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베이지, 기다리는마음, 떠나가는배
솔베이지의 노래, 그리고 희망
아마도 겨울이 가고 봄도 가겠지. 그런 후에 오는 여름도 가고 한 해 전부도 가겠지.
그러나 언젠가 너는 올거야. 난 확실히 알아. 그리고 난 분명히 기다릴거야. 그곳에서 오래도록. 전에 그렇게 약속했으니까…
노르웨이 문호 헨리크 입센의 희곡 '페르귄트를 위한 (솔베이지의) 노래'는 잔잔하지만 애상 가득한 선율과 가사로 가슴 속을 후비며 파고 든다.
그의 희곡은 노르웨이 어느 산간 마을의 가난한 청년 '페르귄트'와 아름다운 소녀 '솔베이지'의 슬픈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다. 페르귄트는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떠나 갖은 고생 끝에 돈을 모아 10여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다가 국경에서 산적을 만나 돈을 모두 빼앗기는 불운을 당한다. 그리워했던 솔베이지를 차마 볼 수가 없어 다시 이국땅을 떠 돌며 걸인으로 살다 늙고 병든 몸으로 겨우 고향으로 돌아온다.
어머니가 살던 오두막을 찾았는데 어머니는 세상을 달리 한지 오래였다. 연인 솔베이지도 백발이 된 채로 그를 맞는다. 페르귄트는 그날 밤 솔베이지의 무릎에 누워 조용히 숨을 거둔다. 솔베이지 또한 '솔베이지의 노래'를 부르며 페르귄트의 뒤를 따라간다.
가난한 청년 '페르귄트'와 아름다운 소녀 '솔베이지'의 아련한 사랑의 노래는 1875년에 쓰여져 1876년 초연됐다. 그리고 유명 싱어들에 의해 불리어져 슬픈 사랑의 전설로 전해 온다.
故 노회찬 의원이 살아 생전 첼로로 즐겨 연주했던 것으로도 알려진 노래다. 수많은 정치인 가운데 그나마 수오지심(羞惡之心)을 알았던 그의 뜻하지 않은 죽음에 사람들은 황망하고 오열을 참을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 정치가 제 할 바를 잊은 채 병들고 타락하고 오염된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릴 때 마다 그를 생각나게 한다.
혹독한 겨울 한풍이 메마른 거리와 퀭한 들판을 휩쓸며 대지를 꽁꽁 얼렸다. 기나긴 코로나19에 지쳐 나약해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도 힘든 판에 살에는 추위까지 들이닥쳐 시민들의 삶을 더욱 옥죄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솔베이지가 노래했듯 '아마도 겨울이 가고 봄도 올 터'이다.
희망은 절망의 끝에서 온다고 했다. 깊고 깊은 나락에서 벗어나는 날이 오면 희망이 어느 결에 우리 곁에 찾아 오지 않을까. 새해 벽두 간절하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은 이유다. 김영태주필 kytmd8617@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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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베이지의 노래, 그리고 희망
노르웨이 문호 헨리크 입센의 희곡 '페르귄트를 위한 (솔베이지의) 노래'는 잔잔하지만 애상 가득한 선율과 가사로 가슴 속을 후비며 파고 든다.
그의 희곡은 노르웨이 어느 산간 마을의 가난한 청년 '페르귄트'와 아름다운 소녀 '솔베이지'의 슬픈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다. 페르귄트는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떠나 갖은 고생 끝에 돈을 모아 10여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다가 국경에서 산적을 만나 돈을 모두 빼앗기는 불운을 당한다. 그리워했던 솔베이지를 차마 볼 수가 없어 다시 이국땅을 떠 돌며 걸인으로 살다 늙고 병든 몸으로 겨우 고향으로 돌아온다.
어머니가 살던 오두막을 찾았는데 어머니는 세상을 달리 한지 오래였다. 연인 솔베이지도 백발이 된 채로 그를 맞는다. 페르귄트는 그날 밤 솔베이지의 무릎에 누워 조용히 숨을 거둔다. 솔베이지 또한 '솔베이지의 노래'를 부르며 페르귄트의 뒤를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