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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화의 사도들 원문보기 글쓴이: stellakang
2021.12.26.(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가정의 성화를 위하여
(집회 3,2-14; 콜로 3,12-21; 루카 2,41-52 )
제1독서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아버지를 공경한다.>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3,2-6.12-14
2 주님께서 자녀들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시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권리를 보장하셨다.
3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는다.
4 제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다.
5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자녀들에게서 기쁨을 얻고
그가 기도하는 날 받아들여진다.
6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장수하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이는 제 어머니를 편안하게 한다.
12 얘야,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13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14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잊히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주님과 함께하는 가정생활>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3,12-21
형제 여러분, 12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13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14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입니다.
15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또한 한 몸 안에서 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16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17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18 아내 여러분,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주님 안에 사는 사람은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19 남편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20 자녀 여러분,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
21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부모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있는 예수님을 찾아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52
41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파스카 축제 때면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다.
42 예수님이 열두 살 되던 해에도 이 축제 관습에 따라 그리로 올라갔다.
43 그런데 축제 기간이 끝나고 돌아갈 때에 소년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았다.
그의 부모는 그것도 모르고, 44 일행 가운데에 있으려니 여기며 하룻길을 갔다.
그런 다음에야 친척들과 친지들 사이에서 찾아보았지만, 45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그를 찾아다녔다.
46 사흘 뒤에야 성전에서 그를 찾아냈는데, 그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앉아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들에게 묻기도 하고 있었다.
47 그의 말을 듣는 이들은 모두 그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하였다.
48 예수님의 부모는 그를 보고 무척 놀랐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49 그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50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51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52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가정의 성화를 위하여
⒈ 오늘 교회가 거행하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은 나자렛의 성가정을 기억하며 우리들의 가정이 이를 본받아 가정의 성화를 이루려는 지향으로 지내는 축일입니다. 이를 기점으로 한 주간 동안 우리는 가정의 성화를 위하여 기도하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가정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가운데 사랑이 넘치는 보금자리로 가꾸어 나가자고 다짐하게 됩니다. 마침 이때가 한 해를 마치고 새 해를 시작하는 연말연시 기간이므로, 지나간 한 해 동안에 가정이 받은 은총에 감사를 드리고 새로운 한 해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소망하는 지향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가운데 각자가 인생에서 이루고자 하는 사회적 성취를 위해 준비도 하고 이미 이룬 성취에 대해서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를 누리며 지내는 것입니다.
⒉ 우리들 가정의 성화에 있어서 예수, 마리아, 요셉이 이루신 성가정은 기준이 됩니다. 이 나자렛 성가정을 기준으로 하여 이룩하고자 하는 목표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신 천상 가정의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담은 표현이 “가정은 작은 천국”이라는 말입니다. 과연 나자렛 성가정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은 하느님을 모시고 자신들의 행복을 누렸으며, 하느님께로부터 부여받은 각자의 소명을 성취하고 이 행복과 성취를 우리들 모두에게 빛나는 금자탑으로 남겨 주었습니다. 교회는 오늘 이 성가정 축일을 통하여 모든 신자 가정들이 이 기준과 목표를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상기시켜 주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나자렛 성가정을 기준으로 삼는다 함은, 우리네 가정이 자녀들로 하여금 세상에 나갈 준비를 시키고 부모들로 하여금 자신과 자녀들을 통해 세상에서 이룩한 성취를 감사하는 것을 넘어서, 하느님의 창조 사업의 협조자로서 치루어야 했던 희생과 느꼈던 기쁨과 보람을 하느님 안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⒊ 자, 그러면 나자렛 성가정은 어떠한 가정이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바빌론 유배를 거치면서 열두 지파 체제가 거의 붕괴되어 버려서, 당시에는 사제직을 수행하던 레위 지파와 벤야민 지파를 제외하고는 거의 혈통을 보전하지 못한 상황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자렛 성가정의 아버지 요셉은 유다 지파에 속한 다윗 가문의 후손으로서 유다 전통을 고스란히 전수받았고, 이 가정의 어머니인 마리아 역시 그 아버지 요아킴은 유다 지파요 어머니 안나는 레위 지파에 속한 후손으로서 손색없는 신앙과 율법의 교양을 전수받았습니다. 비록 경제적으로는 가난해도 신앙만큼은 훌륭해서 하느님 안에 충실했던 아나빔이었다는 뜻입니다. 조선 시대에서라면 몰락하고 가난했지만 뼈대 있는 집안이라고 불리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사정은 요즘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정의 위기 속에서도 가정의 성화를 위해 기도하며 노력하는 모든 부부들에게 힘이 됩니다.
⒋ 하지만 요셉과 마리아가 부부로 맺어지기 전에 가정에 대해 지녔던 전통적인 이상은 오늘 집회서의 독서 말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부부로 맺어지는 것 자체가 하느님께서 축복하신 결과이며 특히 부부 사랑의 결실로 태어나는 자녀들은 하느님께서 이 부부를 축복하셨음을 나타내는 산 증거였습니다. 그러므로 부부는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지 않고 하느님께 바쳐드려야 할 소중한 선물로 여겼고, 그래서 자녀를 출산하면 가장 먼저 하느님께 바쳐드리는 예식을 거행했던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아기가 태어나면 백일과 돌에 잔치를 베풀고 축하를 해 왔습니다만, 가능하면 백일 잔치와 돌 잔치 사이에 유아 세례를 주어 아기와 하느님과의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⒌ 구약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 같은 전통은 사도 바오로가 전해준 콜로새서의 말씀에도 나타나 있듯이 신약시대에도 이어졌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제는 가정의 기준이 예수님이 되어서,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고, 그분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는” 것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나자렛 성가정이 그러했듯이 신자들의 가정에서 진정한 아버지는 하느님이셨습니다. 그리고 가정의 아버지는 하느님을 대행하여 가족을 보호해 주고 하느님을 대리하여 축복해 주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만이 가장은 아니었으니, 어머니 역시 가모장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보장받았으며 책임과 권한이 주어져 있었습니다. 가부장이든 가모장이든 하느님 아버지의 역할을 대행하고 대리하는 신성한 책임이 주어져 있다는 의식이 살아있었고, 그래서 가장의 책임을 맡은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게 자녀들은 공경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부여되어 있었습니다.
⒍ 이렇게 가정이 중요시되었기에, 신앙생활도 가족이 함께 가정에서 지켰으며 선교 활동도 자연스럽게 가족 단위로 이루어졌습니다. 한 마디로 이스라엘의 전통에서 유래되어 초대교회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전수된 바, 가정은 축소판 하느님 나라요 가족은 그 나라를 이루는 하느님의 작은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간직하고 내려왔던 것입니다. 이런 정체성을 감안할 때 만일 사도 바오로가 21세기 한국의 그리스도인에게 편지를 썼다면, 가족 모두 하느님 아버지께 순종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가족 모두가 서로에게 즉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순종하라고 권고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가족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그리스도의 평화가 가족 모두의 마음을 다스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정이야말로 세상 속에 보석처럼 빛나는 작은 천국입니다.
이 같은 순종의 덕목은 특히 가정에서 가족 모두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생활에서 필요합니다. 그렇게 될 때 그리스도의 말씀이 가족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될 것이고, 그 말씀이 가족들의 삶 안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삼종기도에서 기도하듯이, 그야말로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시는 신비가 현실이 되는 것이지요. 박해시대에 우리 신앙 선조들이 세운 교우촌에서는 평일에는 각 가정에서 가족들이, 그리고 주일과 축일에는 여러 가정의 신자들이 공소에 모여서 일상의 기도를 바치는 것 자체를 가장 중요한 신앙생활로 간주해 왔었습니다. 이 자랑스럽고 훌륭한 전통을 우리도 이어가야 합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우리를 이어주는 통로요 고리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하는 습관 속에서 우리네 의식이 하느님을 닮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성모 마리아께서는 우리의 모범이 되어 주십니다.
⒎ 마리아의 모범은 소년 예수님께서 열두 살이 되셨을 때 일어난 한 사건을 전해 주고 있는 오늘 복음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유다인들의 관습으로는 열두 살이 되면 어른들처럼 성전 순례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부모에게 곧잘 순종하던 소년 예수님께서 사춘기 행동처럼 보이는 돌발 행동을 하여 그 부모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무렵부터 소년 예수님께는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자의식이 생겨나신 듯합니다. 물론 어머니 마리아는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때 일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였고, 잉태 당시에 천사가 찾아왔던 일과 동방박사들이 찾아와 경배했던 일과 연관지어 이해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이끌고 계시다는 뜻을 떠올리신 것이지요. 그리고 예수님이 장성하시어 복음 선포를 위해 출가하시자 반대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어떤 제자보다도 충실하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며 아드님을 따르셨습니다. 자칫하면 모자 간에 일어날 수도 있었던 사춘기 갈등을 신앙으로 매우 훌륭하게 다스린 것이라 할 것이고, 다스린 정도를 넘어서 새로운 역할 분담으로까지 승화시킨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⒏ 가정은 작은 천국이 되어야 한다고 하듯이 우리는 가정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그만큼 가족 간에 일어나는 갈등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서로 상처를 주기 쉬운 곳도 가정입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문제가 가정 안에서 시작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가정을 성화시키려는 신자들은 자신들의 힘만으로 해결하려 들기보다 이런 지향으로 나자렛 성가정의 예수, 마리아, 요셉의 전구를 청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상에서 문제 없는 가정은 없고, 우환이 하나도 없는 가정도 없습니다.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⒐ 교우 여러분! 가정은 우리가 태어나 행복을 누리는 보루이며 사회의 기본 세포이고 인생을 하느님께 바쳐 드리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하느님 나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됩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문제들이 가정에서 시작된다고 언급했지만 그 반대 역시 사실이어서, 세상 모든 문제는 가정에서 이룩하는 성화의 노력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도 또한 진실입니다. 요셉과 마리아가 나자렛 가정을 이룩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시련과 특히 예수님을 아들로 키우기 위해 희생해야 했던 바도 적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신앙의 힘으로 받아들이고 견디어냈던 모범을 기억하시고, 여러분의 가정도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아 성화의 은총을 한가득 입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러분 가정에서 자라나는 자녀들을 오늘 복음 상황의 소년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이끄심을 받는 큰 인물들로 키우시기를 기도합니다.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