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가면 '영금정'이라는 지명이 있다.
동해바닷가에 접해 있다.
작은 정자가 있고 바위와 물이 만나는 곳이라 '스쿠바 다이버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OPEN WATER' 다이버들의 메카다.
그 '영금정'에서 '설악산 대청봉'까지 걸어가면 딱 25K다.
평지에서 시작해 급경사를 올라가는 힘든 코스다.
거리도 길고 난이도가 무지 큰 어려운 루트다.
더욱이 이런 불볕더위엔 두 말해 무엇하겠는가.
지금 '100 섬, 100 산'에 도전하는 한 사내가 있다.
작년 연말에 잘 다니던 직장까지 때려치우고 도전에 나섰다.
이미 '100 섬'은 다 마쳤고, 지금 '100 산'에 도전 중인데 오늘 99번째 등정을 마무리 짓는다.
내일과 모레는 좀 쉬기로 했다.
연일 35-38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다.
도전도 좋지만 몸도 보살피면서 하라고 했다.
그래서 내일 원주에서 그 친구와 만날 예정이다.
펜션도 잡았다.
맛있는 고기를 구워가며 술 한 잔 나누고 싶다.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따라 한 발 한 발 묵묵하게 전진하는 괴짜다.
그래서 사랑하고 존경한다.
주말엔 잠시 쉬고, 월요일 새벽 02시에 '영금정'을 출발할 예정이다.
나도 소싯적에 '영금정'에서 다이빙을 몇 차례 했었다.
그래서 그 지역을 잘 안다.
'설악산'은 숱하게 갔던 탓에 두 말하면 잔소리다.
이 찜통같은 여름날에 '설악산 25K' 등정은 절대로 만만한 여정이 아니다.
그 고행과 인내, 그 지경과 강도를 아는 사람은 안다.
그가 하는 '100 산' 도전은 일반인이 하는 방식과는 많이 다르다.
예컨대, '지리산'은 '남해대교'에서 출발(85K)해서 올랐고, '한라산'은 '제주항'에서 출발(22K)하여 올랐다.
일반인들에겐 상상을 불허할 정도다.
산 좀 타는 사람들도 혀를 내두르기 일쑤다.
아무나 출사표를 던질 수 없는 '결심 바깥의 도전'이다.
그 친구는 어러번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이런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자네 때문이야"라고 했다.
어느 분야나 '무개념'이면 그 분야에 대해 아무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게 인생이다.
어떤 영역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어야 그 분야를 알 수 있고, 알아야 계획도 세울 수 있으며 뜻이 서야 과감하게 떠날 수 있는 법이다.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다.
세월이 간다.
바람보다 더 빠르게 간다.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
자신의 SCDL 대로 차근차근 가면 된다.
"서두름엔 '실수'가 있고 분노함엔 '지혜'가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것이다.
각자의 계획표, 각자의 액션플랜에 따라 천천히 그러나 끊임 없이 가면 된다.
내일 '원주'로 달려가리라.
벌써 반 년 가까이 집을 떠나 야생에서 지냈던 어떤 사내를 만나고 싶다.
사랑하는 ROKMC 529기 김해병.
익고 그을리고 새까맣게 타버린 피부겠지만 그의 눈빛과 영혼은 더욱 영롱하게 빛날 것이다.
사람에게서 풍기는 최고의 '향기'와 '매력'은 몇 방울의 향수나 스킨캐어가 아니라 그의 다채로운 '족적'과 삶의 '뒷모습'에 감춰져 있다.
서로 다르고 다양하기에 사는 맛이 난다.
그리고 각기 다른 '인생 스토리텔링'에서 잔잔한 감흥이 출렁거린다.
그 흥건한 감동과 질펀한 땀의 편린들을 잘 포집해 정리하고 기록해 두고 싶다.
모두 주말 잘 보내시길.
브라보.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