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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주 시인은 1976년 5월 1일 창간한 아동문학 전문문예지 《아동문예》의 편집과 발간을 40년 넘게 맡아 온 전문 편집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동시가 변화 발전해 온 모습을 누구보다도 가까이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겪어 온 분입니다. 그런 분이 지난 동시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변화 발전시키며 앞으로 우리 동시가 나아갈 한 방향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전병호 (시인,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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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옥주
●2007년 《문학과 어린이》에 동화가 2022년 《한국크리스천문학》에 수필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어요.
●등단 10년 만에 동시집 『둘리가 사는 동네』를 펴냈어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과 한국잡지언론상, 도봉문학상 본상, 한국문학백년상, 아동문학의날 본상을 받았어요.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이사와 새싹회, 김수영문학회 회원, 도봉문인협회 아동분과위원장, 《월간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출판사 [아동문예], [아침마중], [세계문예] 대표와 계간 《아동문예》 발행인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림 김천정
이탈리아에서 디자인을 공부했으며, 주로 출판물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국어린이도서상> 일러스트 부문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린 책으로 『아껴라 아껴 영감님과 뭐든지 아껴 영감님』, 『갑돌이와 용감한 여섯 친구』, 『의좋은 형제』,
『할미꽃 이야기』, 『한국 대표 동시 100편』 등이 있습니다.
최근작 : <바이블 일러스트 에피소드>,<나도 화가가 될 수 있어요>,<느낌이 오는 스케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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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주(지은이)의 말
어린이였던 나와 놀기
오래 전 심었던 한 그루 나무가 뿌리를 깊숙이 내리더니
어느새 울울창창하게 자랐습니다.
오늘 그 나무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아봅니다. 그리곤 어린이였던
나를 불러내어 친구들과 놀았던 그 놀이터로 달려갑니다.
여수시 국동 수산대학 운동장으로 가 그날처럼 사방치기에 빠져도 보고,
공기놀이도 해 봅니다. 운동장 한쪽에서 오빠들이 구슬치기에
열을 올릴 때쯤 어김없이 엄마의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멈춰지지 않습니다.
그때의 어린이가 지금 아동문학가들의 작품을 읽고 엮는 동안 그때처럼 꿈을 꾸고,
푸르른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쉼을 얻고, 놀이 속에 풍덩 빠져 있습니다
동시집 『반짝,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를 읽고 놀이에 흠뻑 빠져
쉼을 얻고 꿈을 꿀 수 있는 어린이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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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오는 소리
박옥주
도
로
로
로
롱
!
처마 끝에서
빛방울
떨어지는 소리.
또
로
로
로
롱
!
초록빛
불러내는
실로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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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찾았네
박옥주
엄마가
팬지꽃 화분을 사 왔어요.
덤으로
꽃향기도 따라왔어요.
반지하 내 방
책상에 올려놓았어요.
오후가 되자
해님이
창문으로 들여다보았어요.
- 이제 찾았네!
헷살을 방 안 깊이 비추었어요.
팬지꽃이
방긋방긋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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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나무
박옥주
언덕 위 나무 세 그루가
꿈을 이야기해요.
- 나는
아이들 책상이 될 거야.
- 그래, 너는 튼튼하게 자랐으니까.
- 나는
큰 집 대들보가 될 테야.
- 그래, 너는 아름드리로 자랐으니까.
- 나는
똑똑 소리를 낼 거야.
- 왜? 왜?
- 앞 못 보는 사람의 길잡이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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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박옥주
긴 금을 그으며
쏜
살
같
이
내
려
온
다.
전학 간 윤이.
빈찍,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 나,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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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편지
박옥주
손끝에 힘주어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눌러쓴
할머니 편지.
눈에 힘주어
한 자 한 자
꾸불꼬불 따라가며 읽는
할머니 편지.
- 보고 시픈 내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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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댁 할머니
박옥주
암탉이
알 낳아 놓고
꼬꼬댁!
꼬꼬댁!
할머니를
부르면,
허리 굽은
우리 할머니
그려!
그려!
꼬꼬댁되어
달려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