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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디오라의 모습은 왜인지 퍽 아름답고 따뜻하다.
제주에 살기 시작한 지 언 1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로 넘어와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주와 사랑에 빠졌고
3개월의 시간을 넘어 1년 아니 2년 혹은 평생을
제주와 함께 하고자 한다.
나는 현재 제주에서 미래를 그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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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어 <냠이와 잡화점>과 독립서점 <바라나시 책골목>
제주는 내게 도망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실패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명쾌히 내려주었다. 실패는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는 걸 알려준 제주. 나는 이 제주의 많은 것을 사랑하게 되었고, 많은 것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나는 오늘 내 삶의 전부가 된 제주, 그중 내 마음을 울린 식당, 카페, 스토어, 그리고 독립서점을 소개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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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오라디오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로 114번길 54-102
제주엔 수많은 카페들이 존재한다. 카페들은 각자 자신의 위치에 서있는 이유가 있다는 듯 자신만의 특색으로 자리를 채운다. 어떤 카페는 제주스러움을 담기도, 또 어떤 카페는 큰 규모와 도시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중 내가 사랑한 카페 오라디오라는 그 중간에 서서 가장 알맞은 밸런스로 반기는 카페였다. 나는 그 정도를 지키는 멋이 좋아 이 카페를 사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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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손꼽히는 산을 뽑으라면 당연 손에 꼽힐 산방산. 이 아래에 멋스러운 갈색 건물이 하나 서있다. 이 건물 안을 들어오면 나무와 수많은 식물들로 꾸며진 카페가 반기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 오라디오라였다. 봄이면 산방산 앞으로 피는 유채가 이곳을 가득 메우고, 추운 겨울이면 눈으로 뒤덮인다. 이 카페는 제주의 어떤 카페보다 사랑스럽다 말해도 되는 카페였다. 또한 제주스럽기만 하면 놓치게 되는 청결이 이곳은 신경 쓸 필요 없이 좋았다. 청결, 제주스러움, 모던함 속의 따뜻한 감성이 녹아있는 오라디오라는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카페임이 분명했다.
+오라디오라
영업시간
매일 09:30 -21:00
일요일 09:30 - 18:00
특이사항
주차공간이 넓고, 좌석 분리가 잘 되어 있어 손님 간에 방해가 없다. 또한 음료나 베이커리까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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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이스트포레스트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로1길 26-1
맛에 민감하지 않은 내가 맛집을 추천한다는 것이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일까 염려가 된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곳은 그 어떠한 맛집보다 대단한 곳이었다. 맛에 대한 조예와 깊이가 전혀 없다고 해도 무방한 나는 맛 표현이라곤 '맛있다'와 '맛없다' 이 두 가지가 전부다. 하지만 이스트포레스트에서 내가 맛 표현을 풍부하게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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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파스타보다 맛있었던 문어 크림 파스타
이곳 이스트포레스트의 전 메뉴를 먹어본 나로서 단연 제일 맛있던 것은 '문어 크림 파스타'였다. 음식 중에 파스타를 좋아하는 내가 내세울 건 20여 개국을 여행하며 맛있다던 파스타 집은 다 가보았다는 것 뿐이지만, 그곳에서도 나는 맛있다로만 일관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먹은 '문어 크림 파스타'에게 나는 "이 크림 파스타는 크림을 입에 묻힌채로 집에가서 다시 한번 핥아먹어도 맛있을 거야"라는 표현을 했다. 내가 먹어본 파스타 중 가장 맛있는 파스타를 선사한 이스트포레스트는 제주의 어떤 맛집보다 대단했음을 확신한다.
+ 이스트포레스트
입장시간
매일 11:00 -21:00 연중무휴, 브레이크 타임 없음
특이사항
이곳의 메뉴를 추천한다면 첫 번째로 문어 크림 파스타를, 두 번째로는 전복 버터구이 리조또를 추천한다. 하지만, 두 메뉴 모두 크림이기 때문에 다른 메뉴를 시킨다면 황게 누룽지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보단 크레이피쉬 로제 파스타를 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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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e
냠이와 잡화점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382
카페, 식당 다음으로 제주에서 가볼 만한 곳이 어디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소품샵이 떠오른다. 소품샵은 다른 곳과 다르게 오롯이 제주스러운 모습으로 서있고, 비슷하지만 다른 각자의 개성으로 샵을 꾸민다. 그중 내 머릿속에 가장 크게 기억에 남은 이곳 '냠이와 잡화점'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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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이와 잡화점은 처음 소개한 카페 오라디오라 근처에 위치한 소품샵이다. 생각해 보면 산방산 밑 사계해변 주변엔 예쁜 카페와 이런 소품샵, 그리고 독립서점이 많다. 가장 제주스러운 곳이라 생각되서일까. 이곳에 모인 제주스러운 가게들은 사계리를 가득 채워 여행의 묘미를 더해주었다. 냠이와 잡화점은 어쩌면 단순히 네이밍 때문에 찾은 소품샵이었다. 나미야 잡화점을 패러디한 듯 귀여운 이름을 하고 있는 이 소품샵. 오롯이 이름 때문에 이곳을 찾았다면 내부의 아기자기함과 고양이와 관련된 소품들은 이곳을 다시 한번 오고 싶은 장소로 만들었다. 만약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들이라면 이곳 냠이와 잡화점을 찾아가자. 그렇다면 제주 여행에 큰 선물로,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 냠이와 잡화점
입장시간
전화 문의 필수
특이사항
주위에 주차장이 없어 갓길에 주차를 해야 되는데, 주차가 크게 어렵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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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tore
바라나시책골목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동한두기길 35-2
대한민국에 독립서점이 가장 많은 제주. 그곳에 인도향이 물씬 느껴지는 곳이 있다. 인도 여행의 꽃이라고 불리는 바라나시가 이름인 이곳 바라나시책골목은 들어가는 순간, 인도향 인센스가 서점 전체를 채우고, 투박하게 앉아서 하루종일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든 책방의 분위기는 그냥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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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전통 음료 라씨를 하나 시키고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었다. 맛있는 망고 라씨는 인도 본연의 맛이 그대로 느껴졌고, 종이 책은 아날로그한 기분 좋은 감성을 선물했다. 평소에도 책을 좋아하는 내게 이곳 바라나시책골목은 선물과도 같은 장소였고,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쉼터와도 같은 장소였다. 만약 제주도 여행을 간다면 공항 옆에 있는 인도 바라나시책골목으로 가보자.
여행의 묘미를 살려주는 카페, 음식점, 독립서점, 그리고 소품샵까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소개해보았다. 만약 제주 여행한다면 이런 제주스러운 곳을 가보자. 제주의 감성을 더욱 진하게 느끼고 올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