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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동안 즉문즉설을 한 후 11시가 넘어서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방송실을 나온 스님은 점심식사를 한 후 다시 평화재단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1시부터는 부탄 지속가능한 개발 사업과 하반기 해외 일정에 대해 JTS, 국제협력팀과 함께 회의를 했습니다. 먼저 지속가능한 개발 사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부탄 파일럿 프로젝트는 우기가 끝나고 9월에 시작하여 다음 해 5월에서 6월까지 진행해야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농한기에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활동해야 해요. 지금 가장 필요한 인력으로는 목수, 인테리어 전문가, 미장공, 중장비 기사 등이 있습니다. 인도와 한국에서 목수를 파견하여 협력하고, 부탄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8월 방문 일정, 자원봉사자 파견 원칙, 의료 지원 계획, 중장비 대여, 한국 활동가 파견, 하반기 해외 일정 등에 대해서 논의했습니다. 회의를 마칠 무렵, 부탄에서 새롭게 도로포장을 시작했다며 마을 주민들이 함께 일하는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오후 3시에 회의를 마치고 4시부터는 평화재단 기획위원들과 평화재단 20주년 기념식을 비롯하여 평화재단의 사업 방향에 대해 두 시간 동안 논의를 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정토회관 방송실에서 저녁반 회원들을 위한 수행법회 생방송을 했습니다. 오전 법회와 같이 지난 한 달 동안 아시아 10개국을 방문하고 온 스님의 여정을 간단하게 공유한 후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저녁에도 세 명이 사전에 질문을 신청하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수행을 하고 있지만 얼마 전 철학관에서 사주를 보고 나니 마음이 불안하다며 어떻게 관점을 잡으면 좋을지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철학관에서 사주를 보고 나니 괜히 마음이 불안합니다
“저는 수행자이지만 철학관을 한 번씩 찾습니다. 이번에도 부적을 쓴 지 일 년이 되어 철학관을 찾았습니다. 사위가 정육점을 하고 있어 다루는 게 칼이다 보니 걱정되어 부적을 주문하고, 같이 간 딸의 이름도 개명하게 되었습니다. 딸의 이름을 절에서 공부하시는 분이 작명해 주셨는데 안 좋다고 합니다. 개명하면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부자로 산다고 해서 개명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사주를 안 보려고 하다가 결국 보게 되었는데. 음력 8월에는 집 주위를 벗어나지 말라고 합니다. 조카 결혼식도 있는데 괜히 불안합니다. ‘철학관에 줄 돈을 JTS에 기부하면 좋은 일에 쓰일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다잡아야 할까요?”
“큰 부작용이 없다 싶으면 그냥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하세요. 골프를 치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술을 마시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이 세상에는 돈을 허투루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손금을 보거나 사주를 보거나 점을 치면서 돈 몇십만 원 좀 쓰는 게 뭐 그리 큰 문제가 되겠어요? 사주를 보고 싶으면 보세요.
‘내가 술을 먹나, 골프를 치러 다니나, 아니면 춤을 추러 다니나! 다른 곳에 돈을 허투루 쓰는 것도 아닌데, 이런 데에 돈을 좀 쓰면 어때?’
이렇게 사주 보는 것도 하나의 취미 생활이라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주를 안 보니까 마음이 불안하다면 그것은 문제입니다. 질문자가 사주를 자꾸 보는 이유는 심리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근심과 걱정이 많아서 생긴 문제입니다. 철학관에 가면 안 된다고 금기시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데 수행을 하는 사람이 심리가 불안하다면 마음의 평정심을 갖기 위해 명상을 하든지 수행을 해야지 왜 심리가 불안하다고 자꾸 점을 보러 다닐까요?
사주나 점을 보는 것은 심리 불안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닙니다. 심리 불안의 원인이 어떤 육체적인 문제라면 신경정신과에 가서 검진해 보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안정제를 먹어야 도움이 됩니다. 절을 하거나 명상을 해서 눈 감고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껄떡거리지 않는 경지에 이르면 그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노름을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 오락기가 있는 곳을 지나가다가 동전 하나 넣고 당겨보듯이 1년에 그저 심심풀이로 돈 얼마 주고 운수를 한번 본다는 것은 놀이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이름을 바꾼다고 운명이 바뀐다면 뭐 때문에 일을 합니까? 전부 좋은 이름으로 바꾸면 되는데요.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름 때문에 사업이 잘 된다면 일을 왜 합니까? 이름 때문에 대학에 합격한다면 공부를 왜 합니까? 이름만 바꾸면 다 해결이 되는데요. 이름 하나 바꾼다고 장사가 잘 된다면 이름을 바꾸지 뭐 때문에 홍보물을 열심히 뿌립니까?
이것은 다 마음이 불안해서 생기는 일입니다. 마음에 욕심을 가져서 생기는 일입니다. 경영을 잘해서 장사를 잘하려고 하지 않고 이름 바꾸어서 장사를 잘하려고 하는 자세는 옳지 않습니다. 물론 간판을 바꾸면 좀 효과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간판을 사람들의 눈에 잘 띄게 만든다든지, 호기심을 갖도록 색깔을 칠한다든지, 이런 것은 장사에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그러나 점주 부인의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장사가 잘된다는 말은 좀 허무맹랑한 얘기 아니겠어요?
그러니 그런 말에 너무 빠져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주를 보는 게 큰 잘못도 아니에요. 남을 때리거나 괴롭히거나 죽인 것도 아니고 남의 돈을 훔치거나 사기 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은 아닙니다. 그러나 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심리가 매우 불안하면 자꾸 걱정되니까 사주라도 봐야 안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주를 보러 갈 거냐 안 갈 거냐가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마음이 불안한 요인을 없애면 저절로 해결됩니다.
첫째, 병원에 가서 안정제를 처방받아 드시면 불안한 마음이 좀 없어질 겁니다. 둘째, 불안할 때는 절을 하거나 4박 5일 명상수련에 참가해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 봅니다. 가만히 있으면 답답하고 미칠 것 같지만 이런 훈련을 하면 심리 불안감에서 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심리가 불안해서 그런 게 맞습니다. 평정심을 갖기 위해 명상도 하고 절도하고 열심히 수행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서 스님이 닫는 말씀을 했습니다.
“정토회는 내일부터 하안거를 합니다. 열흘간 다른 활동은 좀 쉬고 수행 정진에 오롯이 집중합니다. 또 집안일이 많은 사람은 활동을 잠시 내려놓고 집안일을 좀 정리하는 기간입니다. 저와 공동체 대중도 모두 하안거와 명상에 들어가니까 스님의 하루와 법회도 다 쉽니다.
활동을 잠시 쉬고 수행에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
명상이 끝나면 대중 여러분의 활동은 다시 정상화가 되지만, 공동체에 들어와서 사는 출가 수행자들은 열흘을 더 정진해야 합니다. 저도 외국에 나가지 않고 공동체 대중과 함께 수행 정진을 할 예정입니다.
8월 4일은 6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열립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백일기도를 시작하는 날이니까 여러분 모두가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천일기도에 입재할 때 입재식과 회향식은 꼭 참석하기로 약속했었습니다. 지금까지 기도를 꾸준히 해 온 사람들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가 있고, 중간에 기도를 빼먹고 안 한 사람은 입재식을 계기로 새로 시작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한 명도 빠지지 말고 전원 참석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8월에는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 졸업식을 하고 난 후 정토회의 상반기 사업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9월에는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시작하는 입학식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8월 4일 6차 백일기도 입재식에서 뵙겠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넘었습니다.
내일은 평화재단에서 북한 전문가들과 조찬 모임을 한 후 하안거와 명상 수련을 하기 위해 문경 수련원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