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동반해서 같이 외출하는 것에서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외출시 보여지는 돌발행동, 비사회적 감각자극 행동 때문입니다. 외출, 누구만나기 등 그토록 오랫동안 연습하고 매일 반복해 온 덕에 외부외출이나 여행 등에 거의 문제가 없는 태균이도 가끔 돌발행동을 할 때도 있습니다.
태균이도 심한 경기발작을 하는 때가 있었고, 태균이의 간질형태가 전두엽 쪽 전기신호 폭발을 포함한 전대성 간질이었기에 그 전조증세가 폭력과 공격성이었습니다. 그 전조증세를 한동안 경험했기에 그런 조짐을 포함한 돌발행동을 잘 알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공격적 폭력성은 없어진지 오래전이고, 이런 치유의 오랜 기간을 보충제만를 통해 진행했기에 더욱 사회 속에서의 행동이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라고 보여집니다. 그 어렵다는 경기발작에서 벗어난 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까요.
그럼에도 화가 나거나 좀 심기가 불편하게 느껴진 상황에서 대형 슈퍼마켓을 가게되면 돌발적으로 뛰어가는 행동이 일년에 서너번은 나오기도 합니다. 요즘은 심기가 불편한 이유가 뇌의 문제에서 보다는 주변상황의 변화로 인한 분노조절이 완벽하지 않음에서 오는 사회적 이유에서 오기는 합니다. 태균이는 주말끝나고 리틀준이를 데리러가지 않는 것에 대해 아직 적응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어제도 제가 어떤 기관의 대표와 미팅이 있어 태균이가 합석을 했는데, 길어진 미팅에도 점잖게 기다려주니 같은 성년자폐자녀의 부모이기도 한 그 대표가 태균이에 대해 한 칭찬을 해주더군요. 이 세계의 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사람으로써 이런 모습은 훌륭해 보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아직 살짝 남아있는 돌발행동의 뿌리는 없어져야 합니다.
어제는 연휴끝내고 아이들을 픽업해서 데리고 오는 날이라 이래저래 오후 4시가 넘습니다. 이제 리틀준이가 빠져있으니 식당이나 공공장소 교육도 가능해져서 자주해야 합니다. 영흥도로 오는 길에 태균이와 자주가는 영화관이 있는 건물에 두끼떡볶기 부페식당을 갔습니다.
집에서 보낸 시간이 길어진 완이는 보충제도 못먹고 외출도 없었을테니 과잉행동이 도를 넘습니다. 어제는 조증모드가 얼마나 심한지 계속 소리높여 깔깔대면서 잠시도 가만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제 미팅기관에 완이를 오래 지켜본 과거 발달학교 교사가 근무하는 터라서 완이를 두어시간 맡아주었는데 완이가 너무 많이 변했다고 놀라워 하긴 합니다.
어제 우리가 두끼떡볶이 집에 들어선 시각이 아직 손님들이 몰리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다행히 넓은 홀에는 우리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구석을 택해 완이가 홀로 나올 수 없는 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그 공간에서도 어찌나 산만한지 직접 서빙을 해야하는 식당이라 그야말로 혼절할 수준입니다.
직접 다양한 재료들을 가져다 조리까지하는 떡볶이 부페식당이라 태균이는 자기몫의 메뉴나 음료수를 가져오기위해 자리를 자주 뜨니 준이를 붙박이로 완이 옆에 앉혔습니다. 이렇게 제한한 공간에서도 하도 치대니 준이가 먹다가 젓가락을 자꾸 떨어뜨립니다.
제가 잠시 자리를 뜨면 여지없이 그 좁은 장소에서도 드러눕고, 준이를 쳐대고, 일어나서 벽을 계속 두드리고, 과잉모드 그 자체입니다. 횟수가 많은 건 아니었지만 식당에서는 많이 얌전해졌다 싶었는데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래도 제가 자리에 돌아와서 단속을 하면 바로 자세를 교정하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돌이켜보면 완이가 빠른 시간내 빠른 변화를 보여주긴 했습니다. 새로운 건물, 식당, 엘리베이터 등 아무 거리낌없이 들어서기, 적극적으로 두려움없이 외출에 임하기, 물 일변도의 자극추구 욕구 조절능력, 아직도 자기통제가 숙제이긴 하지만 통제를 요구받는 환경을 인지하고 적응하려는 의지 등등 이런 태도는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바뀌었습니다.
그런 만큼 까치발이나 균형이 무너지는 듯한 동작, 손바닥을 포함해서 조작하던 소근육가동, 눈귀막는 감각자극 차단 행동 등에서 우선 큰 변화들이 감지됩니다. 과자봉지 뜯기와 같이 아직 섬세한 손가락 조작을 요하는 작업은 못하지만 문고리 돌리기, 문고리 풀기 등 몇 달 전만해도 감히 도전해보지 못했던 작업들을 완벽히는 못해도 열심히 시도해보곤 합니다. 시도의지가 생긴 것은 잘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뭔가 해보려는 노력에의 의지가 강해질수록 사건도 더 많이 생기고, 돌발행동도 따라오겠지만 결국 감수해야하는 단계들입니다. 발전 단계에는 항상 감수해야 하는 부작용들이 속출하기 마련이며, 그 부작용들을 인내하고 다스려갈 때 그것들이 가져다주는 피드백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사회 속으로 들어가서 혼자 자기 필요한 것은 해결하고 살아가게 하는 단계가 우리에겐 최종 목표입니다. 이런 단계는 태균이조차 어려울 수 있겠지만, 그래도 외출에서 누군가 동반해주었을 때 아무런 표시없이 눈에 띌 것도 없는 자연스러운 모습과 태도만 갖추어도 우리는 성공 중에 성공입니다!
첫댓글 예, 그림이도 새로운 루틴이 생겨나는데 정상이군요. 자기가 들어가고 싶은 집을 들어가게 해 달라거나 갖고 싶은걸 빨리 사라거나, 캄캄한데도 집에 가지 말고 더 놀자거나. 같이 놀던 아이를 (첨 만난 아이인데도) 따라가겠다거나, 화장실 사용 절차를 처음부터 되풀이 한다거나, 욕구가 좌절되면 사람들 많은데서 천둥처럼 악을 써대며 울면 모두가 구경하거나 기타 등등 여러가지네요. 검사때 카스가 34.5 나온게 무시 못할 수치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한단계 한단계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대표님 기록에서 많이 배우고 길을 확인합니다.🍒
사회 속에서 들어가서 혼자 자기 필요한 것 해결하고 살아가게 하는 단계가 우리에게 최종 목표..
어렵더라도 외출에서 누군가가 동반해 주었을 때 아무런 표시 없이 자연스러운 모습과 태도만 갖추어도 성공 중에 성공..
큰 목표가 됩니다.
저희도 지난 주에 점심 시간 지나서 식당에 갔다가..먹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나오는데..안 나오려고 해서...진땀을 뺐습니다^^
늘 대표님 글에서 많이 배우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주는 두끼 떡복이를 가 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