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담뜰 한식뷔페>
다담뜰을 대구 칠곡점에서 처음 알았다. 그 때 너무 맛있게 먹어서, 부산에 살고 있지만 같은 프랜차이즈를 검색해서 요새 양산과 김해점에 자주 간다.
같은 프랜차이즈지만, 지점장 스타일이 다 다른지, 메뉴도 살짝 다르다. 양산점은 채식위주의 식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식당이라고 한다면, 김해는 육고기를 좋아하시는 분이 좋아할만한 양념치킨, 돼지갈비, 약밥, 수정과, 유부초밥, 떡볶이, 짜장 등이 나온다.
오늘도 너무 맛있게 먹고 와서, 그 곳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궁금해져서 홈페이지를 열람해 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식당에 식사를 하러 갈 때, “내가 그 곳에서 음식을 먹어주면, 그 가게가 성업할 것이다.”, 즉 “내가 그 가게를 살려준다.”라는 ‘我想’을 가지고 간다.
그런데, 다담뜰은 “내가 그 곳 음식을 다 먹어서 거덜 내어 주겠다.”는 ‘食心’으로 찾아가게 되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마구마구 모여든다.
나는 그 곳에 갈 때마다 ‘은세훈 사장님, 복 받으십시오.’라고 마음 속으로 기도를 한다. 거기서 잘 먹고 나올 때마다 사장님이 눈물나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곳에 다녀온 고마운 후기를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다담뜰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씌여 있다.
‘한 끼 식사로 필요이상의 거금을 내고 다 먹지도 못하는 화려한 식사를 누구나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이것이 이 곳 사장님이 이러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게 된 동기라고 한다. 그래서 혹시 여기 사장님은 다른 곳에서 비싼 식당을 운영하면서 남은 수익금으로 이런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서 나와 내 짝궁 같은 배고픈 사람들을 구휼하는 ‘의적(義賊)?’같은 분이 아닐까하면서 상상해 보았다.
음식 값이 치솟아, 생활비 걱정하시는 어머님이 집에서 만든 음식도 눈치보게 만드는 코로나와 같은 어려운 시국이다. 이 곳은 가난한 집에서보다 마음놓고 배불리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곳이다.
그래서 ‘여기 사장님은 혹시 경상도 정치인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해 보았다.
내가 ‘국회의원’정도 되는 VIP급이라면, 이런 곳에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맛나게 식사를 하고, 사장님을 만나서 “정부의 지원을 받게 해 주겠다.”고 폼나게 한 마디 건네고 싶을 정도다.
아닌게 아니라. 이번 달부터 모든 식당에서 천원씩 가격을 올린다고 한다. 1일당 9천원에서 1만원 받을 예정이다. 8천원이면, 도심지역 국밥 한 그릇 가격이다. 마음 같아서는 정부에서 2천원씩 지원해 줘서, 1인당 국밥 한 그릇 가격인 8천원을 받게 하고, 사람들을 떼거지로 데리고 와서 먹이고 싶은 그런 잔칫집같은 식당이다. 먹는 장사가 남는 장사라고, 후한 食心으로 꾸준히 사람들이 모이기만 한다면, 이런 식당은 망하지 않는다고 본다.
입구에 들어서면, 4인기준 테이블 한 개당 한 개의 주차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정확히 세 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그 정도이다. 그만큼 주자공간이 넉넉하다.
(식사테이블이 30개 가량 있다고 가정해 본다면, 9시간(11시~8시)×4명×30테이블×9천원=9,720,000원정도의 수입이 발생한다. 즉, 식당을 FULL로 가동했을 때, 하루 약 천만원 정도의 소득이 예상된다. 그래서 시간대별로 사람들이 30%~50%정도만 유지되어도 그 곳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 등을 지출하고도 남는장사를 할 수 있다고 예상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 곳에 몇 번 방문해 본 고객의 아마추어적인 계산이다.^^)
내가 정말 배고픈 사람들을 구제하고 싶은 의적(義賊)이라면, 양산이나 김해같은 이런 교외지역 말고, 사람이 많이 모여드는 부산에도 몇 개 더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외지역에 위치해서, 정보를 얻어들은,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만 모여드니 좀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다.
(혹시, 사장님이 자동차정도는 몰고 다니는 고객수준을 예상하면서, ‘지가’와 ‘상가임대비’에 대한 계산까지 염두해 두고, 지가가 저렴한 부산 근처의 교외지역인 양산과 김해에만 위치한 건 아닐까? 이렇게 차량을 몰고오는 고객수준을 유치해야, ‘빈민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인상을 주는, 자존심 상해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는 이미지를 피하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건 이거저거 염두에 둔 비상한 경영아이디어에 탄복할 따름이다.)
이 곳에 차를 주차하고 들어서면, 소위 ‘떳다방’이 연상되는 조립식 건물이 보인다. 담장까지 돌을 담은 철장으로 이동가능한 구조물이다. 먼 훗날, 지가(地價)가 오르거나 여타 다른 이유로, 장사 수지가 맞지 않아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된다고 하더라도 거기 있는 건물을 그대로 통째로 들어다 옮길 수 있게 지어놓았다는 의미다.(이것도 놀라운 경영방침에서 나온 계산이 아닌가?)
① 나는 다담뜰 양산점에 가면, 우선 호박죽이나 닭죽을 한 그릇을 먹는다.(3천원: 보통 시장에서는 이 정도 먹으면 4천원 받는다. 닭죽은 더 받는다.^^)
② 그리고 고사리, 무나물 등 각종 야채와 밥을 고추장과 버무려서 맛나게 비빔밥을 한 그릇 먹는다.(3천원: 비빔밥도 이 정도 퀄리티이면, 8천원을 받을 거 같다.)
③ 또, 겨자물에 담궈 색다른 맛을 내는 노란 소면에 오이고명을 잔뜩 얹어서 소바 냉육수를 곁들여서 한 그릇 먹는다.(국수류 : 3천원)
거기서 끝이 아니다. ④ 식혜(1천원)도 한 사발 들이키거나, ⑤ 맛나는 치킨(3천원)도 먹고, ⑥ 카레나 스파게티도 먹어줘야 이 곳 식사가 끝난다.
(이렇게 먹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사장님께서 우리를 내쫒지 않으시겠지...^^)
①호박죽(3천원)+②비빔밥(3천원)+③국수(3천원)+④치킨(3천원)+⑤식혜(1천원)+⑥기타(2천원)=약15,000원
(허걱--;)싸게 먹었다고 생각하는데도 벌써 만 오천원이 넘어가는 식사를 하고야 말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취향이다.
나보다 덩치좋은 다른 분들은 더 맛있게 먹을 수도 있다.^^
나는 그 곳에 11시, 12시, 1시, 2시의 시각대에 각각 방문하면서, 음식 맛을 경험했다. 11시부터 1시까지는 점심시간이라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빈다. 그리고 시간대마다 나오는 음식도 살짝 바뀌는 거 같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양산점의 ‘양념게장’은 11시에서 1사사이인 피크타임에만 나오는 거 같다. 그 외에 시간에는 다른 대체음식으로 바뀐다.(이것도 경영의 융통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
오늘 나는 사람들이 뜸한 늦은 오후에 그 곳을 찾았다. 사람들이 몇 명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와 같이간 짝궁은 아늑한 분위기에서 식사하는 것을 좋아해서, 아무도 없는 다른 방 구석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잠시 있으니까 직원이 와서 불을 켜 준다.
이런 데서 잘 먹으니, 그런 작은 서비스도 황송하기 그지 없을 정도로 고마웠다.
인색한 경영자였다면, “밖에 자리 많은데, 아무도 없는 방에 들어와서 전기세 낭비하세요?”라고 할 거 같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다른 고급 레스토랑이였다면, 별로 대단할 것 없는 직원의 이러한 ‘친절’도 황송할 정도로 느껴졌고, 맛있고, 푸짐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식사를 마치고, 감사한 마음으로 꼭 티슈로 테이블을 닦고, 테이블을 닦은 휴지도 옆에 쓰레기통에 넣어주고, 의자도 정리하고 나온다. (이것이 나만의 작은 감사표시이다.^^)
조립식건물이지만,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호텔분위기 나는 음악이 이 곳을 호텔보다 더 편안하게 해 준다. ‘소리’라는 작은 오브제가 주는 행복감이다.
그리고 그 곳에는 갤러리처럼 멋진 사진과 철학을 담은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햇살을 ‘가득’ 머금을 곡식을 숟가락에 ‘가득’ 담은 사진이 참 마음에 든다.
이런 그림이 붙은 곳에는 ‘배고픈 사람’들이 몰려든다.
내가 이 음식을 먹고, 그림정도 선물할 능력자가 된다면, 밥그릇에 쌀이 아니라, 꽃(마음)을 가득 담은, 꽃밥 그림을 한 점 선물해 주고 싶은 그런 집이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다시 살기 좋아지면, ‘마음’이 고픈 사람들이 드나들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다담뜰 직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잘 먹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