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잠든 저를 지켜주시고 오늘 새날을 맞게 하시는 아버지요
보호자이신 하느님, 이 하루를 온전히 당신 섬기는 데만 쓰게 하소서.
당신 뜻을 따르는 일이 아니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생각하거나
말하거나 행하지 말게 하시고, 저의 모든 행위가 당신 영광을 기리고
형제들 구원하는 일에만 집중되게 하소서.
당신이 기뻐하시지 않을 만한 일은 시도조차 하지 말게 하시고,
오직 당신의 은총과 선하심 안에서만 행복을 추구하게 하소서.
또한 이 세상에 살면서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하여 노동을 할 때에도,
당신의 모든 자녀에게 약속하신 하늘나라의 삶으로 끊임없이 제 마음을
끌어올리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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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요 구원자이신 우리 하느님, 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채우기 위하여
일할 것을 명령하셨으니 우리 노동을 축성하시어, 그것이 우리 육신뿐만
아니라 영혼도 먹여 살리게 하소서. 당신 빛으로 안내받고 당신 손에서
힘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애써서 일해도 모두 허사임을 일깨워주소서.
당신이 저희 각자에게 선물로 주신 특별한 임무에 충실하되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샘내거나 넘보는 일은 없게 하소서.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려는 착한 마음을 주시되, 도움을
받는 이들 위에 우쭐거리며 올라서려는 마음일랑 한오라기도 품지 않게
하소서. 그리고 혹시 우리를 더욱 심한 가난으로 데려가시려거든 마음으로
저항하거나 후회하지 않게 하시고, 오히려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남들의 후원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무엇보다도, 우리가 받는 모든 일상 속의
은혜가 영원한 은혜와 연결되어서 영과 육으로 당신의 영광을 바라
보며 살게 하소서.
■ 장 칼뱅(Jean Calvin, 1509-1564)
제네바에서 종교개혁운동을 주도했으며, 자신이 해석한 성서적 원리에 따라
종교계와 정치계를 통치했다. 그의 영향력은 네덜란드와 스코틀랜드로 급속히
확산되었고 잉글랜드의 청교도들은 그의 가르침을 대폭 수용하였다.
현실에서 실천되지 않는 신앙은 가치가 없다는 그의 확신이 제네바 평민들을
위해 만든 (매일기도문)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 이현주 역편, ‘세기의 기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