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출처: 너구리아빠 원문보기 글쓴이: 너구리아빠
중국 연변을 다녀와서.... 방학중에 기회가 되어 중국의 연변과 백두산을 다녀왔습니다. 요즘은 흔히들 중국이나 해외여행을 다녀오기에 특별할것은 없지만 산림청 등 여러 관련 기관과 함께하는 연수형식이라 순수한 관광과는 다른 장면들이 있을 것 같아서 정리되는 대로 보내드릴생각입니다. 참고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너구리아빠... 8/7 07:30 인천공항 E게이트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조금 여유를 갖기 위해서 5시 알람에 맞추어 일어났다. 간단히 짐을 점검하고 6시경 집을 나섰다. 어제 저녁 아내는 내가 싸 놓은 짐을 살펴보더니 이것저것 충분히 가져가라며 한 보따리를 더 넣었다. 나는 별로 많은 옷가지를 갈아입지 않는다. 특히 여행중에는 가능한 옷은 조금 가져가려 한다. 그러나 아내는 자주 갈아입어야한다며 꼭꼭 챙겨주다 못해 싸우기까지 하였다. 이제는 가져갈 가방에 들어갈 정도면 싸우지 않고 다 가져간다. 그냥 가져올지라도 현지에서는 작은 배낭에 꼭 필요한 물건만 넣고 다닐 것이니 괜히 아내의 걱정을 만들어 놓고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번 여행을 위하여 새로 산 것은 안경에 붙이는 선글라스 하나다. 백두산이 높아서 자외선이 강하므로 꼭 필요하다고 한다. 수원에서 공항까지는 리무진버스를 이용하였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한 대는 인원이 차서 못 타고 다음 차를 타게 되었다. 오랜만에 가보는 인천공항이라서 그런지 약속장소인 E게이트를 찾으려니 낯설기만 하고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바로 코앞에 두고서도 말이다. 시간이 되어가니 아는 얼굴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유니폼을 입은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있는 모습도 보였다. 여권과 주의사항 등을 전달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시아나기에 탑승하였다. 09:50발 OZ351편이다기내 안내모니터에는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연길(Yanji)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북한상공으로 가면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 가까운 길을 두고 일부러 먼 길을 가야하는 남북의 관계처럼 보였다. 남북이 하나로 만나는 날은 언제쯤 될까?
12:30 연길에 도착하였다. 드디어 여행의 첫걸음을 시작하게 되었다. 준비된 버스로 세기호텔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고 점심을 먹었다. 길가의 간판이 한글과 한자어를 병기하고 있었다. 한국 관광객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그랬는가 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연변은 조선족 자치주로 먼저 자치족 언어를 쓰고 공용어인 한어를 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크게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한국과 중국이 한 시간 차이 난다하여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려놓았다. 중국 전역이 단일 시간을 사용하기에 지역에 따라서 해가 4시에 뜨는 곳도 있단다. 호텔에서 먹은 중국 음식도 맛있게 먹었다. 중국 사람들은 ‘샹차이’라는 향식품을 좋아하여 많이 넣지만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 냄새로 처음 중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5년전 대만을 방문할 때 기내식품을 먹지 않고 배고픈 상태로 중국음식과 첫 대면을 하였다. 아무리 냄새가 심해도 배고픔에는 당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비행기 기내식을 사양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중국음식과 쉽게 친숙해지고 여행하는 동안 잘 먹으며 지냈었다. 사실 맛있던데..... 이번에는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될것 같았다. 중국을 방문하지만 활동지역이 연변지역으로 우리를 위해서 ‘샹차이’를 넣지 않고 요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단다. 그래서 조금은 싱거운 여행이 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마음 때문인지 기내식의 맛이 별로였다. 다 먹기는 하였지만...... 중국의 음식은 대부분 기름을 많이 사용한다. 아침을 빼고는 육류가 많이 나온다. 음식값이 싸서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은 집에서 요리를 잘 안하고 사 먹는단다. 중국은 먹는 것에 복 받은 나라이다.
14:30 호텔 웨딩홀에서 연수일정에 대한 전반적 안내가 있었다. 이번 연수의 가이드역할은 연수프로그램 참가자를 겸한 남원희 한그루녹색회 운영위원이 맡았다. 그는 YTN PD로 오랫동안 백두산 관련 환경다큐를 제작하고자 중국 특히 백두산에 12차례 이상을 방문하였다고 한다. 그의 안내가 크게 기대된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지도자에게 달렸듯이, 여행의 성패는 가이드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그의 첫 번째 중국에 대한 안내의 시작은 중국의 풍습과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자는 것이었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그의 첫 발언에 매우 호감을 갖게 되었고 이번 여행이 기대이상의 결과를 얻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또 연길자치주 교육국, 연변방송국과 연계 활동함으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는 시간으로 만들자고 하였다. 연변교육국에서 신춘선씨가 나와서 동행하고 학교관계 일을 맡아주고, 연변방송국에서는 이호국기자가 동행하여 취재 및 발생되는 문제점을 해결해준단다. 총단장은 유한킴벌리의 최준석 한그루녹색회 운영위원장이 맡았다. 중국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고 한다. 시간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번 연수의 전 과정을 연변방송국에서 촬영하여 한 달간 방영할 계획이란다. 관광객이 많으니 복장을 통일하여 잃어버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말로 연수 오리엔테이션을 마쳤다. 한국을 대표하여 온 것처럼 행동하여야겠다. 15:50 첫 번째 방문활동으로 연길의 조선족학교인 중앙소학교를 방문하였다. 중앙소학교는 연변에서 가장 대표되는 조선족학교로 1인 1기 2체를 목표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학교이다, 열렬히 환영하는 허화원 교감선생님의 말씀 속에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운동장을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어서 왜 포장할까 의문되어 물어보았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콘크리트 포장위에 우레탄공사를 할 것이란다. 그래서 학생들이 푹신한 운동장에서 뛰어 놀 수 있게 하기 위함이란다. 맨 땅보다는 좋겠지만 그리 찬성할만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어릴 적에는 흙을 밟고 사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한체육회에서 운동장 전체를 잔디로 포장해주겠다고 하여 천연잔디냐 인조잔디냐로 왈가왈부하고 있다.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달린 예민한 문제이지만 나는 잔디포장에 들어가는 비용이라면 그 비용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인조 잔디든 천연잔디든 운동장 전체의 포장에는 큰 비용이 들어간다. 차라리 운동장에는 배수시설을 잘 갖추고 모래를 두텁게 깔아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생태적이라고 생각된다. 잔디 포장은 유지비용도 많이 들어가며 천연잔디는 학생들의 정상적인 야외활동을 감내할 수 없다. 현명한 결과를 이끌어 내리라 기대하지만....
학교측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우리 학생들은 가져간 티와 모자를 선물하며 고마움을 표하였다.
예상하지 못한 환영 행사로 중앙소학교 꽃봉오리예술단의 놀라운 공연이 있었다. 깜직한 사회자의 낭랑한 소개로 시작된 장구춤과 물동이춤, 생동감 있는 무용 그리고 북한풍의 노래와 섹스폰 연주까지 마지막으로 보여준 개미를 형상화 한듯 재미있는 안무는 큰 박수를 받았다. 오래전 우리들의 초등학교 시절 모습과 더불어 북한과 가까운 교육활동이 오버랩 되는 시간이었다.
우리들의 푸른숲선도원들도 준비해간 재주를 보여주었다. 리코더 연주와 필승코리아에 맞추어 보여준 안무 그리고 반달과 참밀밀을 중국어로 불러주어 듣는 이의 마음을 찡하게 해주었다. 우리 학생들은 오늘 연변학생들과 함께 짝을 이루어 홈스테이를 한다. 누가 내짝이 될까? 선생님의 인도에 따라 이리저리 뛰다보니 어느새 짝이 생겨버렸다. 오늘 잘 지내보자.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학교를 둘러보았다. 가장 궁금한 것은 화장실이다. 깨끗한 수세식 이었지만 문은 없었다. 거참! 책으로 읽을때는 그럴까 했는데 도심의 가장좋은 소학교도 이러니 중국의 시골지역의 화장실 모습은 말그대로 상상이 된다. 왜 문을 안 말들까? 생리적인 일을 가리지 않는 것일까? 보아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번 알아보아야겠다. 그외 도서관과 게시물, 전시한 교과서 등을 둘러보았다. 이곳에서는 가장 좋은 소학교라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통수준의 초등학교 시설과 수준면에서는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다. 학교를 둘러보며 전체적으로 받은 느낌은 이렇다. 과거에는 북한과 가까워 자주 왕래가 이루어지며 교육에 관해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을것 같다. 또 조선족은 일제 식민지하에서 고향을 떠나서 낮설은 타향에 와서 정착하여 살아왔기에 고향의 전통을 지키려 노력하였을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복합되어 지금의 조선족 교육의 문화로 발전해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학생들은 홈스테이를 위한 짝짓기 놀이로 서로간의 서먹한 감정을 살라버리고 가져간 기념품증정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학생들은 짝이 된 친구네 집에 가서 하룻밤 홈스테이 한다. 좋은 문화체험의 밤이 될 것이다. 교사들도 이러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쉬운 일이 아니지만....
19:30 학생들을 보내고 교사들은 교육국에서 베풀어주는 환영만찬에 참석하였다. 중국은 우리나라 남북한 합쳐서 49배나 큰 나라이기에 지역마다 민족마다 문화적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연변지역의 조선족 접대 문화는 나름대로 우리 민족의 옛 전통이 살아있는 모습이다. 우선 주최자의 가장 높은 사람이 술을 따르고 건배하면 원샷을 해야 그들의 접대에 부응하는 것이란다. 술잔이 작지도 않은데 ‘고려촌술’은 39도다. 보통 서로 사귀기 위한 접대에서는 석잔은 마셔야 한단다. 또 차려진 음식을 다 먹으면 부족한 것으로 생각하여 계속 음식이 나온단다. 적당히 남겨야 접대가 만족스러운 것으로 여기게 된다. 우리의 10여년전 접대문화와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한다. 이러한 사귐이 교류의 시작이라 이러한 통과의례를 거치지 못하면 아무런 협력을 기대할 수 없단다. 연변자치주 비서장, 연변방송국 국장, 교육국장 등 고위층이 나와 한잔씩 권하니 술을 먹었는지 밥을 먹었는지 모르겠다. 연변의 우리 동포 조선족과의 교류는 매우 중요하다. 조선족이 돈을 벌기 위해서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는 것을 보고는 못 사는 타민족처럼 많이 무시하였고 또 많은 사람들이 연변에 와서는 필요 이상의 호기를 부리며 행세를 하기도 하였다. 그로인하여 지금은 별로 달갑지 않은 눈총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인식을 바로 할 필요가 있다. 연변의 조선족은 엄연한 우리 민족이다. 과거에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 하였을 때 살기 힘들어서 또는 독립운동을 하려고 이곳으로 타국 땅으로 이주해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그들의 땀과 눈물과 피까지 흘리며 자리 잡은 곳이다. 아직도 고향의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살고 있는 동포들이다. 아무리 오랫동안 살았어도 소수민족이고 본토인과는 알게 모르게 이질감을 갖고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살게 되어 지금은 지위가 많이 올라갔다고 한다. 이런 때일수록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담아주고 위로해줄 몫은 고국에 사는 우리가 담당해야할 의무이다. 8시쯤 만찬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와 간단히 준비하고 발마사지를 받으러갔다. 아내가 대만에 가서 받은 발마사지가 좋았었다고 하여 많이 기대되었다. 연길에서 가장 잘한다는 곳으로 안내를 받았다. 마사지사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남자마사지사가 힘이 있어서 더 잘한다는데 그래도 여자마사지사가 더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고 기다렸다. 마사지는 하루의 피로를 푸는 방법의 하나다. 특별한 재료나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만져주고 주물러서 피로회복과 더불어 평안한 느낌을 얻을 수 있음은 생태적으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는 안마가 다소 변형되고 안마사의 지위가 낮아서 기피하는 직업이라 주로 맹인들이 하지만 여기는 좋은 직업 중에 하나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바램이 컸는지 아가씨인지 아줌마인지 구분하기 힘든 여마사지사가 들어왔다. 약초액에 발을 담그게 하고는 간단히 팔과 머리를 마사지 해주었다. 누군가 부드러운 손길로 피부를 자극해준다는 것은 전문적인 치료가 아니더라도 기분이 좋은 일이다. 우리나라도 마사지사가 꼭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피로를 푸는 활동으로 떳떳하고 좋은 직업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문화가 형성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 상체에 대한 마사지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발을 마사지하기 시작하였다. 먼저 발을 부드럽게 씻겨주었다. 아내는 내 발을 한 번도 씻겨준 적이 없다. 나는 몇 번 발을 아파하기에 씻겨주었는데... 그런데 이제사 남의 손에 의하여 발의 씻김을 받게 되었다. 교회에서 학생부교사로 활동할 때 목사님이 세족식을 한다며 먼저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 주겠다고 할 때 얼마나 가슴이 떨렸는지 사진을 찍어야한다며 다른 사람들 씻겨주는 것을 바라만 보았던 적이 있었다. 발은 우리 신체 중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으며 우리 몸을 지탱하는라 고생하고 하루 종일 신발 속에 갇혀 있어서 냄새도 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게 씻어주고 마사지를 해준다. 물론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일을 하겠지만 처음 받아보는 발 마사지가 매우 흥분되었다. 한시간정도의 마사지를 받고 잠을 자니 낮선 곳의 잠자리지만 푹 잘 수 있었다.
첫댓글 저도 여행할때 옷가지를 최소한으로 하는데..혹시 하고 하나 더 넣어도 역시가 되더라구요..'손재간 비겨보자'..샘뒤를 졸졸따라다니며 구경하는 느낌입니다. ^^
미운오리님 댓글에 동감입니다. 멋진 중국 기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