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LG가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솔직히 야구장 가는것만으로도 난 기분이 좋았다. 정말 얼마만에 간 야구
장 이었던가..그래선지 너무 추웠나?-_- 하지만 저런 생각와중에도 에이
현대 따위쯤이야...이랬으니 저런마음으로 야구장 찾았지..;; 하지만 경
기가 시작되니 왠걸...내심 걱정되지. 정말 응원석에 앉아있는것도 그리
쉬운일이 아닌데 맨손으로 140이넘는 강속구를 던져야하는 투수며....그
좆같네 하며 던지는 공을 3시간동안 쭈그려 앉아 받아야하는 포수며...
그 졀라 씨부렁거리며 마구 뿌려대는 공을 쳐내야 살아남는 타자며....
그 타자가 대가리 열라 굴려가며 하나 노려서 쳤던....대가리 잘못굴려
쳐서 빗맞았던....암튼 그공을 몸도 덜풀린 다리와 팔로 쫒아 실책없이
마무리 해야하는 야수들이며....이새끼들을 잘 다독겨려 플레이오프에 진
출해야 인정받는 감독이며... 썰렁한 야구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 언제나
반팔에 초미니 스커트 입는 치어리더며...이년들과 같이 커다란함성을 울
부짖는 응원단장....해맑은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될게 분명한 대두인형
아르바이트....나에게 막대풍선과 수건 깃발 두건을 나눠주었던 알바(왜
요샌 이런 알바보면 정이간다-_-) 언제나 우리의 허기진배를 채워주는 경
기후 300원짜리 김밥아주머니...쌍방울 감독이라는 인식이 우리또래엔 아
주크게 자리잡은...그래서 그 스타일이 나와 엘지팬이나(나또한) 선수들
이나 여러사람에서 싫은소리 많이 들었을법한 김성근 감독. 그야말로 모
래알 같던 팀을 구해준...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감독 그다지 좋아하
지 않았다. 허나 김재현과 서용빈에 대한 여러 기사를 읽은후부터는 정
말 감독이라는 사람 같지가 않았다. 저런 마음 잠시나마 가졌던게 죄송스
럽고 엘지팬이라는 나역시 실망이었다.그리고 미국에서 조뺑이치며 쓸쓸
히 한국으로 돌아와 엘지의 마무리를 맡은 이상훈. 불지피는 소방수 라
는 오명을 달며 뛰어난 성적에도 군소리 많이 들었던 삼손. 괜히 오바하
는 제스추어를 하는건가 했지만...생각해보니 그의나이 32아닌가...그렇
다 오늘에서야 느꼈다. 양말 올려신은거부터 삼진이며 범타 잡아낼때마
다 오바액션하는 그....멋있다. 불지피려면 마음껏지펴라! 난 지금 너무
춥다.
경기엔 못나왔지만 그래도 엘지 벤치를 지키며 선수들이나 팬들에게 큰
힘을준 김재현. 기쁜소식들었을 서용빈....과 이쁜 그의 마누라..;; 미국
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No.41과 이문세김태원(혹시 누구 기억나는 사
람 있나? 일요일 일요일밤에란 프로 이문세가 진행했을당시 김태원이 실
제 그프로에 나왔던 적이있었다-_-;;) 스포츠 투데이 기사를 쓰면서도 내
심 기뻤을 정삼흠. 그리고 마지막 한명. '97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2차
전 5-4로뒤진 9회말 2사 1,2루 상대 투수는 성준. 타석은 서용빈 타석.천
보성감독은 부진했던 그를 빼고 왼손투수에 강한 최동수를 대타로 기용하
려했다. 최동수가 연습스윙을 다마치고 타석에 들어서려는순간 전설과 아
픔이 교차한다. 서용빈이 "자신있다. 빠지지 않겠다"-실제 저렇게 말했
다. 감독은 믿어보기로 하고 서용빈을 그대로 기용한다.그리곤 포스트시
즌역사상 명승부이자 명장면중에 하나가 기록된다.
그렇게 그는 포스트 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94년 입단동기 유지현,김재
현,서용빈은 감히 바꿀수도없는 엘지의 대들보가 되었고 스타이다. 하지
만 최동수는 언제나 가능성있는 대형타자 라는 소리만 맴돌뿐...실제로
그의 타격을위해 원래 포지션이었던 포수자리를 버리고 1루수로 전향한
그였다.
“철저한 무명이던 나를 끝까지 믿어주신 감독님,그리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함께 땀 흘린 동료들에게 꼭 보답하고 싶다. 빛이 나지는 않더
라도 내 자리를 굳게 지켜낸다면 나와 비슷한 처지의 후배들에게 희망이
될 거란 생각에 더욱 힘이 난다”고진감래라 하였던가....31살인 그가 준
플레이오프 MVP를 받은건 감독의 배려가 아니다. 이제부터 그의 본격적
인 야구 인생이 시작된걸 팬들과 동료들과 그리고 자신이 알것이다.
LG트윈스 그리도 최동수 화이팅들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