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치솟는 등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반팔과 반바지 등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마음 편히 다리를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 환자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09년 약 13만 5천명에서 2013년 약 15만 3천명으로 5년간 약 13%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 진료 인원은 1년 중 반바지와 치마를 입기 시작하는 6월에 크게 증가해 7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다 8월부터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판막의 기능이상으로 역류한 피가 다리 피부 밑의 혈관을 확장시켜 혈관이 피부 밖으로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피부염, 피부괴사 등의 심각한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미관상의 이유로 병원을 찾지만 하지정맥류와 동반된 정맥폐쇄 부전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정맥폐쇄 부전의 증상으로는 경련통, 하지의 피로감, 부종, 둔통, 작열감, 무거움 등이 있다.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족력이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족들 중 하지정맥류 환자가 있을 경우 남녀를 불문하고 질환 발생률이 높다. 여성의 경우에는 하지정맥류 발병 원인이 더욱 많다. 임신이나 피임약 복용, 여성 호르몬 치료 등도 정맥을 확장시켜 하지정맥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화 역시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40~50대 하지정맥류 진료 인원은 전체 진료 인원의 절반 이상인 51.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비만의 경우에도 정맥류의 발생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흉부외과 윤치순(52회) 교수는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바른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는 자세, 양반 다리 등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 착용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진행이 오래된 경우에는 혈관경화요법이나 정맥 내 레이저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레이저요법은 피부의 절개가 없기 때문에 통증이 거의 없고,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윤치순 교수는 “다리는 제2의 심장이고 제2의 얼굴이다”라며 “하지정맥류로 인해 나타나는 기능적인 문제의 해결과 다리에 흉터가 거의 없는 수술 방법을 통해 미용적인 문제 해결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