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다리의 피로감과 부종을 호소한다. 가끔씩 나타나는 증상이라면 단순한 피로로 넘길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다리가 무겁고 혈관이 도드라져 보인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봐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혈관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일까? 그리고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하지정맥류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신성호 원장(신성호심장혈관흉부외과)와 함께 알아본다.
Q. 하지정맥류, 어떤 질환인가요?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정맥벽이 약해지고 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심장으로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역류하는 질환입니다. 의학적으로는 ‘만성 정맥 부전’으로 불립니다. 정맥이 영양분과 산소를 조직에 공급한 후 다시 심장으로 혈액을 되돌려 보내는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혈액이 역류해 정맥 내에 고이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가려움증과 다리 통증이 있으며, 오후가 되면 부종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밤에 쥐가 나는 증상(야간 근육 경련), 다리가 화끈거리거나 시린 느낌, 종아리 팽만감 등의 불편함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Q.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이 궁금합니다.
하지정맥류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 성별, 나이, 직업, 임신 및 비만, 운동 부족 등이 있습니다. 우선 유전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 모두가 하지정맥류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자녀에게서도 90% 이상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별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약 3~4배 높습니다. 이는 임신, 피임약 복용, 호르몬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나이가 들수록 근육과 혈관의 탄력이 감소하면서 하지정맥류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또한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진 경우에도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위험이 높고요. 임신 및 비만에 의해 혈액량과 체중이 증가하고,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는 것도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운동 부족 역시 하지정맥류의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요추 추간판 탈출증, 임파 부종, 심부정맥 혈전증, 하지 동맥 폐색증도 하지 정맥류와 몇 가지 겹치는 증상들이 있던데요.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증상으로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방문했다가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저희 병원에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하지정맥류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들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합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의 경우, 하지정맥류와 비교할 때 다리 저림이 발생하는 위치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임파 부종일 경우에는 하지정맥류보다 다리 부종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으며, 과거 수술 병력 등을 확인하는 것이 감별 진단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주로 장기간 움직이지 못한 경우 발생하며, 혈전이 생길 위험인자가 있는지 문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동맥 폐색증 또한 문진과 혈관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로 감별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하지정맥류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들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감별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다른 질환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할 듯합니다.
하지정맥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혈관 전문의의 진단이 중요합니다. 혈관 전문의란 심장혈관흉부외과 또는 혈관외과 전문의를 의미하는데요. 이러한 전문의들은 혈관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진단 시는 먼저 환자분의 증상을 듣고 전신 질환, 약물 복용, 수술 이력, 그리고 가족력 등을 확인합니다. 또한, 하지정맥류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근골격계 질환과의 감별 진단도 필요합니다. 그다음 혈관 초음파를 시행하게 됩니다. 혈관 초음파를 통해 역류의 위치와 심한 정도, 관통 정맥의 역류를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초음파 영상에서 역류 시간이 0.5초 이상 지속될 경우 하지정맥류로 진단하며, 이 경우 시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정맥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혈관 전문의의 진단이 중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진단 후에는 어떤 방법으로 치료가 진행되나요?
하지정맥류 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크게 수술적 치료와 시술적 치료로 나뉩니다. 기본적인 수술인 발거술, 국소 절제술 외에도 최근에는 시술적인 방법으로 열성, 비열성 치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먼저, 수술적∙외과적 발거술은 가장 기본적인 수술 방법으로, 문제가 되는 정맥을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과거 많이 시행되던 방법이지만, 신경 손상 위험이 있어 환자의 상태에 따른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열성 치료 시술인 레이저 정맥 폐쇄술도 많이 시행됩니다. 이는 레이저의 고열(약 1,000도)을 이용해 혈관 내막을 파괴시키고, 섬유성 폐쇄를 일으키는 방식입니다. 고주파 정맥 폐쇄술도 열성 치료의 하나인데, 이는 약 100도의 열을 가하는 방법으로, 한 번에 7cm 에너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시술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고주파, 레이저 치료 같은 열성 치료의 경우 피부 손상, 신경 손상이 발생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정맥 주위에 특정 용액을 주입해서 피부와 정맥 주위의 복제 신경의 손상을 방지하는 투메슨트 마취를 꼭 시행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비열성 치료에는 기계화학적 정맥폐쇄술인 클라리베인이 있습니다. 클라리베인은 정맥 내부에 기계적인 손상을 주고, 경화제를 주입해서 정맥을 폐쇄시키는 시술입니다. 경화제 양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한쪽 면만 시행을 할 수 있다는 한계점은 있지만, 투메슨트 마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체 접착제 정맥 폐쇄술인 베나실도 있는데요. 원래 인체 내 다른 부위에서 사용되던 접착제를 정맥 폐쇄 목적으로 응용한 방식입니다. 수술 후 혈관이 자연적으로 위축되지 않는 특징이 있으며,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수 있어 사전 문진이 필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살펴본 시술, 수술 후에도 정맥에 잔가지 혈관들이 남아있을 수 있는데요. 이는 거품 경화제 치료를 통해서 증상을 완화하고 미용적인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치료를 위해 어떤 기준으로 병원을 선택해야 할까요?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약물요법이나 압박 스타킹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시술 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때 환자마다 임상 양상 및 진행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병원을 선택할 때는 혈관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및 혈관외과 전문의는 환자의 증상과 정맥 상태를 정확히 평가한 후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으며,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지정맥류 치료를 고려한다면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병원을 선택하시길 권유해 드립니다.
Q. 하지정맥류는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가요?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수술 또는 시술 후에도 부행 혈관이나 잔가지 혈관이 남아 있는 경우 추가적인 경화요법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시 치료를 받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Q.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을 짚어주신다면요.
먼저 장시간 같은 자세로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면 중간중간 자세를 바꿔주고,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뜨거운 샤워나 찜질방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는 혈관 확장과 역류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샤워 후에 찬물로 마무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한 적절한 운동을 통해 다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반면,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다리를 꼬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편안한 신발과 옷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너무 꽉 끼는 바지나 신발은 하지정맥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휴식을 취할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면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