠게 저항하기도 했다.
오후 3시 35분께 진영 장관이 양승조 충남도지사, 오세현 아산시장과 함께 마을회관 앞에 모습을 보이자 일부 주민은 달걀과 과자 등을 던지며 거친 항의를 이어갔다. '중국동포 아산시 수용결정 결사반대' 등 팻말을 들고 진영 장관을 향해 욕설을 쏟아내는 주민들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진영 장관이 외투에, 양승조 지사가 손에 각각 달걀을 맞기도 했다.
주민 앞에 선 진영 장관은 "국가가 가지고 있는 연수원을 검토한 결과 경찰인재개발원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철저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생하는 우리 국민들을 데리고 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시설을 잘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 THANK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