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도시는 반값 할인인데 밴쿠버 저소득층은 외곽 요금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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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전용 차로 확대와 환승역 중심 복합 개발로 이용객 늘려야
메트로 밴쿠버 교통 당국인 트랜스링크가 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장거리 출퇴근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 이번 조치로 단거리 이용객과 장거리 이용객 간의 형평성 논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취약 계층을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월 1일부터 시행된 요금 조정에 따라 트랜스링크의 모든 대중교통 요금이 5% 일제히 올랐다. 최근 10년 내 가장 큰 연간 인상 폭으로, 성인 3구역(3-Zone) 현금 요금은 6.70달러가 되었다. 트랜스링크는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요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제한되어 재정적 어려움이 컸다며, 이번 인상이 서비스 확대와 운영 수익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랜스링크는 이번 조정 이후에도 메트로 밴쿠버의 성인 기본 버스 요금인 현금 3.50달러, 컴파스 카드 사용 시 2.85달러가 토론토의 3.30달러, 몬트리올의 3.75달러, 캘거리의 4달러, 오타와의 4.10달러 등 캐나다 주요 대도시와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중 피크 시간대 구역제 요금 고수로 장거리 출퇴근자 타격
그러나 버스 요금과 달리 스카이트레인 등 광역철도의 경우 주중 출퇴근 시간대에 구역제 요금을 고수하고 있어 단거리와 장거리 이용자 간의 셈법이 엇갈린다. 토론토, 캘거리, 오타와 등은 도시 전역에 단일 요금제를 적용해 월 정기권 가격이 최대 156달러 선인 반면, 메트로 밴쿠버의 3구역 정기권은 211.65달러에 달해 장거리 이용자의 주머니 사정을 압박하고 있다.
물론 토론토 외곽의 고 트랜싯이나 몬트리올의 광역 교통망 역시 거리와 구역에 따라 최대 275.50달러의 정기권 요금을 부과하고 있어 지역별 구조적 차이는 존재한다. 트랜스링크는 예산의 상당 부분을 시 정부 재정에 의존하는 타 도시와 달리 운임 수입인 2025년 기준 운영 자금의 33%와 재산세, 유류세에 의존하는 독특한 재정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로 바꾸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기름에 붙는 세금 수입이 제자리걸음을 해 재정난이 더 심해진 상태다.
저소득층 전용 할인 혜택 부재로 교통 복지 사각지대 발생
시민단체들은 요금을 올리는 것이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라도 대중교통을 매일 이용해야 하는 형편이 어려운 가구에는 더 무거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트랜스링크는 청소년, 고령자, 장애인을 위한 할인 제도는 운영 중이지만 저소득층만을 위한 별도의 요금 감면 프로그램은 없는 실정이다. 이는 저소득층을 위해 페어 패스(Fair Pass)나 에퀴패스(EquiPass) 등을 도입해 정기권을 반값 이하로 제공하는 토론토, 오타와, 캘거리 등과 대조적이다.
집값이 비싸 외곽으로 밀려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오히려 가장 비싼 3구역 요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마음대로 이동하기 어렵고 좋은 일자리를 구하거나 병원에 가는 일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랜스링크는 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이 있다면 저소득층 할인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단독으로 재원을 마련할 여력은 없다고 밝혔다.
효율적 노선 확충과 역세권 개발이 장기적 해법
교통 전문가들은 요금 인상과 정부 보조금에만 기대기보다 대중교통의 정시성과 편리성을 높여 이용객 자체를 늘리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버스 전용 차로를 넓혀 운행 속도를 높이면 운영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운전자들의 대중교통 유입을 유도해 도로 정체까지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서울이나 도쿄, 홍콩처럼 주요 환승역을 대형 쇼핑몰, 식료품점, 주거 단지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복합 역세권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메트로 밴쿠버 안에서는 메트로타운역 같은 몇몇 곳을 빼면 전철역 주변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이 출퇴근길에 장을 보거나 볼일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도시 계획 자체를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