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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이야기 스크랩 제철 전갱이는 돔과도 안 바꾼다
뽈락 추천 0 조회 165 10.07.15 12:30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전갱이와 미더덕으로 즐긴 만찬

부산 자갈치시장에 있던 생선을 6시간만에 부천에서 즐기기

 

 

△전갱이회

 

 

“역시 제철에 난 생선이 가장 맛있어”

 

전갱이회를 함께 먹던 동석자 중 한명의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양이 제법 많은 전갱이회 한 접시를 비우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원래 회를 뜬 사람은 자신이 뜬 회를 그리 맛있게 먹지는 않는다. 회를 뜨는 과정에서 이미 비린내나 적나라한 내장 등을 보면서 질려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갱이회만큼은 달랐다. 내가 직접 뜬 회였지만 젓가락이 쉴 틈이 없었다. 쌀의 풍미가 녹아든 듯한 구수한 뱃살, 보드랍지만 식감이 살아있는 등살에 혀가 미칠지경이다. 회가 달다는 느낌이 절로 느껴진다. 선도가 좋은 녀석이라 잡내가 없다. 덕분에 비린내나 잡맛을 씻겨내는 맥주조차 불필요할 정도였다.

 

 

 

 △전갱이

 

 

회를 먹는 시점에서 6시간 전 부산 자갈치시장.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횟감을 찾아 나섰다. 이 광경을 노래가사로 표현하자면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아니라 자갈치시장의 맛객을 본적이 있는가이다. 죽은 전갱이도 보이고 활 전갱이도 보인다. 가격은 3배차이.

 

 

 

즉석에서 아가미 쪽 등뼈에 칼을 넣어 피가 빠지도록 하였다. 시메사바용 고등어도 살까 하였지만 매번 느끼는 건 생선은 선도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이 사실보다도 욕심이 앞서 구입했다가 낭패를 보고 후회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말자고 맹세를 한 터라 과감하게 발길을 돌렸다. 대신 큼지막한 미더덕을 구입했다. 미더덕은 어떻게 요리할까? 서울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레시피를 맞춰 나갔다. 그리하여 탄생한 미더덕요리는 잠시 후에 공개한다.

 

 

 

부천에 도착하니 전갱이 피를 뺀 후 약 6시간이 경과했다. 최상의 사후경직 상태가 되었다. 비록 죽었지만 표면의 황금빛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배를 가르자 한 마리만 알이 나왔고 나머지 5마리는 모두 하얀 정소가 가득 들어있었다. 전갱이가 제철임을 상태로서 알려주는 셈이다.

 

회를 취미로 하다 보니 이젠 회를 뜨면서 손에 전해지는 감촉만으로도 그 회의 맛을 가늠할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이 전갱이 역시 혀보다 손이 먼저 맛을 알아차렸다.

 

 

 

회 위에 생강과 쪽파를 올려냈다. 동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전갱이회를 예찬한다. 어제만큼은 원미동 최고의 진미는 바로 전갱이회였다. 제철생선의 힘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전갱이는 돔과도 바꾸지 않겠다.

 

 

 

 

 

미더덕된장찜

 

 

비가 내리는지라 거리 노상에서 할머니가 미더덕 껍질을 까고 계신다.

 “할머니 미더덕 한바구니에 얼마예요?”

 “3천원”

“두바구니 주세요”

할머니는 정량보다 더 많이 담아주신다. 미더덕요리 레시피는 올라오는 차 안에서 구상을 하였다. 해서 만들어진 미더덕된장찜.

 

1. 냄비에 물을 조금 붓고 미더덕을 찐다

2. 다른 냄비에 버터를 녹이고 미소된장을 볶다가 미더덕 냄비에 있는 국물을 적당량 부어 농도를 낮춘다

3. 썰어놓은 풋고추를 넣는다.

4. 미더덕을 2의 냄비에 옮겨담고 한번 두루치기를 한 후 접시에 담는다.

5. 고명으로 썰어놓은 파를 올린다.

(양파나 쪽파 하얀 부분, 숙주나물을 함께 쪄도 된다)

 

 

 

 

그리고...

 

 

미더덕된장찜을 하고 남은 국물에 물을 붓고 전갱이 뼈와 두부를 넣고 끓였다. 이 국물요리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제주도에 각재기국이란 게 있다. 각재기는 전갱이를 일컫는 제주도 방언이다. 각재기국을 먹어보진 않았지만 이 국물요리도 각재기국에 뒤지진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은 갈때까지 가보나 보다. 결국 라면사리까지 첨가했다. 그럼 된장라면이 되나? 고춧가루까지 뿌려지고 주종도 맥주, 송막에서 소주로 바뀌고 나니 전형적인 한국식이 되어 간다. 위대한 한국인의 입맛에 경배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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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0.07.15 12:35

    첫댓글 어저께 라이딩 중 대변에 펄떡거리는 30cm급 활전갱이가 눈에 뛰어 바리 회쳐가 미찌꼬랑 초로기랑 먹었는데 기름이 줄줄 흐르는기 맛이 쫀듯 쫄깃한기 죽이던데 으 흐흐흐.. 또 묵고싶다,일본사람들이 최고로치는 활생선, 함 무러 갑시다 ㅋ

  • 10.07.16 20:47

    ~!!아른아른~

  • 10.07.15 12:50

    전갱이 예찬이 대단함다~~ㅎㅎ 덕분에 바닷가서 분위기 잡으며 잘먹었습니데이~전갱이

  • 10.07.15 14:07

    전갱이 잡으러 함 가까~~~ㅋ

  • 10.07.15 14:09

    ~묵어본~사람은~말을~삼~쵝오

  • 10.07.15 16:50

    햐~~~!글탄말이지요?

  • 10.07.15 16:48

    그리맛난가요?밑에라면이더땡기그만ㅋㅋ

  • 10.07.15 18:56

    흠.. 지방 함량이 높은 고기라 얼마나 고소하겠습니까? 쩝~
    하지만,, 고등어 전갱이 청어 등은 기생충 조심하셔야 해요..

  • 10.07.15 19:59

    전갱이 큰게 아지라는 건데요...이제 제철인가?

  • 작성자 10.07.15 20:07

    마자여' 아지'...진짜루 맛있던데 4월부터9월까지가 제철.일본에서는 마리당 만원 이상이라고 인터넷에 나와 있네요, 근데 어제 대변에서는 6마리 만원..두 도시락 나오데요.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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