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파주에 거주하는 전 완묵 친구를 제외한 9명의 老健兒들이 定時 전에 모두 모이니 조거사님이 평소와 다름없이 생강차를 돌리며 再湯이니 이해하고 들라고 하는군요. 무슨 사단이 나지 않았으면 매사에 철저한 완벽 주의자라 한 도우미 아줌마가 이렇게 이도저도 아닌 민숭민숭한 차를 만들 리가 없을 것 아니냐고 의견이 모아지는군요. 여름 방학 끝나면 全貌가 밝혀지겠지요.
지난 주 병원에 가느라 결석한 김관장에게 상황을 알아보니 아주머니가 아니라 본인 정기 진료 및 검사 때문이라 하니 다행이군요.
중간 쉼터에서 조남진 회장이 오랜만에 본인의 연주를 녹음한 아코디언 연주 솜씨를 들려주는데 이제는 안성수같은 입담좋은 친구 데리고 약장사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 실력이 日就月將한 것 같군요.
호숫가 벤치는 장마철 탓인지 널널하게 남아 있어 9명이 두 벤치를 여유있게 차지하고 본격적으로 간식 잔치를 펼치는군요. 며칠 전 他界한 대전 친구 얘기가 자연히 나오게 되어 학창 시절의 모습 얘기로부터 한 달여 전에 서울에서 내려간 몇몇 친구들과 점심 자리도 함께 했다는 안타까운 얘기도 나오는군요. 최근에 가을에 낙엽떨어지듯이 유명을 달리하는 친구들이 줄을 잇자 이제는 37졸업 대전고 동창 중에서 먼저 간 친구들 수가 살아 있는 친구들 수보다 많다고 인정을 하게 되었군요. 한 친구가 무거운 한 마디를 던지는군요.“살아 있는 친구들도 이 나이에 언제 쓸어질지 아무도 豫測할 수 없고 그야말로 밤새 안녕인 年輩에 들어선게 우리다!”라고......
오늘 최총무가 준비한 간식 메뉴에 재미있는 변화가 있음을 알게 되었군요. 군 달걀이 새로 등장했고 막걸리가 여성 취향의 과일 향기가 나는 처음 보는 新品으로 바뀌었어요. 달걀은 復活을 의미하니 제천댁과의 새로운 愛情의 부활을 은연중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이고 최총무의 투박한 센스로는 그러한 과일 향기나는 막걸리를 알지도 못하고 구할 수도 없다는 걸 감안할 때 이는 여성 趣向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고 그 추리의 연장선 끝에 同居로 발전했을 것이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내요.
이어서 우리 졸업할 때 高大간 친구들은 20여명 가까이 되는데 연대에 간 친구들은 몇 명밖에 안되었던 고리타분한 얘기도 등장하는군요. 그 사이 우리의 존경하는 맞형님은 장마로 수분은 충부히 받았지만 尿素 肥料는 부족할 것 같은 주변 樹木을 찾아 힘들게 봉사하는군요.
이서백님이 간식 자리를 정리하고 이두훈 기장이 뜨거운 진한 커피를 돌리는 걸 봐 이제는 선바위 점심 자리로 옮길 시간이 된 것 같군요. 커피를 주면 그냥 고맙게 마시면 되지 “이런 커피 맛은 냠자가 탄 게 아니라 여성의 손길이 간 것 같다고 혼자사는 이두훈 기장을 최총무의 亞流로 취급하는군요. 팩트는 오히려 이 기장이 최총무를 앞질러서 은밀히 실질적인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점심자리로 가던 중간 쉼터에서 다음 주 모임에 高大 모임과 금요회 때문에 우리 정규 멤버의 거의 반수가 결석할 것 같은 우려가 나오자 이참에 初伏,大暑,中伏이 껴 있는 2주를 방학하고 8월 2일 만자는 의견이 나오자 滿場一致로 받아들이는군요.
오늘도 우리의 專擔 미소 언니가 고맙게도 신경써 잡아논 특별 룸으로 우리를 안내하는군요. 오늘 점심을 쏠 희망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최총무가 고민하던 그 순간 평소의 청력과는 달리 빨리 분위기를 파악한 우리의 맞형님이 모세의 지팡이같은 한 말씀을 던지는군요. ‘내가 여름 방학하자고 제의한 기념으로 오늘 점심은 내가 쏜다!“ 라고...
최총무의 얼굴 표정이 좀전에 2주 쉬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 제천댁 수고를 생각해 밝아졌을 때와 같이 밝아지는 군요. 내가 점심 낼 때가 되지 않았나가 궁금하면 그간 올린 등산기를 참고하면 매주 누가 점심을 담당했는지가 다 나오니 바로 알아차릴 수 있어요. 우리 나이는 열심히 지갑을 열어 베품이 일상화되어야 가족들,후배들,친구들에게 인기를 받을 수 있다네요.
오늘은 이서백과 김관장이 함께해서 조거사와 3각編隊로 앉아 소주 2병을 따로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군요. 소주의 알코홀 기운이 김관장,조거사를 들뜨게 해 점심 자리의 대화 마당은 두 사람이 거의 독점을 하고 특히 조거사의 목청이 이렇게 우렁찬 지 처음 알게 되었어요. 四書三經,聖經,佛經에 조예가 깊은 김관장이 오늘은 급수를 확 낮춰 김삿갓이 서당에 들러 들려줬던 발음상으로 아주 재미있는 詩 한 구절을 소개하는군요.
“자지(自知)는 만지(晩知)고 보지(補知)는 조지(早知)라”는 詩인데 그 내용은 “혼자 알려고 하면 늦게 깨우칠 것이요,남의 도움을 받으면 빨리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친구들에게 재미를 불어넣어주는 멋진 문장 실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래서 방학하자고 해도 싫어하고 반대하는 이유가 만나면 너무너무 재미있고 즐거우니 어쩌겠어요. 1주일 한번씩 만나 웃고 떠들고 한 잔 걸치며 쌍소리까지 양념으로 섞어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이런 모임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알고 있는 김삿갓의 재미있는 詩 편을 소개합니다.
서당 내조지 書堂乃早知(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
방중 개 존(좃)물 房中皆尊物 (방 안에 모두 귀한 분들일세)
생도 재미십(씹) 生徒諸未十 (생도는 모두 열 명도 못 되는데)
선생 내 불알 先生來不謁 (선생은 와서 보지도 않네)
미소 언니가 커피와 매실차를 쌍으로 돌리는 걸 보니 파장 시간이 다가온 것 같군요. 오늘의 푸짐하고 맛있는 점심 자리를 마련해준 맞형님 윤총장에게 감사의 박수를 힘차게 보내며 2주 후의 8월 2일을 기약하며 일어서는군요.
[오늘 함께 즐긴 친구들] 윤영연 이두훈 주재원 조남진 조원중 이평희 김병철 최기한 한현일 (9명)
[다음 모임 안내] 2주 쉬고 8월 2일(金) 11시 대공원역에서 만나요
다음 영상은 조남진 포토그래님의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