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샘학교는 텔레그램을 쓴다.
올해 '미디어'를 쭉 보았다.
아이들 1년 살이가 선생님의 시선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진 1452개😱
사진 볼 때마다 이때 아이들이 쓴 일기도 함께 떠오르고 다른 부모와 나눈 이야기도 생각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하니 내가 너무 좋은 곳에 왔다는 마음이 들어서 짧게라도 정리해두고 싶다.
더불어 사는 것에 부대낄 때 읽고 기억하려고.
(사실 나는 그 부대낌을 싫어하지는 않고, 그게 삶에서 내게 준비된 선물이라 여기는 쪽인 듯하다.)
책에서 나온 교육과정
요즘 2학년 우리 아이들은 올해 마무리 공부로 연극 대본을 만들고 있다.
학년 올라가는 오름잔치 때 내보이기로 해서...
일반학교에서 공부하는 2-2학기 초등 국어 교과서를 살펴보면
- 장면을 떠올리기
- 인상 깊었던 일을 쓰기
- 말의 재미 찾기
- 인물의 마음을 짐작한다.
- 자세하게 소개해요.
- 간직하고 싶은 노래
- 일이 일어난 차례를 살펴요
- 바르게 말해요
- 주요 내용을 찾아요
- 칭찬하는 말을 주고 받아요.
- 실감나게 표현해요
이런 내용으로 단원이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실감나게 표현해요' 단원의 문제 예시를 하나 더 보면
피노키오: 안녕! 난 피노키오야.
여우: 그렇구나. 그런데 넌 어디에 가는 길이니?
피노키오: 나는 학교에 가는 중이야.
여우: 피노키오야, (ㄱ) 학교에 가지 말고 재미있는 구경 갈래?
피노키오: 어? 하지만 나는 학교에 가야 하는걸?
여우: 나와 함께 가면 정말 재미있는 공연을 볼 수 있어.
피노키오: (ㄴ) 하루쯤은 괜찮겠지? 그래, 좋아.
(ㄱ)을 실감나게 읽기 위해 어떤 표정을 지으면서 읽으면 좋을까요? - 유혹하는 표정
밑줄 친 (ㄴ)을 읽을 때 어떤 목소리로 읽으면 실감나게 읽을 수 있을까요? - 걱정되지만 기대되는 목소리
이렇게 글로 배우는 공부를...
어제 우리 아이들은 동화책을 읽고 그 내용을 확장, 상상하여 뒷이야기를 만들었고, 세부 내용을 덧붙여 연극 대본을 썼다. 그리고 실제로 연극을 할 것이고🙆🏻♀️
우리의 뇌는 아무리 좋은 강의를 들어도, 잠자는 뇌와 비슷하다고 한다.
강의를 들을 땐 교감신경계가 불활성화되어 있다. 즉 '멍'한 상태로 앉아 있다.
선생님이 어색하게 버벅거리든, 유창하게 잘 진행하든 일방향적인 '강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한 실질적 학습효과에는 그다지 차이가 없단다. (출처: 하투스 교육연구소 https://blog.naver.com/hatoos/220418985244)
강의식 수업은 TV 보는 상황과 같다고 한다. 유창한 강의가 어수룩한 강의보다 만족도는 두 배 이상 높았고, 질문에도 두 배 이상 응답했는데, 실제로 강의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평가한 실험에서는 두 집단의 차이가 없었단다. 놀랍다! (더 놀라운 건 2015년 글이다.)
그럼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지?
자기 입으로 설명하는 학습법이다.
학교에서 교사가 제일 공부 많이 한다는 이야기도 틀린 말이 아니다. 몇 번을 내 입으로 내 말로 반마다 들어가서 수업하다 보면 쫙~~ 정리가 된다.
그래서 기가 막히게 좋은 교재
현란한 학원 시스템 등
외부 조건을 갈구하며 찾아다니는 것보다
결국 스스로 말하고 부모, 동무, 교사와 나누는 게 제일 좋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은 이때에 '이런 대사가 적합할까, 이런 표정이 알맞을까' 서로 나누는 과정이 있다는 것은 내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검정고시에 모두 합격할 만하구나...선생님들께서 교육과정을 모두 녹여내 주시는구나 생각하게 된다.
일의 순서를 알기
- 진달래 화전 구워먹기
- 쿠키 만들어 먹기
- 학교에서 하루살이(1박) 할 계획 세우기
- 학교 일정 짜기
- 밥상 채비, 정리
일의 순서를 아는 것에 요리, 정리 등 집안일처럼 다 담긴 게 있을까?
무엇이든 정해진 것을 수동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계획 단계부터 참여한다. 이런 것에서 일머리를 배우는 거 같고 그 가운데 보람과 자기 목소리의 힘을 알게 되는 거 같다.
학교에서는 초등 교육과정을 매 학년마다 빠트리지 않고 삶이라는 교육과정으로 잘 놀면서 해내고 있는 거 같다.
- 장면을 떠올리기(겪은 일 적기)
- 인상 깊었던 일을 쓰기(매일 하루 생활글 쓰기)
- 인물의 마음을 짐작한다.(도움말 듣기)
- 자세하게 소개해요.(자연속학교 발표)
- 간직하고 싶은 노래(매일)
- 일이 일어난 차례를 살펴요(음식 만들기, 상 치우기 등)
- 바르게 말해요(모두 모임)
- 주요 내용을 찾아요(책읽기)
- 칭찬하는 말을 주고 받아요.(고마운 말 주고 받기)
- 실감나게 표현해요(연극 대본 만들기)
이 모든 것을 우리 맑은샘에서는
동무들과 일상적으로 한다는 것
때에 맞는 공부
아이들에게 일반 학교에서 이야기하는 '사안'이 터졌을 때,
때에 맞는 맞춤형 학교 공부와
다른 부모(위 아래 학년, 동학년)와 시선 공유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갑자기 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도 그랬고
아이들끼리 갈등이 있었을 때에도 그랬다.
외부 선생님을 모실 수도 있고
당장 필요한 교육을 부모들과 교사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교육으로 지원할 수 있다.
여럿이 모이니 현명함과 지혜가 더해진 한 해를 보냈다.
날씨가 좋으면 갑자기 나가고
들로 산으로
힘이 뻗치는 시기라 아이들은 하늘 보이는 곳을 좋아하나보다.
쉬는 시간에 보면 아이들은 누워있기도 한다.
우리 학교는 가정집처럼 꾸미려고 했기 때문에 방바닥이다.
산에 올라가서도 그렇지만 교내에서 명상을 하기도 한다.
동무들과 누워서 쉬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표정이 편안하다.
인력풀이 충만하다
한 예로
함께 간 엠티에서
사진 작가(이자 댄서이신)인 아버지께서
사진 찍어주심👍
부모의 성장과 힐링은 덤
부모가 함께 재미나게 성장한다.
- 다른 부모들과 학교 선생님께 탈춤을 배우지를 않나
- 함께 아이 일기를 읽으며 밤새 이야기하지 않나
- 지구별 살림, 꼼지락 등 소모임에
- 학교 일꾼 노릇도 그렇고
- 부모 교사가 함께 하는 공부 모임(우리말글연수, 도란도란모임 등)
그 외에도 많다.
연대하는 것,
밭에서 따서 실제 만들어 버리는 것들...
한 사람과 깊어지는 방법을 배우는 것 등
조금씩 더 정리해보겠다.
첫댓글 아.. 혁준어머니 정리글 정말 최고… 감사해요
읽으면서 정리도 되고 아 그렇구나 느끼게 돼요
😍😍👍👍👍👍
우리학교에서는 내가 배우는지 모르지만 몸으로 배우고 있죠. 지나고 나면 티가 나더라구요~
아이도 부모도 같이 배우며 사는 곳 같아요. 좋은면 좋은데로, 나쁜것은 교훈으로~
완전 .... 끄덕끄덕.. ㅜㅜ 🩵🩵🩵
정말 공감하고
또 이렇게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