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특강쇼'와 저서 '언니의 독설' 등으로 인기를 얻은 스타강사 김미경 씨가 논문 표절 논란에 궁색한 변명으로 또 한 번 화를 자초했다.
김 씨는 "내가 다닌 대학원은 직장인이 다니는 특수대학원이었고, 한 학기만 더 다니면 논문을 쓰지 않아도 졸업할 수 있었는데, 내가 강의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해 보고 싶어 자발적으로 논문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 표절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졸업한 뒤 20여년 가까이 지나 논문을 쓰려니 쉽지 않았고 기술적으로 부족한 게 많았다. 하지만 남의 콘텐츠를 쓸 때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상식을 알고 최선을 다해서 썼다. 글을 섬세하게 다듬지 못하고, 학계의 기준에 맞추지 못한 것은 실수였지만 내 양심까지 함부로 팔지는 않았다. 믿어 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네티즌들에게 설득력을 얻고 있지 못하다. 특수대학원이나 일반대학원 모두 표절이 허용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고, 특히 지난 2007년은 이미 장관 후보자들과 신정아씨의 논문표절 문제가 사회적 공분을 샀던 때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무시했다는 것은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서 몰랐거나 배짱이 두둑한 것이거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김미경 씨의 문제는 논문표절만이 아니다. 최근 불거진 인문학 경시 발언을 필두로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해버리는 듯한 발언은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기보다 자괴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이 정도의 콘텐츠로도 유명 강사, 젊은이의 멘토가 되었다는 것이다.
김 씨의 강연을 들어보면 중복되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남녀의 차이를 설명할 때 자신의 두 아이를 예로 들어 '유치원에 다녀온 남아와 여아의 말이 다르다'고 설명하는 것이나, 자신이 서울에 있는 음대를 진학하고 음악학원을 차려 돈을 번 이야기 등은 거의 매번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물론 하루에도 몇 차례씩 강연을 '도는' 인기 강사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중복되는 콘텐츠는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그 정도로 중복된다면 전국으로 유람을 다니며 강연을 할 때 얼마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말장난과 약간의 스피치기술,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포장된 젊은이들의 멘토 김미경 강사. 김 씨의 부침은 얼마나 우리 사회 젊은이들이 인문학적 소양이 얕은지, 청년들이 사표로 삼아야 할 리더가 얼마나 없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