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황유미라고 합니다. 삼성에서 일했었죠.
2007년 3월에 급성백혈병으로 죽었습니다.
왜일까요? 저는 왜 스물 셋 나이에 백혈병으로 죽어야 했을까요?
지나고 보니 그곳에 없는 게 있었습니다. 청계천의 여공들을 대신해 인간다운 삶을 외친 전태일도, 노동자들의 입장에 서서 작업환경을 감시해줄 노동조합도 없었습니다.
제가 했던 건 불산, 황산, 혹은 이름 모를 화학약품에 웨이퍼라는 반도체 원판을 세척하는 일이었습니다. "냄새만 맡아도 불임이 된다"고 공장사람들이 수근거렸습니다. 그래도 진짜로 위험할 줄은 몰랐습니다. 학교나 삼성에서 화학 약품에 대한 안전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작업 물량을 맞추기 위해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동료인 언니와 동생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어요. 일을 하다 보면 점심시간이 지나가기 일쑤였고, 화장실에서 빵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습니다. 생리 예정일이 지나도, 얼굴이 하얗게 되어도, 매일 피곤해도 처음 해 본 일에 몸이 적응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름도 알 수 없는 화학 약품이 건강한 세포들을 죽이고, 몸을 갉아먹고 있으리라고는 정말 생각 못했어요.
'감기일 거야, 피곤해서 그런 걸 거야.' 그렇게만 생각했습니다.
가족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제가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맬 때, 삼성은 아버지에게 찾아와 치료비를 주겠다며 사표를 쓰게 하였습니다. 사표라지만 사실은 백지에 이름과 주민번호만 쓰게 해서 받아간 것입니다. 사표가 처리되자 아버지에게 건네진 돈은 500만원이었습니다.
500만원. 그 조롱섞인 돈은 정말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병원비만 아니었다면...
제가 죽고 아버지는 투사가 되었습니다. 분노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아버지는 삼성을 상대로 산재를 청구하고, 어려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초일류기업 삼성에게 산업재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증거를 가져오라며 큰 소리를 치고, 삼성같은 거대한 기업과 싸워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4년간의 싸움끝에 2011년 산재 판정에서 이겼지만, 제 삶까지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아직 산재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고통스러운 투병 기간에 삼성은 돈을 들고 찾아와 산재청구를 하지 않도록 회유했습니다. 수 천만원이 넘는 치료비에 힘들어한 유가족들이 어쩔 수 없이 합의를 하면, 삼성은 곧 그들의 죽음을 은폐하였습니다.
2015년부터 이재용의 삼성그룹 승계가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업병 논란이 일자 삼성은 해결을 약속합니다. 삼성이 추진했던 조정위원회에서는, 1000억을 내서 공익재단을 만들라고 권유합니다. 그리고, 그 해 8월 삼성사장과 전무가 독일로 가서 최순실에게 뇌물을 주었고, 갑자기 모두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최순실에게 수백억을 주고 삼성이 얻은 것 중 하나가 백혈병피해자들의 문제를 무마하는 것이었던 모양입니다. 최순실과 이재용이 주고받은 500억이 넘는 돈은 얼마나 큰 돈인지..
제 아버지가 받은 500만원은 얼마나 초라한지...
너무 슬프고 억울합니다. 용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또 얼마나 위험한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을지 걱정입니다. 삼성이 책임지지 않는 동안 죽고 병든 이들의 목록은 지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밝혀진 숫자만 해도 224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76명이 죽었습니다.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병들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삼성과 정부에게 요구해 주세요.
삼성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권력을 뇌물로 매수한 이재용은 처벌받아야 합니다.
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주세요
첫댓글 삼성 악ㅇ마임
아 너무 안타깝고 진짜.. 악마같은 기어
ㅠㅠ 맘아프다 진짜
사람을 기계 부품처럼 여겼노 500 장난하나 진짜
진짜 악마야...
진짜 한 두명이 아니야... 악질임.
이 악마같은 놈들..
사람이 죽었는데... 겨우 500?
이런건 또 조용히 묻히지;;어휴
삼성쓰지말아야지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