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 감자국거리…네 집만 남아 추억의 맛길
돼지 등뼈와 감자, 우거지, 갈은 들깨, 깻잎, 파, 마늘 따위의 양념을 넣어 진하게 끓이는 감자탕은 탕으로 깊고 구수한 맛이 나서 해장국 또는 식사메뉴, 늦은 밤 야식, 술안주 등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감자탕은 인천항이 개항됨과 동시에 전국의 사람들이 몰려와 다양한 음식문화를 갖추게 된 인천에서 서서히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1899년 경인선 개통 공사에 많은 인력이 동원되면서 고된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싸고 푸짐한 감자탕은 인기 만점이었고, 그렇게 감자탕은 대표 서민 음식으로서 자리 잡게 됐다. 이러한 ‘감자탕’을 ‘감자국’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응암동 감자국 거리’다. 이는 ‘탕’이 ‘국’의 높임말이기 때문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서민적인 음식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응암동에서 감자국을 팔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근처 대림시장의 한 식당에서 돼지 뼈를 우린 국에 감자, 우거지 등을 넣고 끓인 감자국을 팔기 시작했는데,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자 주변에 감자국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점점 늘어난 것. ‘응암동 감자국 거리’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990년대에는 10여개가 넘는 감자국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지만 20여년이 지난 현재는 단 4곳만 남아 손님을 맞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이제는 ‘거리’라는 표현을 쓰기가 안타까운 ‘응암동 감자국 거리’ 상권을 취재했다. |
▲ 응암동 감자국 거리는 지난 2011년에 한국관광공사에서 펴낸 ‘전국 음식테마거리 200선’에 선정되기도 했을 정도로 서울 지역의 대표 먹거리 명소였지만 현재는 예전의 명성에 비해 많이 침체됐다.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6호선 새절역 2번 출구로 나와 약 300m를 직진하면 와산교가 보이는데, 이 와산교를 건너 양 갈래 길에서 우측 길로 걷다보면 사거리를 만나게 된다.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한 블록만 내려가면 대로 맞은편에 ‘응암동 명소 대림시장 감자국거리’라는 큰 간판이 나타난다.
응암동 감자국 거리는 지난 2011년에 한국관광공사에서 펴낸 ‘전국 음식테마거리 200선’에 선정되기도 했을 정도로 서울 지역의 대표 먹거리 명소였다. 하지만 큼직하게 세워진 ‘응암동 명소’라는 간판과는 달리 현재는 예전의 명성에 비해 많이 침체된 분위기를 보였였다.
프랜차이즈 감자국집 늘면서 손님 줄어…감자국 집 잇따라 폐업
‘응암동 감자국 거리’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대림감자국’은 문을 연지 40년이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대림감자국 관계자는 “우리 가게가 가장 먼저 문을 연 후 주위에 감자국 집들이 잇따라 생기면서 ‘응암동 감자국 거리’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 ‘응암동 감자국 거리’의 원조라고 하는 ‘대림감자국’은 문을 연지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스카이데일리
한때는 13곳에 이르는 감자국집이 24시간 성업을 이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고 지금은 4곳만 남아서 영업을 하고 있다.
감자국 거리 내 한 감자국집 관계자는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는 새벽에 감자국에 소주 한잔 하러 오는 손님들이 많아 커튼을 쳐가며 영업을 한 적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서울 전역에 프랜차이즈 감자탕 집이 많이 생겨나면서 손님이 차츰 줄기 시작했고, 2005년 전후로 주변 가게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긴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새벽에 오는 손님들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대중교통으로 찾아오기가 불편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감자국 거리 내 ‘홍두깨 손칼국수’와 ‘아울렛 DC마트’ 등 여러 가게들이 예전에는 다 유명한 감자국집들이었다고 한다.
▲ 한때는 13곳에 이르는 감자국집이 24시간 성업을 이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고 지금은 4곳만 남아서 영업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또 다른 감자국집 관계자는 “약 15년 전에는 제2의 명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항상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장사가 잘되는 주말에는 하루 100테이블 정도의 손님을 받을 때도 있다”며 “하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차단속 문제 때문에 곤란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 내세운 가게들에 밀려 상권 전망 불투명
감자국 거리는 대림시장의 입구 격이어서 재래시장을 찾는 이들이 항상 지나다니는 곳이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재래시장 이용객들 대부분이 40~50대 이상의 높은 연령대여서 저렴한 음식집이 장사가 잘 되고 있다.
하지만 감자국의 경우 소(小) 자의 가격이 2만5000원대로 약간 부담스러운데다가, 식사용으로 내놓은 뼈다귀해장국도 7000원대여서 주변 음식점들보다는 비싼 감이 없지 않다. 이런 이유로 현재 감자국 거리 내에서는 3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대를 내세운 칼국수집이 감자국집들을 제치고 손님들을 맞고 있다.
▲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응암동 감자국 거리’ 내 10평 기준 상가 임대료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약 100만원, 권리금은 4~5000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응암동 감자국 거리’ 내 10평 기준 상가 임대료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약 100만원 가량이고 권리금은 4~5000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거래 문의는 종종 들어오지만 현재는 매물이 없어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감자국 집들이 외곽으로 다 떠나가고 현재 몇 집 남지 않았는데 평일에는 거의 장사가 안 되는 편이며, 주말장사로 근근이 먹고 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장사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자존심이 강해서 가게를 내놓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남아있는 감자국집들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감자국 거리 내에는 호프집과 카페 등도 입점했던 적이 있지만 다들 얼마 버티지 못했다”며 “칼국수집이나 전집 같은 값싼 메뉴의 음식점들이 아니고서는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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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좋은 정보 너무 감사합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