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성분 표기가 있습니다. 원산지 표기도 하고요. 시멘트는 아닙니다. 정부에 시멘트 성분 표기, 원산지 표기 강제를 요구합시다. 친환경 시멘트와 쓰레기 시멘트를 구별하는 등급제를 하자고 합시다. 이제는 우리가 깨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가진 정당한 권리를 건설회사에 요구합시다."
9일 오후 7시 가음주공재건축조합(조합장 백형일)은 창원시 성산구 남창원농협유통센터 대강당에서 최병성 목사를 초청해 '건강한 집짓기를 위한 강연회'를 열었다.
최 목사는 2006년부터 방사능 오염 의혹이 있는 일본산 석탄재나 폐타이어, 폐유, 오니, 슬래그 등 산업폐기물을 사용해 제조한 이른바 '쓰레기 시멘트' 위험성을 전국에 알린 인물이다.
최 목사는 이날 강연에서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드는 것은 경제성, 환경성 다 없다. 어떤 타당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먼저 시멘트 공정 문제점을 짚었다. 시멘트는 본래 석회석에 점토, 철광석, 규석 등 원료를 섞은 뒤 소성로에 넣고,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해 1450도 고온에서 가열해 만들어진 덩어리를 가루 형태로 만든 것이다.
한데 지금은 정부의 '쓰레기 재활용' 방안에 따라 원료로 도시 쓰레기나 슬래그·오니 등을, 연료로는 폐타이어 등 산업폐기물을 사용한다.
|
9일 창원시 성산구 남창원농협유통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건강한 집짓기를 위한 강연회'에서 시멘트 업체 관계자와 가음주공조합원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최환석 인턴기자 |
최 목사는 "시멘트 업계는 폐타이어 등을 '부연료'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소성로 밖에서 불을 땔 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안심한다. 하지만 원료와 연료가 섞여 소성로 안에서 함께 탄다. 여기서 타고 나온 것이 시멘트"라며 폐기물을 이용해 만든 시멘트 위험성을 지적했다.
최 목사는 또한 "방사능이 많은 제철소 슬래그가 시멘트 만드는 재료로 사용될 수도 있다"며 방사능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관련 자료로 경기도 한 아파트 시멘트 벽에서 방사능이 측정된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 속 아파트 벽에 댄 방사능 측정기 수치는 1.138μ㏜/h(마이크로시버트)를 나타냈다. 그는 이를 두고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주변 마을이 1.2μ㏜/h를 나타내고 방사능 제염 작업이 이뤄진 곳 수치가 0.6μ㏜/h인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가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발암물질 중 하나로 알려진 '6가크롬'의 위험성도 강조했다. 최 목사는 2007년 자신이 직접 의뢰한 한국산 시멘트와 중국산 시멘트 분석 결과를 보여주며 "중국산 시멘트에서는 6가크롬이 불검출됐는데 우리나라 한 시멘트 회사 제품은 6가크롬이 110.4ppm 나왔다. 환경부 기준이 20ppm인데 이 정도면 '살인 시멘트'다"고 지적했다.
그는 쓰레기를 재활용해 시멘트를 만드는 것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전혀 이득이 없다고 비판했다. "쓰레기를 재활용해 시멘트를 만들면 연간 1740억 원 절감하는데 국민 1인당 3480원 아끼려고 평생 쓰레기 시멘트로 만든 집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국시멘트협회 직원과 조합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시멘트협회 측은 "우리 입장도 들어달라"고 했으나 조합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경선 한국시멘트협회 기술팀장은 "최 목사가 강연에서 사용하는 자료는 오래된 것"이라며 "국내산 시멘트 방사선은 자연방사선 수준 이내이며 최근 환경부 차관이 직접 시멘트 제조현장을 방문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